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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하다

  • [등록일]2021-01-15
  • [조회] 2231

숏폼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하다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콘텐츠 패러다임으로서 숏폼(Short-form) 콘텐츠는 전통적인 롱폼(Long-form) 콘텐츠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 급부상했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신의 취향에 기반한 콘텐츠를 큐레이팅하는 Z세대들은 일상적이고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모바일 미디어를 기반으로 생산의 측면에서 상시적인 제작과 공유가 가능해지고, 소비의 측면에서 스트리밍 중심의 향유가 일반화되면서 숏폼은 동영상 콘텐츠의 주요한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십여 분에서 짧게는 초 단위의 러닝타임을 보이는 숏폼 콘텐츠는 형식적으로는 모바일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창작과 향유에 최적화된 형태이며, 내용적으로는 전통적인 롱폼 콘텐츠에서 정립된 다양한 장르와 미디어 간 경계를 허무는 역동적인 융합의 진원지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작과 퍼블리싱, 향유가 이루어지는 숏폼 콘텐츠는 완벽하게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공개하고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의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숏(Short)한’ 실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성공적인 숏폼 콘텐츠는 연재 형식, 시리얼(Serial) 콘텐츠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 나아가 창작과 향유의 유동적인 경계를 통해 사용자는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직접 콘텐츠 창작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작은 실험이 가능한 숏폼 콘텐츠의 유연함은 창작과 향유의 유동적인 경계를 통해 콘텐츠의 제작과 공유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용자와 더불어 한류 콘텐츠의 제작 주체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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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출처: https://www.prime-journal.com/the-tiktok-phenomenon-and-the-rise-of-short-form-video/


1.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콘텐츠 패러다임, 숏폼(Short-form)


미디어는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을 존재론적으로 재구성한다. 책이라는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홀로 책을 읽으며 ‘사유하는 개인’이 등장했다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미디어는 자신과 타인의 사유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움직이는 완전한 개인’을 등장시켰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 미디어 기술 발전을 관통해 온 아젠다라면, 모바일 미디어에 이르러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에게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콘텐츠를 소비하고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스낵 컬처(Snack Culture)’는 이와 같은 모바일 미디어 환경에서 나타난 문화적 소비의 형태를 의미하며, 상시적이고 선택적으로 소규모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신의 취향에 기반한 큐레이팅(Curating)의 형태로 콘텐츠를 향유한다. 이동 중에, 침대에 누워서 혹은 다른 일을 하면서 짧고 캐주얼한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이용하는 것이다. 140자 트윗에 메시지를 담아내는 트위터(Twitter)나 주고받은 사진과 영상을 10초 이내에 사라지게 하는 스냅챗(Snapchat)과 같은 짧은 호흡을 핵심으로 하는 소셜 미디어, 연재 형식을 기반으로 하는 웹툰이나 웹소설, 슬라이드 형식을 통해 압축적, 시각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카드뉴스, 15초에서 최대 1분 이내의 영상을 제작 및 공유할 수 있는 틱톡(TicTok)이 대표적인 스낵 컬처 콘텐츠 플랫폼들이다.




모바일 미디어 환경과 스낵 컬처의 보편화 과정에서 숏폼이라는 콘텐츠 형식의 부상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가 단순히 짧은 길이의 콘텐츠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숏폼 콘텐츠는 영화, 드라마나 예능과 같은 방송 콘텐츠를 아우르는 전통적인 롱폼 콘텐츠와의 관계성 속에서 그 개념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한다. 숏폼 콘텐츠는 기존 롱폼 콘텐츠들의 주요 내용을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클립 동영상(Clip Video), 쇼트 클립(Short Clip), 쇼트 동영상(Short Video), 숏폼 동영상(Short-form Video) 등 다양한 단어들이 혼재된 채 사용되었다. 주로 예고나 쿠키 영상과 같은 프롤로그 또는 에필로그 형태나 핵심 장면들을 집약한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통상적으로 지칭했다. 일종의 재가공형 콘텐츠에 해당하는 이와 같은 숏폼 콘텐츠는 전통적인 롱폼 콘텐츠의 부가 콘텐츠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본방사수’, 해당 시간에 텔레비전에 앞에 앉아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이 일종의 이벤트에 가까운 Z세대에게 재가공형 콘텐츠는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 소비된다.


