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전체 검색영역
  • Twitter
  • Facebook
  • YouTube
  • blog

문화산업 현장의 가장 뜨거운 소식을 전문가들이 진단합니다.

우리나라 문화계의 가장 최신 소식부터 흐름 진단까지 재밌고 알찬 정보를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전합니다.

온라인 공연, 공연예술의 위기이자 기회

  • [등록일]2020-12-04
  • [조회] 1593

온라인 공연,공연예술의 위기이자 기회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The ShowMust Go On).' 영국 록그룹 퀸이 1991년 발표한 노래의 제목이기도하지만 쇼 비즈니스계의 오래된 관용구이기도 하다. 무슨 일이 생겨도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계획대로 공연을올려야 한다는 의미로 공연산업 태동기인 19세기에 등장했다. 이후 예술가나 프로듀서 등 관계자들에겐금과옥조로 통하고 있다. 실례로 2차대전 중인 1941년 히틀러의 독일이 소련을 침공해 레닌그라드(현상트페테르부르크)를 봉쇄하고 무차별 공격을 가할 때조차 키로프 극장(현 마린스키 극장)이 시민의 정서적안정을 위해 매일 공연을 올렸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올 초 시작돼 여전히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이 금과옥조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사람들 사이의 직접접촉이 제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밀폐된 실내에 사람들이 밀집하는다중이용시설인 공연장을 핵심축으로 하는 공연 생태계는 역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현장성과 대면성이특징인 공연이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이에 따라 공연계에서 새롭게 화두로 떠오른 것이 온라인상에서 공연 영상을 관람하는 ‘온라인 공연’이다.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 공연 영상화 및 온라인 공연의 수요와 필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나아가 오프라인공연 시장의 침체 속에 공연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온라인 공연 유료화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을현장성(Liveness)이 특징인 공연예술의 스펙트럼 확장으로 볼 수 있을지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자리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


*메인 이미지 출처: https://www.memesita.com/coronavirus-culture-live-online-tips-for-at-home-culture/


1. 문 닫은 공연장과 축제… 각국 정부는 지원책 내놓고 있지만


미국 뉴욕은 세계 공연예술의 수도로 불린다. 뮤지컬과 연극의 메카인 브로드웨이와세계적인 오페라극장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ropolitan Opera, 이하 MET) 등이 포진하고있어서다. 하지만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이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문을 열었던 브로드웨이는지난 3월 12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500명 이상 모임 금지 명령 이후 공연장이 폐쇄된상태다. 브로드웨이 극장주·제작자 등이 속한 ‘브로드웨이 리그(BL)’는 여러 차례 공연 중단기간을 연장했는데, 내년 5월 말까지인 현재 중단 기간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다시 연장될 수도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MET도 휴장 기간을 2021년 8월 말까지 연장한다는 발표가 나온 상태다.공연계의 피해는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에선 2월부터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면서 각국 정부는전시, 공연, 스포츠 등의 행사를 ‘올스톱’ 시켰다. 많은 국가와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위해 이동을 제한하는 락다운(Lock Down, 폐쇄)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공연계가 할 수 있는 건없었다.


원래 유럽의 여름은 ‘공연예술축제의 계절’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예술가, 공연 관계자, 애호가등이 운집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올해는 대부분 취소됐다. 적게는 수만 명, 많게는 수십만명이 모이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등 유명 축제들이 코로나19전염 우려 때문에 4월 들어 일찌감치 취소를 발표했다. 한국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 관문으로 잘알려진 에든버러 프린지는 “취소만이 유일한 대응책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유럽에서는5월 말 독일, 6월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대형 공연장들이 빗장을 풀고 공연을 올리기 시작했다. 물론 1.5~2m 거리두기를 공연장에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전체 객석의 20~25%만 팔고 있다.프랑스는 9월, 영국은 10월부터 일부 대형 공연장이 공연을 재개했지만, 유럽에서 다시 코로나19확산세가 거세지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K-방역’ 덕분에 해외보다 코로나 상황이 낫다고 해도 공연계의피해가 적지 않다. 우선 국경을 넘는 이동이 어려운 데다 입국 후 자가격리의 문제 때문에 올해해외 아티스트나 단체의 내한공연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국내 대표 공연장 가운데 하나인LG아트센터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해외 화제작을 국내에 소개해왔지만 올해는 기획공연이모두 취소됐다. 클래식 기획사들 역시 해외 유명 연주단체나 연주자의 내한이 불가능해지면서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주최 및 제작 공연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악화로 국공립 공연장이휴관하면서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예정대로 공연을 올린다고 해도공연장 내 거리두기로 타격을 입고 있다. 그나마 한국은 유럽과 달리 지그재그 좌석제로 객석의50%를 판다는 게 위안이다.


