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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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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본 한류] 엄마에서 딸까지, 시대를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한류

  • [등록일]2018-02-21
  • [조회] 1237

2003년 일본에서 방송된 <겨울연가>는 한류열풍의 대표 주자이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 한류의 역사적 존재로 회자된다. 당시 <겨울연가>의 주연 배용준이 일본에 방문한다고 하면 공항에는 수 천 명의 팬들이 모여 들었고, 파칭코에서는 <겨울연가>의 메인 포스터가 광고로 사용되었으며, 한국 현지의 촬영지를 성지 순례하는 투어여행이 대거 유행했다. <겨울연가>는 NHK의 BS2에서 처음으로 일본에 소개되었는데 큰 반향을 일으켜 2004년에는 지상파에서 재방영하기에 이르렀다.



<겨울연가> 일본판 포스터 - 출처 : NHK


이때 평균 시청률은 23.1%로 낮 시간에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시청률을 남기기도 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없는 주부들의 자유시간인 낮 시간에 방송된 <겨울연가>는 30대 이상의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일본의 어머니들은 <겨울연가>를 통해 추억 저 너머에 있던 아늑한 시절을 회상하면서 소녀 감성에 젖어들었고, 그 중심에는 배용준이 있었다. 일본에서 주로 신(神)이나 가장 존경하고 우러르는 사람에게 붙이는 말인 '사마(?)'를 배용준의 '용'에 붙여 '욘사마'라는 호칭까지 생기며 배용준은 큰 사랑을 받았다.



일본 개그코너의 단골 소재로 사용된 <겨울연가> 포스터 패러디 - 출처 : Setana


한편, <겨울연가>는 시대를 잘 만난 드라마로도 꼽힌다. 일본의 2000년대 초반은 '순애보의 붐'이 일어났던 때였다. 한 사람만을 한 평생 바라보는 순애보를 테마로 한 문학, 영화, 드라마가 일본에서 죄다 히트를 치고 있던 때에 마침 <겨울연가>가 방영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영화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전차남> 등이 소설로 화제를 모아 영화와 드라마화 되던 때가 바로 2000년대 초반이다. 인터넷이 발달되고 디지털화 되면서 문화 콘텐츠가 더욱 활발하던 때여서 <겨울연가>는 일본 콘텐츠 시장에서 더욱 활발히 날개를 펼칠 수 있었다. 


<겨울연가>로 인해 한류가 일본 땅에 굳건히 자리를 잡으면서 수많은 한국의 콘텐츠가 일본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한류의 팬층은 더욱 다양화되었다. <겨울연가> 당시엔 한류가 가정불화의 원인이라며 쓴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유인 즉슨, 아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욘사마 팬미팅에 다니거나 <겨울연가> 한국 촬영지에 가느라 집안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춘천을 중심으로 여행 패키지가 대유행했다. - 출처 : travel.co.kr
   

<겨울연가> 방영 이후 14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어머니 부대’를 이끌었던 화려한 욘사마의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케이팝(K-Pop) 아이돌의 시대가 찾아왔다. 한류의 바통을 이어받은 케이팝은 '한류 팬은 중년'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무서운 속도로 10대 청소년 팬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고, 한류 팬의 연령이 10대까지 확대되었다는 현상은 일본 문화계에서도 연일 핫이슈로 다뤄졌다. 그런가 하면 10대 소녀 사이에서는 트위터에 글을 쓸 때 한글을 섞어 쓰는 것이 유행을 타고 있다. 필자 주변의 10대 소녀에게 그 이유를 묻자 “한글의 모양이 귀여워서!”라는 귀여운 답변이 왔다.


사실 10~20대 사이에서의 한류 열풍은 2, 3년 전부터 다른 조짐을 보였다. 한국의 ‘얼짱’ 메이크업 중 하나인 붉은 입술이 여성들에게 크게 유행된 것이다. 한국의 패션 브랜드도 10~20대 사이에서 빠질 수 없는 인기다. 키워드는 “좋아하는 아이돌이 입는 스타일의 옷”과 “저렴한 가격.” 티셔츠 1장에 1500엔~2000엔, 원피스도 4000엔 전후라는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하는 한국의 패션 브랜드 'CHUU'와 '스타일 난다'는 젊은 여성 사이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10대들이 열광하고 있는 한류의 중심엔 어떤 스타가 있을까. 바로 '트와이스'다. 한국, 대만, 일본 등 다국적 멤버로 구성된 아이돌 유닛인 트와이스는 '소녀시대', '카라' 때의 붐과는 또 다르다. '소녀시대', '카라'는 TV 등 주류 매체를 타고 지명도를 높여 나간 반면, 트와이스는 방송에서 정식 데뷔를 하기 전부터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세를 탔다. SNS를 통해 트와이스를 알게된 후 유투브에서 음악을 듣고, 그들의 패션을 따라하고, 그걸 다시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트와이스의 존재는 확산되어 나갔다. <겨울연가>가 방영될 때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던 청소년들은 당시엔 어머니가 좋아하던 한류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나, 시간이 흘러 무언가를 좋아하고 동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한류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도쿄 시부야의 대형 쇼핑몰인 109의 벽면을 장식한 트와이스 ? 출처 : spice.eplus.jp