모바일 환경은 생산과 소비의 측면에서 동영상을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형식으로 인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튜브 이용자의 60%가 일상적 정보를 유튜브에서 검색하고 있으며, 10대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유튜브는 웹사이트 중 가장 많은 체류 시간과 구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페이지 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튜브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넘어 정보를 검색하고 일상을 매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또한 스마트폰은 접근성이 좋고 다루기 용이한 콘텐츠 저작도구이기에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처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브이로그는 개인이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 형식으로 콘텐츠화하고 공유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서의 사용자의 측면을 잘 보여주는 콘텐츠다. 모바일 미디어를 기반으로 생산의 측면에서 상시적인 제작과 공유가 가능해지고, 소비의 측면에서 스트리밍 중심의 향유가 일반화되면서 숏폼은 동영상 콘텐츠의 주요한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숏폼 콘텐츠는 모바일 시대 미디어와 사용자의 변화를 모두 반영하는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십여 분에서, 짧게는 초 단위의 러닝타임을 보이는 숏폼 콘텐츠는 형식적으로는 모바일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창작과 향유에 최적화된 형태이며, 그렇기에 내용적으로는 전통적인 롱폼 콘텐츠에서 정립된 다양한 장르와 미디어 간 경계를 허물며 역동적인 융합이 나타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숏폼 콘텐츠를 두고 지나치게 가볍고 자극적인 것에 집중하여 자가 복제 안에서 길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이는 특정 플랫폼이나 콘텐츠를 안에서 미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단편적인 결론이다. 숏폼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을 나무에서 숲으로 확장하면, 현재 콘텐츠 산업 내에서 생산자와 향유자를 아우르며 나타나고 있는 역동적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2. 지속가능한 ‘숏(Short)한’ 실험, 시리얼(Serial) 콘텐츠