공연장 폐쇄와 거리두기, 축제 취소 등 공연계의 파행은 당연히 배우, 연출가, 무용수, 성악가,스태프 등 공연 종사자들의 실직으로 이어졌다. 어느 나라에서든 월급 받는 직원이 아니라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배우와 연출가가 생계유지를위해 편의점이나 배달 아르바이트,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는 소식은 새롭지 않다.그런데, 예술가들이 겪는 어려움은 예술에 대한 공공 지원이 적은 국가일수록 더 큰 듯하다.미국이 대표적이다. 한국이나 유럽 공연계가 국가나 주의 공적 지원에 크게 기대는 것과 달리,미국에서는 기업 및 개인의 후원에 의존해 왔으며 뮤지컬 등의 장르는 공연산업으로서 발전해왔다. 이에 따라 예술가 등 공연 종사자들의 상당수가 실직 상태로, 이는 MET나 뉴욕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예술단체 소속 단원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MET는 매 시즌예산 3억 달러(약 3,600억 원), 공연횟수 250회 안팎에 이르는 미국 클래식계 최대 단체다.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3월 중순 2019-2020 시즌의 남은 공연을 모두 취소하면서 500명 안팎인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단원, 무대 스태프 전원을 일시 해고하고 3월까지만 임금을 지급했다.그리고 피터 겔브(Peter Gelb) MET 총감독은 무기한 무급으로 일하기로 했으며 임직원들은직급에 따라 10~50% 삭감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거대 공연기업 태양의 서커스(Cirquedu Soleil)의 파산 신청, 클래식계 최대 규모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회사인 콜롬비아 아티스트매니지먼트(CAMI)의 폐업 발표, 뮤지컬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을 만든 거물 프로듀서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의 직원 정리해고 등 우울한 소식이 계속 이어졌다.


