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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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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화계 전문가 진단 '호주, 한류의 전환점을 맞이하다.'

  • [등록일]2017-11-22
  • [조회] 386

필자가 호주에서 한류 열풍을 실감하게 된 것은 6년 전 즈음으로 생각된다. 2011년 1월에 ‘Super K-팝 Concert’가 열린 데 이어 11월에는 ‘K-Pop Music Fest. In Sydney’가 개최되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를 비롯하여 12개의 아이돌 그룹이 방문하여 이곳 시드니를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었고, 이후 K-팝 공연은 매년 3~4회 호주를 찾아왔다.


특히 올해는 GOT7의 호주 4개 도시(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퍼스) 순회 팬 미팅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의 시드니 콘서트, G-Dragon의 주요 도시 투어콘서트가 열렸다. 그 뿐 아니라 지난 9월 22일과 23일에는 세계적 규모의 종합 한류이벤트인 KCON이 처음으로 호주를 찾아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등 메가이벤트가 늘어남에 따라 현지 전문가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했다.


연예분야 전문 기자, 공영방송의 프로듀서, K-팝 연습생 트레이닝기관의 대표자 등 총 3명을 만나 공통 질문을 던졌고, 이를 좌담회 형식으로 구성했다. 먼저 가브리엘 와일더(Gabriel Wilder)는 현지의 유력 일간지인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서 20년 동안 연예부 담당기자로 활동한 이후,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자매지로 공연, 예술, 엔터테인먼트를 다루는 《Spectrum》의 부편집인을 역임한 전문가다. 호주의 공영방송 《SBS》의 대표적인 한류 프로그램 <PopAsia>을 이끌어 온 핵심 프로듀서 매디 프라이어(Maddy Fryer)도 인터뷰에 응했다. 마지막으로 인재양성 에이전시 ‘The Academy’의 창립자로, 호주 최초의 K-팝 연습생 트레이닝 체험프로그램인 ‘K-POP Boot Camp in Australia’를 2년째 실시하고 있는 앤젤라 리(Angela Lee) 대표가 자리해 호주 내 한류에 대한 견해를 가감없이 들려줬다.


 

 

 

 

올해 특히 한류 행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가브리엘 와일더: 그룹 B.A.P가 왔던 2014년에 뉴스 스토리를 썼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해에도 많은 팝 공연이 있었는데 일본의 모델 겸 가수인 캬리 파뮤파뮤(Kyary Pamyu Pamyu)가 처음 시드니에 공연을 온 해이기도 했죠. 그 해에 K팝 관련 공연이 4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에는 벌써 6개 정도가 열렸고, 마지막으로 빅스 공연도 남아있습니다. KCON 같은 경우는 기획사가 (호주라는) 새로운 마켓을 찾아 개최했는데 좀 더 많은 관객들이 함께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매디 프라이어: K-팝을 비롯해 이렇게 많은 한류 관련 행사가 열린 것은 호주 팬들에게 더없이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죠. 그만큼 한국 엔터테인먼트회사와 현지 공연기획자들이 호주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앤젤라 리: 호주에서 이렇게 많은 K-팝 관련 행사가 열린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는 넓은 땅 면적에 비해 적은 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이렇게 많은 수의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열리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팬들은 좋은 경험을 많이 할 기회가 주어져서 좋아하고 있죠. 특히 서호주 지역 퍼스(Perth)에서 열린 콘서트는 그곳 팬들의 K-팝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K-POP Boot Camp in Australia’ 쇼케이스 - 출처 : Richard Chang for The Academy 제공


