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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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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 콘텐츠 산업계 전망 ‘공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 [등록일]2018-01-11
  • [조회] 1678

우리의 콘텐츠 소비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 소비의 증가는 기술의 발달과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보급된 덕분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 삶의 질이 향상되고 또 복잡해지면서 인간의 감성, 상상력, 창의력을 원천으로 하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문화적 욕구가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곧 삶을 즐기는 방식이 콘텐츠 소비라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콘텐츠는 우리의 시간을 빼앗는 모든 경험과 서비스이다. 굳이 ‘시간이 돈이다’라는 말을 들먹이지 않아도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는 그 자체로 산업적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지나간 한해를 정리하고 또 새로운 한해를 전망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콘텐츠의 소비와 유통을 짚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문화적 창조성을 담보하고 있는 콘텐츠의 지속적인 생산을 유인하는 물적 토대를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콘텐츠가 건강하게 발전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산업적 생산과 유통이 활성화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의 부족한 내공과 천박(淺薄) 그리고 제한된 지면으로 인하여 TV,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가운데 동영상 콘텐츠에 집중하여 글을 쓰게 되었음을 헤아려서 읽어 주기를 바란다. 


키워드 1: 급격한 미디어 지형 변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콘텐츠산업 결산>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10.4조원으로서 전년 대비 4.5%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보더라도 4.9%로 경제성장률을 상회한다. 또한 2017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67.4억 달러로 전년대비 8.6%의 성장을 이루었다.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에도 전체 경제 성장률을 넘어서는 콘텐츠 시장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콘텐츠 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그 이유는 콘텐츠 산업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디어 지형의 변화가 급격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동영상 콘텐츠 개발 사업 진출을 위해 10억불을 투자하며 앞으로 1년 안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아직 법적 공방이 남아있지만 미국의 통신업체 AT&T는 CNN과 TBS, HBO, 워너 브러더스 등을 소유한 복합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마존은 스트리밍 콘텐츠에 무려 45억불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그동안 전통적인 방송 산업의 ‘방송사(콘텐츠)-방송망(유통)-TV 단말기(소비)’가 순차로 연결되는 산업 구조가 해체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이 산업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그리고 단말기 부문으로 나누어져서 가치사슬 구조가 정착되었었다. 그렇지만 이제 가치사슬의 부문별 경계가 무너졌다. 콘텐츠 산업의 가치사슬 부문별 제휴와 협력이 활발해지고 합종연횡(合縱連橫)이 성행한다. 그동안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그리고 단말기의 부문 내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가치 사슬 구조 전 부문에서 모든 사업자가 서로의 경쟁자가 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 지상파 NBC의 경쟁 상대는 같은 지상파 채널인 FOX TV뿐만 아니라 케이블 유료 방송사인 HBO이기도 하고, 또한 OTT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 넷플릭스이기도 하며 아울러 구글과 애플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사가 되어 버렸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경쟁사도 타지상파 방송 그리고 JTBC와 같은 종합편성채널, TVN과 같은 케이블 방송사들을 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네이버와 같은 포털 혹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가 오히려 더 강력한 경쟁사이다. 경쟁사는 지상파 시청 소비자의 시간을 보다 더 많이 빼앗기 때문이다. 경쟁사는 그 존재로 인하여 지상파 매출의 상당한 부분을 빼앗아간다. 지상파 방송사들 모두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지상파가 연합하여 만든 OTT 서비스 ‘푹(pooq)’은 이러한 위기감의 발로이자 탈출구이다. 그래서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상파 3사 KBS, MBC, SBS는 경쟁의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밀한 협력자이다. 국내외를 할 것 없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초연결 사회에서 읽을 수 있는 콘텐츠 산업 판도의 변화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소비하고 유통할 수 있는 환경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결국 콘텐츠 산업의 가치 사슬 변화로 인해 방송과 비방송 영역의 구분이 애매해졌고 그 경계는 이미 허물어진 듯하다.