재미있는 사실은 케이팝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한류에 빠진 원인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의 팬들이 “어머니와 할머니가 한국 드라마의 팬이기 때문에 본인도 전염된 듯하다”는 답변을 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한류가 대물림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엄마와 딸이 함께 한류 드라마를 보거나 한류 콘서트를 찾는 것이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대형 DVD렌탈 업체인 '츠타야(?屋書店)'의 아시아 TV 드라마 영화 담당 오치아이 씨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동시에 한류 드라마도 팬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극 드라마에 케이팝 그룹의 멤버가 출연하는 대중적인 작품이 많은데, 좋아하는 멤버가 출연하면 일단 드라마 자체를 보기 시작한다. 그것을 계기로 젊은 층에게도 한류 드라마가 퍼지기 시작했다.'면서 '아이돌 출연이 많은 시대극을 엄마와 딸이 함께 보는 경향이 있다. 엄마가 빌려온 DVD를 함께 본다는 젊은 층이 상당히 많다.'고 말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서점 츠타야 매장 ? 출처 : 필자 제공


한류 콘서트장에서도 모녀가 함께 공연을 즐기러 온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언젠가 필자의 지인은 이런 질문을 했다. “한국에서는 엄마와 함께 케이팝 공연을 보러 가는 게 낯선 일인가요? 엄마랑 같이 케이팝 공연을 보러 간다고 하면 한국 친구들이 굉장히 놀라요”. 필자 역시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케이팝 콘서트를 엄마랑 보러 가다니.. 뭔가 낯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흥이 넘치는 케이팝 콘서트에서 엄마와 함께 ‘공식 굿즈’인 야광봉을 흔들면서 춤을 추며 즐기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한류 스타의 팬미팅을 엄마와 함께 다니거나 마치 친구와 짝사랑 상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듯 한류 스타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시대와 세대 불문하고 한류는 생각보다 깊숙하게 뿌리내려 있다. 한류가 어떤 모습으로 또 다른 세대를 강타할 지 기대된다.   









오랜 시간동안 어머니와 함께 한류 스타를 응원하고 있는 미카(MIKA) 씨를 만나다



어머니(왼쪽)과 함께 한류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일본 한류 팬 미카


Q. 어머니와 함께 응원하고 있는 한류 스타가 있나요? 한류를 좋아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저는 엑소의 팬이고, 어머니는 초신성의 팬입니다. 한류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2009년에 어머니가 일본에서 한국의 음악 프로그램을 보고 초신성을 좋아하게 되었고, 나도 함께 좋아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2년 정도 어머니와 함께 초신성을 응원했습니다. 제가 점점 한류에 관심을 깊이 가지게 되어 엠블랙과 엑소를 알게 되었고, 지금은 그들의 팬이 되었습니다.



인기 보이그룹 비투비와 함께 한 미카 씨 일행


Q. 어머니와 함께 간 한류 공연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한류 공연은 <INCHON KOREAN MUSIC WAVE(인천 한류 페스티벌) 2010> 입니다. 이때 엄마와 초신성의 팬으로 친해진 일본 친구 7명이 함께 한국으로 갔습니다. 공연 전날인 28일에는<PRE EVENT(STAR ??WAVE)> 이벤트에도 엄마와 참가했습니다. 이때 저는 한국에서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엠블랙이라는 그룹을 알게 되었고, 이후로 쭉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화려한 한류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더욱 한국 가수와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한국에서 방송된 TV방송에도 나와 엄마, 그리고 함께 간 친구들이 화면에 비춰지기도 해서 재미있는 추억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Q.  일본에서는 미카 씨처럼 엄마와 함께 한류 스타를 응원하는 경우가 많은가요?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공연장에서도 엄마와 함께 온 경우를 많이 보고, 제 주위에도 많습니다. 또한 자매, 형제가 함께 한류 스타를 응원하는 분들도 주변에 많이 계십니다. 한류는 나이 상관없이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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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하영
  • 약력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