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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력 해외 진출 역사와 현황

  • [등록일]2019-09-27
  • [조회] 1022

영화인력 해외 진출 역사와 현황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2019년이다. 하지만 영화 <기생충>이 “어느날 갑자기 탄생한 영화가 아니라 김기영 감독과 같은 한국의 위대한 감독들의 전통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라는 봉감독의 말처럼, 우리 영화와 영화인들은 오래전부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춰 왔다. 본고에서는 국내 영화인들의 해외 진출 현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던 영화인력의 해외 진출은 최근 변화의 기로에 서 있으며 합작영화를 중심으로 추진되어왔던 해외 진출 방식 또한 과거에 비해 다채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국내 영화인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세계 무대에 데뷔해왔으며, 어떤 방식으로 커리어를 확장해나갔나. 또 이들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 영화 연출, 연기, 기술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의 해외 진출 역사와 그 의미, 이들에게 남겨진 과제에 대한 분석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제언으로 기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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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출처: 스포츠조선(2013.7.25) 이병헌 ‘레드2 대역’ 정두홍 감독 ‘브루스 윌리스와 인증샷’


1. 할리우드,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서 메가폰을 잡다


한국 감독들의 해외 진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시기는 2010년대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 감독들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기념비적인 해는 2013년이다. 이 해에만 박찬욱 감독(<스토커>), 김지운 감독(<라스트 스탠드>), 봉준호 감독(<설국열차>)이 모두 동시에 해외로 진출해 화제가 됐다. 세 작품 중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엄밀하게 말해 CJ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프로젝트였지만, 한국 자본과 기획, 창작인력이 외국 로케이션과 업체, 배우, 외국어를 사용해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도전으로 평가받았다. 박찬욱, 김지운 감독이 현지 영화 제작사에 고용되는 한편, 긴밀한 영화 파트너인 정정훈, 김지용 촬영감독을 동반해 촬영한 <스토커>와 <라스트 스탠드>의 경우, 할리우드가 한국 영화계의 창작 요소를 활용함에 있어 원작에서 배우, 연출, 촬영까지 그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해줬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세 감독의 도전은 여러 명의 한국 감독들이 할리우드 시스템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영화를 만든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또 이들은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급격하게 다변화되고 있는 지금, 전통적인 극장 배급에 얽매이지 않는 해외 진출의 사례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7년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으나, 배급 방식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와 박찬욱 감독의《BBC One》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최근 김지운 감독이 프랑스《카날 플러스》와 함께 제작하는 4부작 드라마 <클라우스 47> 등이 그 예다.



지금까지 한국 감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중국이다. 이곳에서 성공을 거둔 감독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한국의 콘텐츠를 현지 시장에 맞게 변용하고, 로컬 제작시스템을 활용해 영화로제작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중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2013)은 1억 9천2백5십만 위안(한화 약 337억)이라는, 한중 합작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두는 한편 역대 중국 로맨스 영화 10위, 연간 자국 영화 박스오피스 14위에 오르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영화 내적으로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문화적 조건을 설정하되 한국적 장르인 ‘신파’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별계약>의 성공 사례는 해외 진출 이전에 해당 문화권 및 현지 영화시장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중국 역대 공포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저주의 시작>(2012·한국영화 <분신사바>의 중국 리메이크작), <나는 증인이다>(2015·한국영화 <블라인드>의 리메이크작)의 안상훈 감독도 비슷한 사례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감독들의 작업 방식이 비단 국내 작품 리메이크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이재한 감독의 <제3의 사랑>(2014), 신태라 감독의 <바운티 헌터스>(2016)처럼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감독도 있으며, 임대웅 감독의 <실종: 택시 납치 사건>(2015), 장태유 감독의 <메이메이 쇼핑몰의 기적>(2015)처럼 현지 제작사에 고용돼 로컬 관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영화를 연출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저예산 및 독립영화 분야의 공동제작을 시도한 감독들이 눈에 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2015)의 장건재 감독과 <대관람차>(2018)의 백재호 감독, <나비잠>(2018)의 정재은 감독, <막다른 골목의 추억>(2018)의 최현영 감독 등을 들 수 있겠다. <클래식>(2003)과 <엽기적인 그녀>(2001)로 2000년대 중반 일본 극장가에서 한류 붐을 이끈 곽재용 감독은 <싸이보그 그녀>(2008), <바람의 색>(2017) 등의 한일 합작영화부터 중국에서 연출한 <미스 히스테리>(2014) <재세계중심호환애>(2016)까지 범아시아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2. 박중훈부터 마동석까지