키워드 2: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콘텐츠 유통
레거시 미디어의 독과점적인 시장 지위가 흔들리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상파를 중심으로 소수 사업자가 지배하던 영상 콘텐츠 시장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기존 영상 미디어의 실시간 시청률은 감소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콘텐츠 이용은 급증했다. 1인 미디어의 확산은 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MCN이 온라인 광고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동영상 콘텐츠의 시장 가능성을 키웠다. ‘먹방’, ‘겜방’, ‘뷰티’ 등은 시장 가치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2017년 유튜브는 국내 인터넷 동영상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시청 비중으로 네이버tv 플레이어나, 페이스북, 푹, 곰tv 등을 압도했다. 그렇지만 매출만을 보자면 지상파의 연합의 푹이 국내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푹은 60만명이 넘은 유료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이용자들에게 동영상 유료서비스를 비로소 안착시켰다고 볼 수 있다. 기존 플랫폼의 광고 수익 감소와 온라인 플랫폼의 광고 수익 급증은 당연하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레거시 미디어로 하여금 생존을 위해 변화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특히 단순 소비자로 간주되던 개인들을 전면적인 제작 주체로 등장시킨 1인 미디어와 이를 산업적으로 시스템화한 MCN은 레거시 미디어에게 온라인 기반의 동영상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 변화를 요구했다. 즉 온라인에 적합한 콘텐츠와 새로운 유통 방식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7년 한국인들의 뉴스 접근 방식에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큰 변화를 주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다. 모바일로 뉴스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일수록 레거시 미디어보다 소셜 미디어를 뉴스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털 사이트 즉 네이버가 뉴스 소비의 핵심 플랫폼이 된지 오래였지만, 이제 포털에서 소셜 미디어로 뉴스 콘텐츠 소비가 옮겨가고 있다. 소셜 미디어 중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소비 비율은 전체의 44%이상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엇비슷한 수치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는 카카오톡을 능가하며 뉴스 발굴과 콘텐츠 소비에서 매우 중요한 매체로 자리 잡았다.


키워드 3: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 


2017년은 모바일의 중요성이 더욱 더 부각된 한해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잠자기 직전에야 머리맡에 내려놓는 일상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소비 행태를 모르고서는 콘텐츠의 생존이 힘들다. 2017년 네이버의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이하 연플리)>는 모바일 시대의 콘텐츠 문법에 대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연플리>는 10대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누적 조회수 3억여건,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 160만명의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 콘텐츠 소비의 대세는 점점 더 모바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미디어로서의 편리성과 편재성, 개인성 등 어느 요소를 살펴보더라도 모바일의 위상은 이미 독보적이다. 따라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미래 콘텐츠 서비스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개인화된 맞춤형(customization) 서비스가 미래 미디어의 특장점이라면 모바일은 이러한 개인화된 소비자 서비스에 가장 가깝고 밀도 있는 단말이기 때문이다. 이제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그리고 모바일로 콘텐츠의 축이 바뀌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양방향성은 더욱 더 강화되고, 모바일 가독성이 높은 콘텐츠,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식의 인링크 서비스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키워드 4: 소비자 중심
콘텐츠 산업도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적인 상황과 무관할 수 없다. 오히려 어느 산업보다 더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 2017년 우리 콘텐츠 산업을 휘청하게 한 것은 사드 배치로 인한 외교관계 경색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이다. 한때 중국 시장이 우리 콘텐츠 산업의 미래이자 황금알인 것처럼 여기던 중국향 콘텐츠는 된서리를 맞았다. 비록 새 정부 들어서서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한한령 완화의 기운이 느껴지고는 있지만, 향후에도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과 중국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의 어려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반가운 것은 방탄소년단이 K-팝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K-팝의 대명사인 싸이가 ‘원히트 원더스타’를 극복하지 못한 것에 비해 방탄소년단은 확산성 높은 소셜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국내 및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했다.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계정은 1천만 팔로워를 돌파하였다. 특히 팬덤과 일상 콘텐츠를 공유하여 재생산 하는 전략은 팬들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2차 창작물을 제작하고 홍보하는 등 ‘팬경제’를 시스템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팬경제는 소비자가 콘텐츠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했다. <프로듀스101 시즌2>의  성공과 함께 아이돌 오디션 콘셉트의 음악 예능 방송이 급부상했다. JTBC <믹스나인>, KBS의 <더유닛>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윤식당>, <뭉쳐야 뜬다>, <알쓸신잡>, <효리네 민박>,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짠내 투어> 등 여행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 중심의 제작 경향은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만들어 냈고 곧바로 프로그램에 반영된 것이다. 