공연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의 위기에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지원대책을발표했다. 국가마다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문화예술계 시스템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말하긴어렵지만 예술 종사자들에 대한 생계 지원 성격의 지원금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평소 문화예술에대한 지원이 많은 국가일수록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지원이 많았다. 가장 통 큰 지원을 한 것은독일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긴급 지원금’ 7,500억 유로 가운데 500억 유로(약 68조원)를 문화예술계의 개인 사업자 및 프리랜서 아티스트들에게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간단한절차만 밝으면 프리랜서 아티스트에겐 3개월 최대 9,000유로(약 1,200만 원), 10인 이하 회사를대상으로는 최대 1만5,000유로 (약 2,00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창작에 대한 어떠한결과물이나 예술 프로젝트 참여와 보고서도 요구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평소 문화예술에 대한 공공 지원이 매우 적은 미국조차도 코로나19 위기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차원에서 여러 지원책을 내놓았다. 특히 미국 의회는 3억 달러(약 3,600억 원) 이상의 기금을비영리 예술기관과 문화예술계 종사자에게 내놓기로 했는데, 그동안 기부와 후원금으로 운영되던미국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계의 타격이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을 만큼 심대하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 지원을 담당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긴급지원과3차 추경 등을 통해 예술 종사자들을 지원했다. 상반기에 창작준비금과 예술인 특별 융자 등 긴급생계지원금으로 297억 원을 총 8,625명에게 지원했으며, 하반기에는 추경으로 편성된 3,399억원을 공공미술, 생계지원금, 창작준비금 등으로 배분했다.그런데,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눈에 띄는 코로나 지원 대책 가운데 하나가 온라인 관련지원이 신설되거나 기존의 기금을 확대한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예술가들이 좀더 다양한 시도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연계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이 대중화되어가고 각종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가 요구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 문체부는비대면·온라인 문화 확산에 대비한 ‘한국판 뉴딜’ 사업에 6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영세한 민간 공연 단체를 위해 온라인 공연 영상 제작과 생중계를 할 수 있는 ‘공연 영상화 종합스튜디오’를 내년 서울 예술의전당 안에 조성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2.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온라인 공연과 유료화 시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랜선 공연’이라고도 불리는 온라인 공연은 PC나 휴대전화의인터넷 환경에서 음원, 영상 등을 재생하는 스트리밍(Streaming)을 통해 연극, 오페라, 콘서트,뮤지컬, 무용 등의 공연을 보는 것이다. 크게 공연 실황을 생중계하는 것과 기존의 공연 영상물을중계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온라인으로 공연 영상을 볼 수 있는주문형 비디오(VideoOn Demand) 방식까지 포함하는 개념이 바로 온라인 공연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공연이 부각되었지만, 사실 20세기 말부터 불어 닥친 인터넷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은 휴대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와 그에 수반된 플랫폼의다양화를 통해 공연예술의 유통에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대 비디오테이프에서 DVD로 영상물저장 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공연 영상화가 활발해졌고, 세계적인 극장과 예술단체는 자신의레퍼토리를 DVD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공연예술의 유통은 공연장을기본으로 이뤄졌으며, 영상화는 여전히 기록용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21세기 들어와 MET, 베를린필, 영국 국립극단(NT)이 공연 유통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이들 기관이 관객 개발을 위해 시작한 공연 영상화 및 실황 중계는 공연장에 직접 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쉽게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들의 방식은 크게 영화관이나공연장에서 공연 영상을 관람하는 시네마 라이브 뷰잉(Cinema LiveViewing)과 PC나 스마트폰 등개인용 IT 기기를 기반으로 스트리밍하거나 VOD(Video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받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시네마 라이브 뷰잉은 2006년 시작된 METLivein HD(이하 MET 라이브)와 2009년 시작된 NTLive(이하 NT 라이브)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공영 영상화 사업의 선두주자인 예술의전당의‘싹 온 스크린(SACon Screen)’이 시네마 라이브 뷰잉에 해당한다. 예술의전당이 2013년 MET라이브와 NT 라이브를 벤치마킹했는데, 예술 소외층을 위한 복지사업으로서 공공 지원으로제작된 탓에 MET나 NT와 달리 무료로 공개되거나 유료로 공개되더라도 수익을 가질 수 없는것이 특징이다. 개인용 IT 기반 스트리밍과 VOD는 2008년 베를린필의 콘서트를 실시간 스트리밍또는 VOD로 관람할 수 있는 ‘디지털 콘서트홀’과 로열오페라하우스, 바비컨시어터, BBC 등영국의 50여 개 주요 공연 관련 기관들이 2009년부터 참여한 ‘디지털 시어터(DigitalTheater)’가대표적이다.


한국은 사실 어떤 나라보다 공연의 온라인 스트리밍이 빠르게 이뤄진 나라다. 2009년 네이버가인디음악 콘서트를 처음 중계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다만 네이버가 공연 관련 동영상플랫폼으로서 확실하게 기능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네이버TV와 2015년 V라이브의 2개 채널을만들면서부터다. 공연예술 분야는 2016년 뮤지컬 <팬레터>의 전막 공연의 실화 중계가 처음시도된 이후 공연계 전반에서 일반화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연 영상 유통의 대세는 개인 IT 기반의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이 됐다.시네마 라이브 뷰잉의 경우 코로나19 시대에는 감염 우려 때문에 영화관 상영이 어려워졌기때문이다. MET 또한 팬데믹 이후 MET 라이브를 중단한 대신 평일 저녁 ‘Nightly Met OperaStreams’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 등에서 무료로 스트리밍하고 있다. 영국의 거장 작곡가앤드루 로이드 웨버도 자신의 작품들을 유튜브에서 스트리밍했는데, <오페라의 유령> 25주년기념공연(2011년) 실황은 지난 4월 이틀간 공개되어 전 세계에서 1,100만 명 접속이라는 신기록을세웠다.