숏폼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와 소규모 인력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롱폼 콘텐츠에는 기본적으로 상당한 제작비가 투입된다. 스타 작가나 프로듀서, 출연진이 투입된다면 그 제작비는 드라마틱하게 증가한다. 그러나 그것이 꼭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는 넘치고 시간은 한정적인 시대에 사용자들은 재미도 없는데 길기까지 한 콘텐츠를 참아낼 인내심이 없다. 그렇기에 편성이나 상영에 제약이 없는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 네이버TV와 같은 포털을 통해 전통적인 롱폼 콘텐츠의 장르나 문법에 대한 재구조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숏폼 콘텐츠가 가진 형식적·내용적 유연함은 향유자들의 피드백을 발 빠르게 수용하며 새로운 시도를 유연하게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콘텐츠 장르 간 융합, 향유자와의 상호작용, 다루기 쉽지 않았던 소재와 표현 등 콘텐츠적 실험을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숏폼 콘텐츠가 가진 힘이다. 여기서 실험은 새로운 시도만으로도 유의미함을 획득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향유자의 긍정적인 반응과 이에 따른 입소문을 확산하기 위한 시도들을 의미한다. 향유자는 더 이상 일방향적으로 송출하는 정보를 수신하는 수용자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작과 퍼블리싱, 향유가 이루어지는 숏폼 콘텐츠는 완벽하게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공개하고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사용자와의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숏(Short)한 실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성공적인 숏폼 콘텐츠는 연재 형식, 시리얼(Serial) 콘텐츠로서 정체성을 가진다. 드라마의 경우 ‘시즌제’라는 형태로 느슨한 연재가 이루어지고, 예능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시리얼(Serial) 콘텐츠의 특성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웹드라마와 웹예능 콘텐츠다. 웹드라마는 웹툰, 웹소설과 더불어 한국형 웹콘텐츠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숏폼 콘텐츠다. 서사성이 강한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다른 숏폼 콘텐츠에 비해 사용자의 기대 지평이 높고, 집단 제작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10대에서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기존 드라마 1~2회 분량을 하나의 시즌으로 단시간 내에 몰입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로맨스 장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웹드라마 제작 스튜디오인 플레이리스트는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등을 성공시키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플레이리스트는 로맨스 장르를 중심으로 복수의 작품 간 세계관을 공유하며 공간과 캐릭터를 크로스오버(Cross-Over)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웹예능은 캐릭터를 구심점으로 한 다양한 시도들을 보여준다.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하는 대표적 웹예능 콘텐츠인 <워크맨>은 선을 넘는 캐릭터로 주목을 받은 장성규 아나운서가 주축이되어 다양한 직업과 아르바이트를 직접 체험하고 그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다. 장성규 캐릭터와 직업 체험이라는 설정을 포맷화한 리얼리티 예능 형식을 취하고 있다. 캐릭터 중심의 웹예능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이언트 펭TV> 이다. ‘펭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EBS》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는 스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EBS》 연습생 신분의 10살 펭귄, ‘펭수’ 캐릭터를 중심으로 키즈 콘텐츠를 넘어 연령을 초월한 예능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스브스 뉴스에서 제작한 웹예능인 <문명특급> 또한 마찬가지다. 연예인과 일반인의 합성어인 ‘연반인’ 재재 캐릭터를 중심으로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과 같은 K팝 콘텐츠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음악 웹예능이 탄생했다. 현재는 스브스 뉴스에서 분리되어 독립 유튜브 채널로 서비스되고 있다. 최근에는 ‘컴백맛집’, ‘백쪼의 호수’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확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숏폼 예능 콘텐츠는 앞서 언급한 지속가능한 실험으로서 숏폼 콘텐츠가 가진 장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워크맨>, <자이언트 펭TV>, <문명특급>이 처음부터 지금의 형식과 내용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거쳐 향유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고, 그 실험은 계속되고 있으며 계속 되어야만 한다.



방송과 같은 기존의 롱폼 콘텐츠에서는 숏폼 콘텐츠가 지속가능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신서유기 외전> 시리즈나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 등과 같은 나영석 PD를 중심으로 한 《tvN》과 채널 십오야의 콘텐츠가 대표적인 사례다. TV로는 전체 분량 가운데 일부만 편집한 5~6분 분량을 방영하고, 방송 종료 후 유튜브 채널에서 전체 분량을 선보이는 것이다. 기존 예능 콘텐츠의 세계관과 설정, 먹방, 패션 등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유연한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나영석이라는 스타 PD가 일종의 캐릭터로 기능했다고도 볼 수 있다. 종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는 제작자인 동시에 다양한 예능 콘텐츠에 구심점으로 기능하는 캐릭터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제한 없는 다양한 소재와 형식을 통해 숏폼 콘텐츠가 축적되어가는 과정에서 제작자 혹은 출연자의 캐릭터화가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다.


3. 창작과 향유의 유동적인 경계


숏폼 콘텐츠를 모바일 시대를 관통하는 콘텐츠 패러다임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 중심의 참여 문화를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보다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익숙한 Z세대에게 동영상 콘텐츠는 거실, 극장 등 특정 공간과 시간에 구속된 채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향유의 맥락을 결정할 수 있는 콘텐츠다.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향유 플랫폼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감상을 공유하고, 나아가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저작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사례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을 표방하는 SNS 틱톡이다.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만든 틱톡은 15초에서 1분 이내 길이의 동영상을 만들어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플랫폼이다. 음악과 배경화면, 다양한 특수효과와 몽타주 기법에 최적화된 편집 툴을 제공하는 틱톡은 음악, 코미디, 상황극 등 사용자의 일상보다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의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른 사용자의 영상과 자신의 영상을 결합한 ‘듀엣’이나 ‘챌린지’ 해시태그는 소셜미디어로서 틱톡의 특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바로 이것이 틱톡이 다른 SNS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은 숏폼 콘텐츠를 매개로 사용자가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종의 놀이터다.