키워드 5: 양극화와 공영방송 파행
2017년 가장 중요한 함의를 품고 있는 영화를 꼽자면 <옥자>와 <군함도>를 들 수 있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560억의 제작비를 투자하여 만든 영화이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한국을 포함한 로컬 마켓을 공략하기 위하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이고 또 넷플릭스와 극장에 동시 개봉하면서 전형적인 콘텐츠 제작, 배급 및 유통 방식의 문법을 파괴한 것이다. 영화 <군함도>는 개봉 첫날 전국 스크린수의 75%에 해당하는 2,168개의 스크린을 차지하였다. 수직계열화, 스크린 독과점을 둘러싼 공정 경쟁과 다양성 논란이 다시 점화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군함도>는 총 제작비 30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제작비만 따지면 손익분기점은 무려 1,000만명의 관객 수이다. 투자 배급을 맡은 CJ측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 스크린 몰아주기에 나선 것은 당연지사. 대기업에 의한 수직계열화의 결과가 극명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여기에서의 문제점은 제작, 투자, 배급, 극장, 부가 판권 시장까지 일부 대기업들이 모조리 독차지 하다 보니 중소 제작사나 창작자들은 애써 만든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일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다. 관객 입장에서도 다양한 영화를 즐길 소비자의 권리가 폐기 당하는 셈이다. 독과점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투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타 시스템에 의해 제작되는 상업영화가 이미 보장받은 스크린을 활용하여 소위 ‘대박영화’로 만들어 지는 토양이 된다. 물론 그 이면에는 생산과 유통에서 처절히 고군분투해도 ‘쪽박영화’로 마감할 수밖에 없는 중소 제작사의 어두운 현실이 공존한다. 2017년 영화계는 이렇게 대박영화와 쪽박영화로 양극화가 고착되었다. 그 극단의 간극은 스타와 무명 연기자만큼 커 보인다. 




2017년은 KBS와 MBC 등 공영방송에게 가혹한 한해이기도 했다. 언론학자들의 미디어 신뢰성, 공정성, 유용성 평가 결과에서 공영방송이 단 한 곳도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1년간 계속된 이 조사에서 공영방송이 순위권에서 모두 빠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한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 감소는 전 세계적인 경향이지만,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 미달로 인한 신뢰도와 영향력 상실은 한국적인 특수성이자 부끄러운 업보(業報)다. 특히 탄핵 정국에서 JTBC 메인 뉴스의 시청률은 동시간대 지상파 방송사(MBC, SBS)의 거의 두 배에 달하였다. 또한 보도의 신뢰도와 만족도 조사에서도 여타 매체들을 능가하였다. 이러한 매체 충성도와 신뢰도는 뉴스 소비자들이 가지는 앵커 개인에 대한 믿음이, 지금은 채널 브랜드에 대한 믿음으로 진화하였고, 뉴스 생산자에 대한 믿음과 유통 채널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레 충성도와 몰입도 높은 콘텐츠 소비 행태를 낳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시사 하는바는 신뢰할만한 콘텐츠를 생산해내지 못하는 미디어는 소비자의 이탈을 피할 수 없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실한 가르침이다. 다행히 새로운 리더십을 가지게 된 MBC와 EBS에서는 변화의 기운이 느껴진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도 파업의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는 더욱 더 절실해 보인다.  


2018년 우리 콘텐츠 산업을 전망하다
사실 전망(前望)이라는 말은 ‘주체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뜻하는 기술적인 용어이다. 그래서 어쩌면 ‘예측’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할지 모르나, 2018년 한국 콘텐츠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가야 될 것인가에 내밀한 가치 판단을 포함하여 쓴 글로서 읽어주기 바란다. 


우선 새해에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서 콘텐츠 산업의 지속적인 확장이 기대된다. 신기술과 콘텐츠가 접목되는 실험은 계속될 것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디바이스와 플랫폼의 확장과 OTT 서비스의 보편화는 기존의 TV 콘텐츠 이용에서 시공간적 제약을 급격히 해체할 것이다. OTT 서비스로 인하여 그동안의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가 패키저(packager)였다면 이제는 디지털 스토어(store)로 진화하게 된다. 즉 동영상 콘텐츠 유통 구조는 매체 중심에서 개별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가 가속화 될 것이다. N스크린 전략도 알고 보면, 개인화된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개별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새해에는 미디어 이용의 패러다임이 개인화(personalization)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을 보다 선명하게 목도하게 될 것이다. 