한국에서는 예술의전당이 3월 중순부터 유튜브를 통해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으로선보였던 공연을 스트리밍 했으며, LG아트센터가 디지털 스테이지 ‘컴온(CoM+On, CoMPASOnline) 시즌’이란 이름 아래 해외 작품들을 스트리밍했다. 이외에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국립오페라단 등 주요 예술단체들이 무관중 공연을 온라인으로 스트리밍했다. 무대가 없어진예술가들에게 공연 기회를 준다는 것과 함께 비대면 시대의 대안으로 온라인 공연이 떠올랐기때문이다. 다만 국내외 공연계에서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를무료로 제공했는데, 이는 그동안 공연계가 공공 지원에 크게 의존해 왔던 만큼 예술의 가치를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차원이다. 영미권 예술단체는 스트리밍을 하는 동안 예술가들을 돕기 위한후원금을 받기도 했는데, 4월에 공개된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를모금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무료 온라인 공연의 지속은 공연산업에 타격이 되기 때문에유료화가 점차 화두로 떠올랐다. 구미에서는 이미 유료 VOD 방식으로 2008년 클래식 음악을중심으로 한 공연예술 전문 ‘메디치 TV(MediciTV)’, 2015년 뮤지컬과 연극을 모은 ‘브로드웨이HD(Broadway HD)’, 오페라·연극·무용을 중심으로 한 ‘마키 TV(MarqueeTV)’, 그리고 코로나와중인 올해 뮤지컬·연극·콘서트를 내세운 ‘브로드웨이 온 디멘드(Broadway On Demand)’가만들어진 바 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클래식 레이블도이치그라모폰(DG)이 유료 온라인 공연 서비스 ‘DG 스테이지’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이후 무료로 공연을 스트리밍했던 구미 공연장과 예술단체 가운데 상당수는 2020-2021 시즌부터다시 유료로 돌아서고 있다.


한국 공연예술계의 온라인 공연 유료화는 9월 말부터 국공립 예술단체와 대형 상업 뮤지컬을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종의 테스트 성격으로 볼 수 있는데, 국립극단처럼 자체 플랫폼을 만든경우도 있지만 서울예술단과 국립오페라단 등 대부분의 단체들은 네이버TV 플랫폼을 선택했다.작품의 홍보 효과 및 관객의 접근성 면에서 네이버가 절대적 우위를 가지는 데다 네이버TV의 후원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사실상 수수료를 대폭 인하해줬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K팝을 타겟으로 개발된 V라이브의 경우는 공연계가 감당하기엔수수료가 30%로 너무 높다.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제작사는 매출의 30~40% 정도만 가져갈 수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올해 BTS의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자체플랫폼 ‘위버스’를구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같은 유료라도 EMK뮤지컬컴퍼니의 <모차르트!>와서울예술단의 <잃어버린 얼굴 1895>가 각각 V 라이브와 네이버TV라는 다른 플랫폼을 선택한이유도 수수료 때문이다. V라이브의 경우 티켓이 아닌 상품 판매 형태로 결제 방식을 변경하면일반 티켓 예매와는 달리 창작자 지원 수수료 5.5%만 지불하면 된다. EMK뮤지컬컴퍼니는아이돌 가수 출신 김준수가 나오는 <모차르트!> 관람권과 MD상품 결합 판매로 활로를 찾았지만,서울예술단은 MD상품이 없어 V라이브를 활용하기 어려웠다.




3. 온라인 공연의 명암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시대 공연의 미래


온라인 공연 유료화는 장르에 따라 격차가 심하다.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K팝을제외하면 한국에서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연계에서도K팝 스타들이 출연하는 뮤지컬만 해외에서도 관람하는 등 유료화 가능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뮤지컬 <모차르트!>의 온라인 공연은 MD상품 결합한 관람권 1만2,000건, 단체 판매 3,000건등 1만5,000건을 기록했다. 영상 제작비가 약 2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티켓이 평균 3~4만 원에판매됐으니 약 5억 원을 번 셈이다. 하지만 이외의 공연들은 영상 제작비에도 미치지 못하는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회 스트리밍에 2,000여 명이 관람한 서울예술단의 <잃어버린얼굴 1895>는 티켓을 2만 원에 판매해 4,000만 원 정도 매출을 기록했는데, 제작비 7,000여만 원에플랫폼 수수료까지 더하면 겨우 제작비의 절반 정도를 회수한 셈이다.


