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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과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 [등록일]2019-07-10
  • [조회] 780

신남방정책과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세계 경제의 두 거인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경기둔화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의 교역의존도가 매우 높아 G2 무역전쟁으로 인한 통상환경 악화와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기존 G2 시장의 대안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을 주목해 2017년부터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면서 역내 한류 확산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아세안 지역 내 정보통신기술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경제의 디지털화가 가파르게 진전되어 한국 콘텐츠의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류의 미개척지라 할 수 있는 저개발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서도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향후 한국 콘텐츠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는 단지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 및 국산 제품 이미지를 향상시켜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관광 및 제품 수출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4대 강국 수준으로 격상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위해 한류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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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출처: 포브스(2016.1.23). 'ASEAN From Battlefield To Marketplace: An Asian Role Model?'


1. 신남방정책, 對 아세안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우리나라의 대외교역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2016년 우리나라의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한한령(限韓令: 한국 문화콘텐츠 규제)’을 실시하여 양국 간 교역환경이 크게 악화되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자국 최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막대한 무역수지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분쟁이 촉발되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큰 두 나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교역환경과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 37% 이상 편중되어 이들 국가의 무역전쟁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대외교역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11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처음으로 신남방정책을 천명하였다. 2018년에는 신남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상외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문 대통령은 3월 베트남, 7월 인도와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하였고, 6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9월에는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2018년 8월, 범정부 컨트롤 타워로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되었다. 14개 부처의 파견 인원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우리나라와 아세안 간의 정상외교를 통해 합의된 사항들을 신속하게 실행하고 구체적인 협력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전략과 이행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신남방정책은 한국 대외정책의 커다란 패러다임 전환이다. 기존 대외정책은 한반도 주변 4대 강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10개국과의 협력을 기존 4대 강국 수준으로 격상하고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 등 이른바 ‘3P’를 핵심으로 하는 공동체 건설을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사람공동체 건설은 한국과 아세안의 교류 증대를 통해 상호이해를 증진하여 2020년까지 상호방문객 연간 1,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상생번영 공동체의 목표는 호혜적, 미래지향적 상생 경제협력 기반 구축을 통해 아세안과의 교역액을 연간 2,000억 불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평화공동체 관련해서는 평화롭고 안전한 역내 안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2019년까지 대통령이 아세안 10개국 순방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1월 아세안 모든 회원국 정상이 부산을 방문하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및 한-메콩강 특별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의 대 아세안 교역은 2009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이후 회복하였다. 2013년을 기점으로 교역 규모는 다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아세안 경제협력의 새로운 동력으로 신남방정책이 추진된 이후 한국-아세안 교역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2017년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 교역은 증가세로 전환되었고 2018년 대 아세안 수출액은 전년 대비 5.2%, 수입도 10.8% 증가하여 무역수지는 40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였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아세안은 중국을 대신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와의 교역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 ‘블루오션’ 아세안의 높은 성장잠재력과 다양성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세안 회원국들은 지금까지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 국가는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블루오션으로 포스트 브릭스(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로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 경제는 2012년 이후 세계 경제 평균 성장률의 약 1.89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를 달성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크고 산업화가 진전된 아세안의 선발 회원국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는 연간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비교적 경제가 낙후된 후발 회원가입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연간 6.5% 이상 고성장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아세안은 2020년 예정이었던 아세안 경제공동체(ASEAN Economic Community, AEC)를 2015년 12월 31일 조기에 출범시켰다. 유럽연합(EU) 수준에 준하는 높은 단계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아세안 경제공동체는 6억 3천 9백만명 이라는 거대 인구와 세계 6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단일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 시장선점을 위해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의 직접투자가 늘어나면서 산업화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요인으로 역동적인 인구구조와 도시 중산층의 성장을 들 수 있다. 선진국 시장은 저출산 기조로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반면에 6.5억 인구의 아세안은 전체 인구 중 15세부터 64세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64%를 차지하는 역동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일찍이 산업화에 성공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을 제외한 중·저소득 아세안 국가들은 경제발전으로 인한 소득 증가로 견고한 내수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아세안 후발 가입국으로 경제발전단계가 낮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도 해외투자의 유입으로 인해 가파른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 중이고 구매력을 가진 도시 중산층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의 다양성이라는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 ‘하나의 아시아(One Asia)’를 목표로 아세안 경제공동체(ASEAN Economic Community, AEC)가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지리, 인종, 문화적으로 매우 다양하다. 우선 지리적으로 아시아 대륙국과 도서국으로 나누어지고, 종교적으로는 불교(싱가포르,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이슬람교(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가톨릭(필리핀)이 공존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경제 규모는 인도네시아(36.5%)와 태국(15.9%)의 GDP가 전체 아세안의 52.4%를 차지하는 반면에 후발 4개 회원국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CLMV)의 비중은 11.98%에 불과하다. 1인당 국민소득은 가장 부유한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이 최빈국 캄보디아의 1인당 국민소득보다 무려 41배 이상 높다. 대외 무역에서 인도네시아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만성적인 무역적자가 심각하다. 산업별 비중을 살펴보면 싱가포르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70% 이상인 반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농업 비중이 2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3. 아세안 경제 디지털화 = 한류 확산의 새로운 기회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세안 국가들이 여전히 낙후된 경제 상황과 부족한 인프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이지만, 빠른 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높은 경제성장률 달성과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발맞추어 아세안 지역의 콘텐츠 시장도 2014년부터 세계 시장의 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2018)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아세안 6개국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의 콘텐츠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495억 달러 규모이며 2021년까지 연간 약 10%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아세안 지역의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등 한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다양성 때문에 한류 확산 속도와 방식은 국가별로 상이하다. 산업화가 진전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와 우리나라의 투자가 가장 활성화된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한국 콘텐츠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5개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 경험자는 이미 약 60% 이상이며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순으로 온라인 동영상 제공 서비스(OTT)의 이용률도 확대되고 있다(정보통신산업진흥원, 2019). 아세안의 저개발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아직 한류의 미개척지로 남아있지만, 이들 국가에서도 한류가 확산되기 쉬운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3국의 경제가 산업화를 통해 연평균 6.5% 이상 고성장하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사용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비록 한류는 이 지역에서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신남방정책으로 경제협력과 기업진출이 늘어나면 한류의 확산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류는 우리나라 국가 및 제품 이미지를 향상시켜 관광과 수출 증대에도 기여한다(이제홍, 2015: 천덕희·정병웅, 2018). 한류의 핵심 콘텐츠인 영화, 드라마, K팝, 게임, 한류스타 등은 단순히 현지에서 소비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관광과 한국 제품 수출로 이어진다. 아세안 국가 중 한류 확산이 일찍이 이루어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는 한국 관광과 제품의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 문화콘텐츠에 노출된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한국산 가공식품, 화장품, 패션잡화 및 소형 가전제품 등 소비재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류 파급효과가 강하다고 평가되는 화장품의 경우 2008년부터 연간 두 자릿수의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30%가 넘는 놀라운 수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한류와 박항서 감독 열풍으로 한국산 신선농산물의 수출액이 2018년 무려 96%나 증가하였다.