국내 배우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의 일이다. 해외에서 거주했거나 유학 경험이 있어 일정 수준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배우들이 미국과 유럽 영화에 단발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했고, 한류 붐이 일어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로 진출한 배우들의 사례도 적지 않다. 1998년 할리우드 영화 <아메리칸 드래곤>에 출연한 박중훈은 교포가 아닌 토종 한국 배우가 할리우드에 진출한 첫 번째 사례가 되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에서의 열연으로 조너선 드미(Jonathan Demme) 감독의 눈에 띈 그는 2002년 할리우드 영화 <찰리의 진실>에 연달아 캐스팅되며 한국 배우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데 이바지했다. 할리우드 프로덕션의 치밀하고 체계적인 제작시스템을 경험하고 돌아온 그는 이후 충무로에도 “12시간 촬영하고 12시간 쉬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미국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두각을 드러낸 한국 배우 ‘1호’는 김윤진이다. 강제규감독의 <쉬리>(1998)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린 그는 소속사와의 법적 공방으로 국내 활동이 어려워지자 미국행을 택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영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그는 인기 미국 드라마 <로스트>의 주요 등장인물로 출연해 큰 인기를 누렸다. <로스트> <미스트리스> 등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미국 작품에서 상대적으로 조연급에 머물렀던 동양인 배우의 역할에 대한 선입견을 깬 데에는 김윤진 배우의 역할이 컸다. 글로벌 엔터테이너로서의 입지를 다진 뒤 해외 진출에 도전한 배우도 있다. 가수 ‘비’로 큰 인기를 누렸던 배우 정지훈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배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던 2000년대 후반, 워쇼스키 자매의 신작 <스피드 레이서>(2008)와 <닌자어쌔신>(2009)에 캐스팅돼 액션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가수 활동으로 2006년《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고, 같은 해 2월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만큼 글로벌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도 어필한 것으로 짐작된다.




아시아권 국가로 진출한 배우들의 활동은 아직까지 단발성 출연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배우 송혜교가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2013)에 출연했고, 정우성과 하지원이 각각 오우삼 감독의 <검우강호>(2010)와 <맨헌트>(2017)에 캐스팅돼 화제였으나 여전히 이들은 국내를 기반으로 주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송지효의 심천연가>(2015) <초급쾌체>(2015)에 출연한 송지효, <바운티 헌터스: 현상금 사냥꾼>(2016)의 주연을 맡은 이민호의 경우처럼 한류를 기반으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는 배우들도 존재한다. 해외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자신의 행보를 통해 보여주는 배우들이 있다. 여자배우 중에서는 배두나가 그렇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2009)에 출연해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두나는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와 <주피터 어센딩>(2015)에 캐스팅돼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였고,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과 <킹덤>을 통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또, 그는 14개국의 여성 인재를 소개하는 미국《보그》 특집호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표지를 장식한 바 있다. 남자배우 중에서는 이병헌의 행보가 독보적이다. 그는 <나는 비와 함께 간다>(2008), <지아이조 1, 2>(2009, 2013), <미스컨덕트>(2016),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 <레드2>(2013), <매그니피센트 7>(2016) 등 총 8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으며, 매 작품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여왔다. 향후 해외 활동이 기대되는 배우로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2018)의 수현과 <이터널스>(2020 개봉 예정)의 마동석이 있다. 이들이 촘촘한 관계망으로 얽혀있는 21세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서사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을 듯하다.