연극, 클래식, 오페라, 무용 등 다른 장르는 말할 것도 없다. 실례로 국립오페라단이 네이버TV에서유료로 진행한 <마농>은 시청자 합계가 9,266명이었는데, 이는 스트리밍 동안 들락날락한시청자를 전부 포함한 것이라 유의미한 숫자가 아니다. 실제로 후원(2만 원)을 한 숫자, 즉 유료티켓 구매자의 수는 시청자 합계의 1/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즉, 한국에서 팬층이 두텁지않은 오페라는 유료 온라인 공연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한국 오페라계는 민간 오페라단의 비중이 압도적인데, 이들은 높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완성도 높은영상을 제작하는 것 조차 어렵다. 국내 클래식계 최고 스타 가운데 한 명인 조성진 조차도 무료스트리밍을 했을 때 관람객 수가 4만8000명(이틀간 영상 공개하는 동안 누적조회수는 24만명)이었지만, 스타 성악가 마티아스 괴르네와 함께 한 유료 콘서트일 때 겨우 9백여 명이었던 것을상기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온라인 공연의 경우 오프라인에 비해 몰입도가 매우 낮아서 몰입 시간이 20~30분도채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는 팬데믹 초기 무료 온라인 스트리밍밖에 없었을 때조사한 것이라 몰입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유료 온라인 스트리밍 때의 수치가 반영 안 된 결과다.다만, 국립오페라단의 <마농>의 시청자 수에서 알 수 있듯 유료 온라인 스트리밍에서도 시청자가공연 내내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 공연이 공연장에서 실제로관람하는 라이브 공연과 구별되는 매력과 재미를 갖추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을의미한다. 또한 요즘 방송가에서 모바일 시대에 맞춰 짧은 호흡의 디지털 온라인 콘텐츠, 즉 숏폼콘텐츠를 만드는 것만 봐도 온라인 공연에서 분량이 긴 작품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뮤지컬계에서 웹 예능이나 웹 드라마를 참고해 회당 10분 안팎의 웹 뮤지컬 제작을 시도하는상황이다.


현재 공연계에서는 유료 온라인 공연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단발적인스트리밍에서 K팝 스타가 나오지 않는 뮤지컬을 제외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 하지만스트리밍 외에 영화관, IPTV, OTT 등 플랫폼을 다변화할 경우 공연 영상으로 수익을 훨씬 확대할수 있다. 해외 주요 공연장과 예술단체들이 자신들의 공연 영상을 OTT에 제공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한국에서 지난 2015년 영화사 숨이 영상화한 연극 <혜경궁 홍씨>의 경우, 영화관에서는흥행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이후 IPTV와 OTT에서 꾸준히 수입을 올렸다. 영상 제작비가8,000만 원이었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40개월이 걸리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수익을내고 있다. 당시 국내에서 공연 영상 시장이 없었던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시장이 확대되면공연 영상의 손익분기점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올해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늙은 부부 이야기:스테이지 무비>가 영화관 상영을 거쳐 IPTV와 OTT에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서울예술단 등이스트리밍만이 아니라 영화관, IPTV, OTT 등 수익 다변화 모델을 고심 중이다. 이들의 행보를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찌감치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에 주목한 영국에서는 단순 영상화를 넘어 최근 AR, VR 등 다양한테크놀로지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 공연이 라이브 공연의 대체제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장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K팝의 온라인 콘서트에선 테크놀로지가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공연예술 분야에선 아직은 먼 얘기다.



영국에서 지난 2016년 실시한 ‘영상 콘텐츠 개발이 관객이나 제작사 유통에 미치는 영향’에대한 전국적 조사 결과 라이브 공연의 영상화가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나타났다.관객들은 라이브 공연과 온라인 공연을 별도로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연 영상화 사업을가장 먼저 시작한 MET의 경우 2014년을 기점으로 실제 관객이 계속 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MET 라이브가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아예 관련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덧붙여 영국 조사에서관객들은 현장성(Liveness)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그동안 공연계에선 현장성을중시했지만, 관객들은 의외로 경제성이나 편의성을 따진 셈이다. 온라인 공연에 대해서는 앞으로세밀한 조사와 데이터 축적이 필요해 보인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우리 사회가 그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크다. 공연예술 분야 역시 이전처럼 성황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공연의 기회가줄면서 가격 등 관람 환경의 고급화 경향도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연예술의 제작과 수용방식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디지털영상시대에 공연예술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만큼 온라인 공연의 흐름은 지금보다거세질 전망이다. 물론 저작권이나 플랫폼 등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정부에서도비대면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는 미래 전략을 발표한 바 있는 만큼 앞으로 개선될전망이다.


예술의 역사는 사회문화적 변동에 따라 그 개념과 창작 및 수요 방식이 바뀌어온 결과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지털 역량에 있어 빈부격차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공연계에서도 이제영상과 테크놀로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적응 과제가 된 것이다.



글ㅣ장지영 국민일보 기자/ 공연칼럼니스트

     (출처 : 한류NOW 2020년 11+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