한류와 관련된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소개해주십시오.
가브리엘 와일더: 제가 가장 좋아하는 K-팝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공연을 도쿄에서 보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에는 KCON에서 워너원 공연을 봤던 것도 인상깊었죠.
매디 프라이어: <PopAsia>를 통해 샤이니, 레드벨벳, 시아준수, 트와이스, AOA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었죠. 제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기억은 BTS(방탄소년단)가 시드니 <PopAsia>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멤버들의 방문이 팬들을 얼마나 즐겁게 만들어주던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죠. 열광하는 팬들을 보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입니다.
앤젤라 리: 제 어머니가 언젠가 저에게 슈퍼주니어와 G-Dragon의 존재를 알려주시면서 ”(그들을) 알지 못하니? 너 시대에 뒤쳐져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라고 말씀하셨을 때가 가장 강력했죠. 그때의 기억은 평생토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차례의 K-팝 아이돌 콘서트와 KCON 같은 컨벤션 행사들을 지켜보면서 한류 행사만의 특징을 발견하셨다고요.
가브리엘 와일더: 그룹 비스트의 팬 미팅에 초청받아서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저는 팬 미팅보다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보기를 좋아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K-팝의 강점은 춤을 추며 노래하는 것입니다. 서양가수들의 공연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광경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호주에서는 팬 미팅을 주최하기 보다는 공연은 공연대로 하고, 그 외의 것은 따로 팬 사인회를 여는 방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매디 프라이어: 콘서트의 성패는 어떤 아티스트 그룹인지, 누가 홍보하는지, 그리고 어떤 공연기획인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이번 KCON 준비팀은 호주공연기획사와 함께 일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올리려고 노력했죠. 준비기간이 짧고 호주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KCON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가 최선을 다해 이뤄낸 매우 좋은 이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팬들이 참여했고, 컨벤션 역시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팬미팅과 레드카펫 그리고 콘서트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KCON은 아이돌 콘서트 그 이상이었습니다.
앤젤라 리: 한류 행사의 경우는 같은 장소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공연이 이뤄지고, 또 VIP 티켓 구매자의 경우 아티스트와 하이파이브 할 수 있는 ‘하이 터치(Hi-Touch)’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요 차이점은 공연의 규모와 즐길 수 있는 공연의 횟수에 있죠. KCON은 통상 대규모로 이뤄집니다. 보통 콘서트는 한 그룹의 공연을 볼 수 있는데 비해 KCON에서는 하루에 무려 5개의 다른 공연 팀의 퍼포먼스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또 KCON에서는 이틀 동안 공연뿐만 아니라 K-팝과 한국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화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KCON은 단순히 친구들과 몇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틀을 풀로 즐기는 ‘빅 데이 아웃(Big Day Out)’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 최초의 한류 컨벤션 행사 <KCON AU> - 출처 : KCON Australia 홈페이지


호주에서는 한류의 다양한 면모 가운데 특별히 K-팝의 성장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가브리엘 와일더:
올해 들어 더욱 많은 공연이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 생각으로는 아직 K-팝이 인기가 많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관객이 주로 아시아계에 한정되어 있는 점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밖의 호주인들의 관심은 아직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매디 프라이어: K-팝의 열기가 호주에서 뜨겁게 느껴지는 것은 팬들의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만큼의 많은 공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특히 다수의 어린 여성 팬들에게 있어서 넓은 선택폭이 주어질 정도로 다양한 그룹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저는 《SBS》의 <PopAsia>가 TV, 라디오, 그리고 SNS 콘텐츠를 통해 주류 커뮤니티에 K-팝을 알리는 데 공헌했다고 생각합니다. K-팝은 학교 친구들을 통해 알려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이 궁극적으로 K-팝 장르 음악에 대한 인기로 이어지죠. 아이돌 그룹에 대한 정보, 그들이 출연하는 방송, 기사, 블로그. 뮤직비디오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플랫폼 또한 K-팝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앤젤라 리: K-팝의 인기가 호주 내에서 높아지고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올해 ‘The Academy’에서 진행한 <제2회 호주 K-팝 Boot Camp>에는 원주민 출신의 참가자도 함께 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줬죠. 이는 K-팝의 영향력이 호주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나 유럽계의 호주인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K-POP Boot Camp in Australia’ 수료식 - 출처 : Richard Chang for The Academy 제공