3. 세계적 수준의 촬영, 무술, VFX 스태프


해를 거듭할수록 진보하고 있는 한국영화 제작 기술에 힘입어, 국내 주요 영화 스태프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먼저 촬영팀의 경우 한국 감독의 해외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사례가 있는 한편, 현지 감독이 연출하는 작품에 참여하는 케이스도 있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를 함께 한 정정훈 촬영감독,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를 작업한 김지용 촬영감독, <설국열차>에 참여한 홍경표 촬영감독이 전자에 해당하며, 중국영화 <전국: 천하영웅의 시대>(2011), <열두 성좌의 기이한 사건>(2012), <열혈남고>(2017) 등을 작업한 김형구 촬영감독을 후자의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경험한 정정훈 촬영감독의 행보에 주목할 만하다. 박찬욱 감독의 오랜 협업자로 잘 알려진 그는 <스토커> <아가씨>(2016) 등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박감독의 작품을 통해 해외에서 인지도를 넓혀가다가 최근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블러바드>(2014), <그것>(2017), <호텔 아르테미스>(2018), <커런트 워>(2017) 등의 작품에 참여했고 최근 런던에서  에드거 라이트의 신작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2020 개봉 예정)를 촬영 중인 정감독의 사례는 한국영화 스태프의 기술적 경쟁력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무술팀의 경우 한국영화에서의 작업을 인상 깊게 본 해외 제작진이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최종병기 활>(2011) 작업을 계기로 중국영화 <징기스칸: 지살령>(2013)의 무술감독으로 참여했고, <용의자>(2013) 개봉 후 인도영화 <샤룩칸의 팬>(2016), <제로>(2018), <바랏>(2019) 등의 무술을 맡았으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국내 촬영분의 무술을 담당한 오세영 무술감독의 케이스가 이에 해당한다. <황해>(2010) 하정우의 무술 지도를 맡았던 이력으로 중국 배우 조미가 연출을 맡은 <다른 사랑은 없다>(2020 개봉 예정)에 참여한 노남석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발간한『한국 영화제작의 국제화 현황 및 정책방안 연구』에 수록된 노남석 무술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국내 무술감독들은 중국이나 홍콩에 비해 개런티가 낮은 대신, 액션의 리얼리티를 효과적으로 살려 중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또, 박주천 무술감독이 중국 흥행 감독 펑샤오강의 <집결호>(2007)에 참여한 이후, 서울액션스쿨의 본격적인 중국 영화계 진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악마를 보았다>(2010), <달콤한 인생>(2005)에서 이병헌과 작업한 후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과 더불어 <지.아이.조 2>(2013)에서 그의 스턴트 대역을 맡은 정두홍 무술감독의 사례도 있다. 그는 이병헌이 참여한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 <레드2>와 모건 프리먼이 주연을 맡은 <제7기사단>(2015)의 무술감독으로도 활약했다. 정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일본 무술과 달리 할리우드가 눈여겨보는 한국 액션의 매력은 바로 ‘감정’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기술 스태프들의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다른 무엇보다도 후반 작업 부문일 것이다. 서극 감독의 <용문비갑>(2011)을 기점으로 <몽키킹> 시리즈, <오퍼레이션 레드 씨>(2017)와 같은 중국 대작의 후반 작업을 맡은 ‘디지털 아이디어’, <집결호>(2007), <적벽대전>(2008)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데몰리션’, <적인걸2: 신도해왕의 비밀>(2013)과 <몽키킹2: 서유기 여정의 시작>(2016), <쿵푸 요가>(2017) 등의 CG작업을 맡은 ‘덱스터’처럼 국내 후반 작업 업체들은 중국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 제작사들이 경험치나 예술성, 디테일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중국, 일본보다 한국 후반 작업 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인데, 덕분에 최근 10여 년간 한국 업체는 호황을 기록했다. 더불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작품의 대규모 수주를 통해 국내 스태프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에도 대형 VFX 업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 ‘ILM’과 같은 미국 회사들의 중국 진출 같은 사안은 한국 업체들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야 할 변수다. 중국뿐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한국 기술 스태프들의 존재감은 빛난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레드슈즈>(2019)의 김상진 애니메이션 감독은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오랫동안 <빅 히어로>(2014), <겨울왕국>(2013), <모아나>(2016) 등의 작품에 참여하며 애니메이터,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감각을 단련해온 인물이다. ‘웨타디지털’에서 <혹성탈출> 시리즈 세 편의 조명기술감독을 맡은 임창의 감독처럼 한국 후반 작업 업체에서 커리어를 쌓다가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4. 진출 지역 다변화와 시장 환경에 대해 고민할 때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는 국내 영화인력의 해외 진출에 있어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기술서비스 수출은 2017년에 비해 절반 수준(-50.4%P)으로 줄었다.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중화권 수출 외에 다른 시장을 확대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스태프들의 해외 진출 현황에서 밝혔듯, 영화 후반 작업에 있어 한국 업체의 기술적 우위는 여전히 아시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CG를 중심으로 VFX, DI 작업 등에 수출 비중이 쏠려있고, 중화권 시장에 영화인력 진출이 편중되어있다는 점은 한국영화산업의 외연 확장을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임을 알려준다. 중국 시장의 기술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지금, ‘한국영화산업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며, 국내 영화인력은 충무로를 벗어나 어느 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 한국 영화제작의 국제화 현황 및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해외 어느 지역에 대한 시장 개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다수 전문가가 동남아시아(ASEAN) 시장을 꼽았다. 압도적인 자금력으로 무장하고 한국을 무섭게 추격 중이며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는 중국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충만하고 한국영화 기술의 가장 큰 장기인 VFX분야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로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기타 선진국의 대형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해외 진출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앞서 살펴보았듯, 감독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는 한국에서 성공한 작품을 리메이크하고, 미국에서는 이미 상업적, 작가적으로 어느 정도 검증된 연출자의 브랜드를 믿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이 이뤄져 왔다. 앞으로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 창작자들이 진출한다면, 낯선 문화권에서의 적응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현지 베테랑 영화인들과의 네트워킹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듯하다. 배우들의 경우 언어 습득에 대한 개인적인 노력과 더불어 해외 작품 계약 과정에서의 법적 절차에 대한 사전 인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촬영, 무술, 후반 작업 등 제작 기술 부문의 스태프들은 이전에 참여했던 작품이 향후 작업을 위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는 만큼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홍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다. 이밖에도 해외 진출 시 국내 영화인들이 알아야 할 주의사항을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공공기관이 국가별로 메뉴얼화 해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영화진흥위원회 (2006). 「2004년 세계 영화시장 규모 및 한국영화 해외 진출 현황 연구」. 서울: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2009). 「한국영화 미국시장 진출 유형 연구」. 서울: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2013). 「2011년 세계 영화산업 현황과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부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2014). 「201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부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2019). 「한국영화 제작의 국제화 현황 및 정책방안 연구」. 부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2019).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부산: 영화진흥위원회.


글ㅣ장영엽 씨네21 기자

     (출처 : 한류NOW 2019년 9+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