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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이 본 한류의 직업적, 산업적 가능성 : 케이팝과 한류,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 [등록일]2018-06-22
  • [조회] 3886

독일인이 본 한류의 직업적, 산업적 가능성
케이팝과 한류,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얼마 전 한국 가수 최초로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음악차트에서 케이팝(K-Pop)을 찾아보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독일 아이튠즈 음악차트에도 케이팝이 심심치 않게 오르내리고, 이제는 독일 음악의 주류로 인정받는 독일 공식 음악차트에도 케이팝을 만날 수 있다. 과연 한국문화는 독일에서 산업적, 직업적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독일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기젬 카라불루트(Gizem Karabulut)와 한류 이벤트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 중인 라우렌 올리비아 플라이셔(Lauren Olivia Fleischer)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독일에도 케이팝 팬이, 한류 팬이 있긴 있을까?’


독일에서 케이팝과 한류 현상에 대한 기사를 처음 쓸 때만 해도 이런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독일 대도시에서 종종 열리는 케이팝 파티나 댄스 대회에는 늘 보던 얼굴이 있었다. ‘극소수의 청소년들이 즐기는 소수 문화’, 독일에서의 케이팝과 한류를 이렇게 이해했다.
수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독일의 케이팝과 한류 문화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졌다. 극소수 팬들의 열정과 충성도는 또래 그룹에게 점차 퍼져나갔고, 이들은 단순히 문화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즐기는 방법을 알았다. 독일 TV에서 케이팝을 들을 수는 없지만 어차피 청소년들은 TV 앞에 앉아있지 않는다. 늘 모바일 기기를 곁에 두고 온라인 미디어를 소비한다. 친구의 친구를 따라서, SNS의 ‘좋아요’와 ‘공유’를 통해서 소수 문화는 점점 더 확장됐다. 케이팝은 아시아 문화권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까지 퍼져나갔고, 독일에서도 더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개최되는 케이팝 댄스 콘테스트의 종류는 한 해가 다르게 늘어나고 참가자들의 수도 증가했다. 전문적인 케이팝 워크샵과 케이팝 파티의 횟수와 규모도 커지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독일 아이튠즈 음악차트에는 케이팝 노래가 심심치 않게 오르내리고, 이제는 독일 음악의 ‘주류’로 인정받는 독일 공식 음악차트에도 케이팝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다. 독일의 대형 전자 미디어 매장은 케이팝 앨범을 한 박스씩 가져다 놓기 시작했다. 현지 미디어나 삶에서 한국 화장품과 한국 음식을 발견하는 일도 잦아졌다. 소수 팬들의 높은 충성도와 열정이 또래 세대 전파를 넘어서 케이팝과 한류 문화를 독일 내 문화 산업이 주목하는 분야로 만든 것이다. 이제는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한국문화는 과연 독일에서 산업적, 직업적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국문화가 청소년 문화로서 소비만 되는 것이 아니라 독일 내에서 이윤을 남기고 삶을 꾸려가는 문화 산업적 기반이 될 수 있을까? 독일 내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기젬 카라불루트(Gizem Karabulut)와 한류 이벤트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 중인 라우렌 올리비아 플라이셔(Lauren Olivia Fleischer)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를 짚어보고자 한다.


독일 케이팝 댄서 기젬, 케이팝 수요 늘지만 아직은 직업적 전망 낮아


기젬 카라불루트는 2015년 창원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에 독일 대표로 출전한 실력파다. 기젬은 현재 독일 본(Bonn)을 기반으로 하는 엔이티 엔터테인먼트(NET Entertainment) 소속 댄서로 활동중이다. 그는 4년 전에 케이팝을 처음 접하고 케이팝의 안무와 철저한 훈련을 거쳐 만들어지는 아이돌 시스템에 매력을 느꼈다. 8살부터 힙합 등 여러 장르의 춤을 춰온 기젬은 빠르게 케이팝을 흡수했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다가 2년 전 엔이티 엔터테인먼트 소속 댄서가 됐다. 엔이티 엔터테인먼트는 독일 유일의 한국 연예 및 문화 기획사다. 독일 내 케이팝 워크샵과 케이팝 콘테스트 등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기젬과 같은 아티스트를 양성한다. 케이팝을 주 테마로 하는 엔이티 엔터테인먼트에서 기젬은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제가 미래에서 보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에 관심이 있고, 동시에 춤추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완벽한 조합이었죠.”
기젬은 엔이티 엔터테인먼트 소속 댄서로서 무대에 설 뿐만 아니라 케이팝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엔이티 엔터테인먼트 안무가로부터 케이팝뿐만 아니라 스트리트 댄스, 팝핀, 왁킹, 걸리쉬 힙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레이닝을 받는다. 이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케이팝 댄서를 ‘직업’으로서 선택할 수 있을까? 기젬의 생각은 조금 회의적이다. 먼저 한국과 독일의 서로 다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그 이유다. “한국에서는 아이돌이나 댄서들이 공부하면서 예술적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예술 학교가 많이 있고 그곳에서 졸업할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독일에는 그런 환경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댄서라는 직업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너무 아쉽지만, 그렇게 높은 명망을 가진 직업은 아니니까요.” 독일에서는 한국처럼 연예 분야에서 제대로 훈련받고 졸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고, 전문적인 연예인 양성 기획사나 연예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환경에서 단순히 ‘케이팝 댄서’로 살아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론 한국문화가 수년 전과는 달리 독일에서도 많이 퍼져있고, 케이팝 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독일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케이팝 강의를 위한 수업 정도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를 주된 직업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기젬은 엔이티 엔터테인먼트 소속 댄서로 계속해서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 댄스 분야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보는 엔이티 엔터테인먼트의 가능성도 크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엔이티 엔터테인먼트를 알고, 이곳에서 일하거나 트레이닝을 받으려고 합니다.” 기젬이 보는 엔이티 엔터테인멘트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과 독일 양쪽의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과 한국의 업무 시스템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양쪽 문화를 잘 알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젬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활동할 생각이 있다. “엔이티 엔터테인먼트는 한국과 독일의 문화 교류에도 중점을 두고 트레이닝을 제공, 한국에서도 댄스 수업을 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이돌 백업 댄서 등으로 한국에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