호주 내 한류 팬이자 관계자로서 한국 관련업계에 제안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까?
가브리엘 와일더: 제 생각으로는 K-팝 공연의 경우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가 좀 더 효과적·효율적으로 이뤄졌으면 합니다.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소식이 이미 알고 있는 팬이나 친구들에게만 알려지고 있어, 새로운 관객이나 팬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새로운 팬 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미디어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매디 프라이어: K-팝의 경우 좋은 팬서비스를 하고 있는 점이 한류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굿즈(공식 상품), 소셜네트워크 상의 포스팅, 뮤직비디오 등으로 많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죠. K-팝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팬들은 우선 아이돌 그룹이나 아티스트의 활동계획을 알아보고 나서 그들의 음반 발매나 방송출연, 뮤직비디오 발매, 콘서트 등 모든 일정에 대한 정보를 갖게 되며, 다양한 SNS플랫폼 중 어디에 있는 공식 계정을 팔로우해야하는지를 접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문화요소들에 힘입어 K-팝이 세계를 열광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각 연예기획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K-팝의 화려한 모습(slick look)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음악, 뮤직비디오 같은 콘텐츠의 디테일에 집중해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앤젤라 리: 개인적으로 K-팝 또는 한류가 현재 매우 흥미로운 교차로(intersection)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을 중심으로 멤버를 구성하는 지금까지의 관행을 벗어나, 전적으로 외국인 멤버만으로 구성된 최초의 K-팝 그룹인 EXP Edition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기존 관행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볼 수도 있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대되고 흥미로운 시도라고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다양한 K-팝 그룹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팬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의 K-팝 그룹 NCT를 모델로 삼은 ‘NCT Indoneia(인도네시아판 NCT그룹)’가 곧 데뷔를 앞두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것 역시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관객들 가까이 다가간 G-Dragon - 출처 : IME AU 페이스북


호주 내 한류의 발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브리엘 와일더:
K-팝의 경우, 동남아에서는 이미 인지도가 어느 정도 올라와 있고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아는데, 호주는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적당한 시점에서 티켓을 할인판매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미 서양 등의 밴드 공연에서는 공석을 막기 위해 할인판매를 하고 있죠. 아직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K-팝 공연의 경우 이와 같은 마케팅 방법으로 K-팝을 더 많은 현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컨벤션 행사의 경우, 판매되지 않은 티켓 중 가장 비싼 좌석을 호주달러 60불 정도에 ‘Lasttix’라는 티켓 할인 사이트에 올려 판매하는 식으로요. 좋은 공연을 통해 K-팝을 접하게 된 이들은 향후 팬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표 아티스트로 하여금 미디어 인터뷰를 하도록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한류 관련 대표 매체인 《SBS》의 <PopAsia> 외에도 좀 더 다양한 현지 음악 관련 매체에 노출시켜 홍보하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디 프라이어: 우선 앞으로 더 많은 그룹이 호주를 찾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PopAsia>와 같은 라디오 매체를 통한 노출이 주류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이튠즈(iTunes)와 스포티파이(Spotify)와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에 재생목록을 만들어 놓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기적인 인터뷰, 콘서트 또는 KCON 같은 행사를 통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앤젤라 리: K-팝만이 가지고 있는 댄스 퍼포먼스에 대한 지식을 나누기 위해 K-팝 커버그룹과 로컬 댄스그룹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가 더 많이 이뤄져야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한류 행사를 접하기 어려운 지방의 소외 계층을 주요도시에 초대해 한국문화를 더 가까이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문화교류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연장에 있는 K팝 팬들 - 출처 Ashley Mar, SBS PopAsia


호주 주류 매체와 한류 관련 매체, 그리고 한류 팬들을 대변하는 세 명의 전문가들은 이처럼 호주 내 한류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진단하고 중요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참고하여 한류 상품의 기획과 마케팅의 혁신을 꾀하고 실천에 옮긴다면, 호주에서도 다른 나라들 못지않게 K-팝을 비롯해 한류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가오는 2018년에는 한류가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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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김민하
  • 약력 :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호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