2017년 우리 콘텐츠 산업의 위기를 초래한 중국의 한한령은 크게 보아 우리 콘텐츠 산업의 체질 개선을 강제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다. 사드 문제와는 별개로 앞으로도 중국에서는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을 것이고 필요에 따라 중국 정부의 정책적 규제는 언제든 계속 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우회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시장 확보를 위해서 공동제작 및 투자를 통한 진출 방안을 적극 모색하여야 한다. 중국과의 국제공동제작을 통한 콘텐츠 제작은 자국 생산물로 인정하게 되어 외국 콘텐츠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 등의 보호 장벽을 피해갈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2018년은 중국 이외의 대안 시장을 발굴하고 한류 콘텐츠의 지역 및 장르가 다변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전조는 2017년 드라마 <굿닥터>의 미국판이라 할 수 있는 ABC 방송의 <The Good Doctor>가 평균 시청자수 1,740만명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데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이미 한국의 주류 콘텐츠 사업자들은 한한령의 대응책으로 중국에서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이 신흥 한류 소비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남미 시장에서 K-팝 아이돌 그룹의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쾌조이다. 우리 콘텐츠 산업의 전략 시장 및 신흥 시장의 개척이 진행되고 시장 다변화 체계에 따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2018년, 우리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류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마련을 위해 꾸준하고도, 유연하며 또 순발력 있게 시장 변화에 적응해나가야 할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공영방송의 정상화는 2018년 방송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정상화는 단지 구시대의 사장과 임원진을 교체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향후 공영방송의 지배구조(governance)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숙제이다. 이제 핵심은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공영방송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하고 또 우리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필요 적절한 의제를 설정하고 제시할 수 있을까에 달려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부합하는 디지털 콘텐츠 정책의 수립과 실천이 필요할 것도 물론이다. 아울러 우리 방송계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해야만 비로소 정상적인 공영방송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모범적인 유통 관행에 솔선하는 것이다. 방송계는 지상파 채널의 우월적 지위로 인디 창작자들의 불공정한 계약을 강제당하는 경향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지상파 채널들은 독립 프로듀서들이 만든 프로그램의 판권을 모조리 앗아버리거나 제작비를 체불하고 또 착취에 가까운 긴 노동 시간, 제대로 된 서면 계약 없이 시행되는 작가 고용 등 그동안 ‘관행’으로 이루어져 왔던 불공정’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지적은 그동안 공영방송이 보여주었던 권력에 기울어진 보도 행태와 상업방송과의 차별성 없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만큼이나 매우 정당하다. 2018년 정상화를 지향하는 공영방송이 앞장서서 불공정 관행의 개선과 창작자 권리보호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공정하고 상생하는 콘텐츠 산업 환경을 만드는 것은 우리 콘텐츠 산업 전체의 인프라를 튼튼히 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2018년이 밝아왔다. 콘텐츠 산업의 시장과 비시장적인 영역 사이에서 우리의 끊임없는 긴장과 관심이 필요한 것은 올 한해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에는 우리 사회가치의 공정(工程)과 그 결과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새해이다. 가슴이 설렌다.
 

[참고 문헌]
- 한국콘텐츠진흥원(2017) <새로운 변화, 더 나은 콘텐츠산업 미래> 콘텐츠 산업 중장기 정책 비전 및 콘텐츠진흥원 운영개선 기본방향 토론회 (2017. 12.13)  
- 송진(2017) 「2017 콘텐츠산업결산」, 한국콘텐츠진흥원 
- 권오태(2017) 「2018 콘텐츠산업 전망」, 한국콘텐츠진흥원
- 권도연(2017) “동영상의 시대, ‘콘텐츠’ 춘추전국” http://www.bloter.net/archives/296068
- 배기형(2017) “문화계 양극화와 불공정,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웹진 「한류스토리」,  2017년 5월호 http://kofice.or.kr/a10_KoreanWave/a10_KoreanWave_03_list.asp?seq=113&page=2 
- 배기형(2015) 「OTT 서비스의 이해」,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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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배기형
  • 약력 : KBS World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