4. 한류, 신남방정책 성패 좌우할 핵심 플랫폼


1980년대 비디오 아트 창시자인 백남준 선생이 ‘상품 수출만큼 문화 수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후 한국 문화콘텐츠의 수출은 ‘한류’라는 이름으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한류는 1990년대 일본, 중국 및 대만을 중심으로 시작하여 2000년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으로 확산되었고 2010년대 이후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는 역내 정보통신기술 보급으로 경제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한국 콘텐츠 소비 증가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한한령(限韓令: 한국 문화콘텐츠 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으로 신남방정책이 추진되면서 아세안 지역 내 한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남방정책은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단순 상품 중심의 교역에서 탈피하여 서비스 및 투자를 포함한 기술, 문화예술,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및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한류가 관광과 소비재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했을 때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는 신남방정책의 중요 목표인 2020년까지 연간 1,500만 명 상호방문과 연간 2,000억 불 이상 교역액을 달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아세안이 대체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 지역을 대상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1980년대부터아세안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에서 막대한 자본력의 중국, 오랜 경험과 기획력의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한류를 필두로 한 소프트파워를 활용하여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부분은 ‘10국 10색’의 다양한 현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가 이미지가 나빠지면 관광 및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하였다. 일본에서 한류가 유행하면서 극우단체를 중심으로 반한감정이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는 가장 먼저 2016년 8월‘한한령’을 실시하였고, 2017년 3월 한국행 단체관광의 중단을 지시하였다. 이에 2017년 1분기 한국의 중국 콘텐츠 수출은 이후 다시 회복하긴 했지만 4.7% 감소하였고, 2016년 800만이 넘었던 요우커의 숫자 또한 급격하게 줄어 이듬해 416만 9353명에 그쳤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양국 간 갈등이 해소국면을 맞고 있지만, 한국 제품 및 콘텐츠는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아세안 지역 내 일방적인 한류 확산이 한국의 문화침략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한국과 아세안의 상호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아세안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 또한 매우 필요해 보인다.


참고자료
이제홍 (2015). 「한류가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이미지와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에 관한 연구」. 『통상정보연구』, 제17권 제3호. 73~91쪽.
정보통신산업진흥원 (2019). 「아세안 국가의 콘텐츠 시장 동향과 콘텐츠 파트너쉽 사업 소개」. 『이슈리포트』, 2019-06호.
천덕희, 정병웅 (2018). 「제3세대 한류가 한국에 대한 호감도와 태도 및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 『관광레저연구』, 30(8), 419~43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19). 『2018 한류 파급효과 연구』. 서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2018). 『2018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 나주: 한국콘텐츠진흥원.


글ㅣ신윤성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신남방산업실 실장

     (출처 : 한류NOW 2019년 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