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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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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에서 한류의 뿌리를 만나세요.

  • [등록일]2013-05-14
  • [조회] 5204

최근 쇼핑의 메카라고 불리던 명동에는 새로운 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다 많은 한국인의, 보다 많은 해외 관광객의 문화적 향수를 자극하기 안성맞춤인 명동예술극장이 재개관된 덕분이다. 명동예술극장이 국립극장으로서의 위세를 떨치다가 잠시 자취를 감추었던 동안, 명동에는 아주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문화거리라기보다는 관광특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지난 세월의 명동에, 다시 명동예술극장이 세워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리고 재개관한 명동예술극장이 앞으로 관광특구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은 무엇일까? 서울의 심장부, 그 곳에 자리한 명동예술극장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더 지속성장이 가능한 한류의 뿌리를 다시 한 번 느껴보고자 한다.

명동예술극장은 오래 전 건립된 명동 옛 국립극장을 복원하며 만들어진 새 이름이었다. 당시 오랜 명맥을 이어왔던 우리 나라 최초의 명동의 국립극장을 빼고는 1960-70년대의 문화를 논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문화의 발전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곳이기도 하다. 옛날 그 시절의 명동문화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카페에서, 선술집에서, 음악 감상실에서 발생하여 끈끈하게 발전해 왔었다. 영화의 중심지인 충무로와 맞닿아 있었고,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인 시청과 연이어 있었으며, 무엇보다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옛 문화의 흔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명동에서 지난 세월의 문화들을 느꼈고, 앞으로 나아갈 문화를 예상해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발전해온 한국의 현대문화가 발생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남산에 새로 건립된 국립극장에게 명예로운 칭호를 넘겨준 이후, 명동 문화는 한동안 우리의 시야에서 발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하지만 명동이 쇼핑의 메카, 패션의 상권지로 바뀌었다고 해서 예전 명동문화의 명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명동을 잊지 않았고 명동은 사람들을 잊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의 흐름에 따른 현대화가 명동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다. 많은 브랜드샵이 입점하여 거대 상권이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통 자본들은 너도나도 명동에 지점을 내고자 애쓴 결과, 패션 유통의 집결지로 재탄생 한 것이다. 그렇게 2000년에 들어선 명동은 SPA 브랜드와 다양한 해외 브랜드 및 플래그샵의 입점 소식을 알리며 패션 문화계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2007년 말부터 서울시책에 따라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외관에 세련됨을 더했다. 국립극장은 없어졌지만 문화를 향유하던 수 많은 사람들이 명동을 떠나지 않은 덕분에 골목 사이의 간판, 거리들의 상인들, 그 안에서 없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그 시대의 음악, 영화, 패션, 소비 문화는 명동의 브랜드 가치를 격상 시켜왔다.
결국 이와 같은 과정을 겪은 명동은 적자를 면치 못하던 시절을 극복하고, 관광 수지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명동은 하루 200만이 넘는 유동인구를 기록하며, 서울에서 명실상부한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그 대단함을 곳곳에 알렸다.

이와 같이 명동만큼 한국의 문화를 잘 알릴 수 있는 현대적 관광 명소도 없는 수준이 되자, 사람들은 명동에 필요한 문화 놀이터에 대한 필요성을 갈구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그만큼 발전된 문화적 인프라가 필요한 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공공디자인, 공공 문화 서비스 등의 부상을 배경으로 하여 명동에도 패션 뿐 아니라 순수 예술에 대한 문화적 인프라가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명동은 새로운 인프라를 찾지 않았다. 옛날 그 시절에 가장 한국다웠던 국립극장을 현대화 시켜 재개관하는 “온고지신”의 마음 가짐으로 공공 서비스의 확충을 꾀했다. 특히 한때 명동인으로 불려왔던 그 시절 그 때의 사람들이 명동예술극장의 재개관을 한 마음으로 갈망했다. 옛 시절의 영광을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모였고, 시장 상인들이 모였으며, 정부 각 부처가 힘을 보탰다. 그렇게 세월을 담아 한층 성숙해지고, 한층 더 한국스러운 멋을 살려낸 명동예술극장이 새롭게 명동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덕분에 명동에는 현대적인 패션 문화뿐 아니라 전통적이면서도 다양함을 고루 갖춘 한국 근현대 문화의 새 물결이 흐르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명동이 그저 상업적인 시설과 행위들만으로 채워진 지역이 아니라, 내외국인을 위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적 문화 특구라는 브랜드 가치를 얻게 되었다.
이후 명동예술극장은 내국인을 위한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해외 관광객을 위한 문화서비스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해외 극단의 명작 공연도 올해부터 선보일 계획이며, 명동에서도 해외 최신 트렌드를 즐길 수 있도록 매년 라인업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뿐 만이 아니다. 해외 관광객도 즐길 수 있는 문화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자막 공연도 구상 중에 있으며, 하루 2회 공연을 진행하는 등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보다 편한 문화 향유가 가능하도록 여러모로 연구 중이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을 위하여 명동예술극장 앞 사거리에 작은 쉼터를 만들어두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한글의 자음, 모음으로 디자인 된 쉼터 벤치에 큰 관심을 보여, 사진 촬영을 통해 명동 방문을 기념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외국어가 한국어처럼 익숙하게 들리는 명동에서 한국어 노래가 울려퍼지는 해외 유수의 도시까지의 문화적 거리는 이제 거의 지척에 닿았다. 앞으로 명실상부한 한류의 뿌리를 지키고 후대에까지 답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나라의 민족성과 해외문화의 다양성을 적절히 조합한 공연 문화를 일구어 내는 일일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명동의 역사를 복원하여 문화가 숨쉬는 도시를 지향’하는 명동예술극장이야말로 한류가 태동할 수 있게 한 근원적 뿌리가 내려진 곳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