특히 챌린지 캠페인은 숏폼 콘텐츠를 매개로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 참여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독특한 양상을 보여준다. 음악,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영상을 직접 찍어 공유하는 댄스 챌린지 형식이 주를 이룬다. 해시태그를 활용하여 다른 사용자들이 참여한 콘텐츠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챌린지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아무노래 챌린지’는 가수 지코의 싱글 앨범인 <아무 노래>의 마케팅 목적으로 틱톡에서 진행된 참여형 브랜딩 캠페인이다. 사용자에게 광고는 콘텐츠 소비의 흐름을 끊는 방해 요인이다. 사용자는 콘텐츠를 향유할 때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광고를 차단하거나 건너뛴다. 이를 우회하기 위해 광고를 콘텐츠처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영화 같은 광고’와 같이 스토리텔링이 소구되기도 한다. 챌린지 캠페인은 재미있는 광고를 넘어 브랜딩 과정에 사용자를 참여시키고 그들 자체를 콘텐츠로 전환시킨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브랜드에 연대감(Engagement)을 느끼고 나아가 브랜드의 구성원으로 기능한다. 이 지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창작과 향유의 경계는 투명해지고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숏폼 콘텐츠의 향유자들은 일방향적인 콘텐츠의 수신자를 넘어 언제든지 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발신자로 변모하는 것이다.



4. 한류와 숏폼 콘텐츠


기술의 발전은 흔히 이전보다 더 나은 기술, 수직적인 발전의 형태로 이야기되지만, 수평적 발달 또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평적 발달은 기술의 보편화, 해당 기술이 얼마나 사회 안에서 대중적으로 확산되는가를 의미한다. 즉, 기술과 미디어가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사회와 문화에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디지털 패러다임으로의 진입과 함께 단기간에 기술의 수직적 발전과 더불어 수평적 발달을 동시에 경험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처하는 한국 사회의 특징이다. 또한 가장 역동적이고 참여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한국의 콘텐츠 산업에서 숏폼 콘텐츠는 유의미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의 등장과 부상은 글로벌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한류의 주체가 대기업 중심에서 크고 작은 창작 주체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속적으로 작은 실험이 가능한 숏폼 콘텐츠의 유연함과 창작과 향유의 유동적인 경계를 통해 콘텐츠의 제작과 공유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용자는 한류 콘텐츠의 주체가 다양화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 제작과 향유의 경계가 불투명해지는 지금, 숏폼 콘텐츠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제작자들과 이를 즐기는 향유자 모두에게 더욱 넓은 가능성의 장을 제공할 것이다. 예능, 드라마를 아우르는 다양한 오리지널 숏폼 콘텐츠와 함께 2020년 하반기에 런칭한 카카오TV는 모바일 환경에서의 향유에 최적화된 OTT 플랫폼이다. 유튜브가 준비 중인 숏폼 콘텐츠 플랫폼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 또한 구글이 관련 국내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유튜브 쇼츠는 최대 60초 길이의 숏폼 동영상을 중심으로 서비스되며, 쇼츠 카메라와 같은 저작 툴을 제공한다. 무료로 사용 가능한 음원과 녹화 속도 조절 등 다양한 동영상 저작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유튜브 쇼츠는 유튜브와의 연계를 통해 사용자를 유입함으로써 급성장한 틱톡의 대항마가 될 예정이다. 국내와 해외를 아울러 숏폼 콘텐츠를 둘러싼 판은 이미 생성되고 있으며, 그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참고자료

이진 (2020).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유형 연구」.『인문콘텐츠』, 제58호. 121~139쪽.
양지훈 (2018). 「중국과 미국의 짧은 동영상 콘텐츠 고품질화 시도」, 『트렌드리포트』, 한국방송통신 전파진흥원.
KT미디어랩 (2020).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 나스미디어.
KT미디어랩 (2019). 『글로벌 인터넷 이용 현황』, 나스미디어.
채성오, “[단독] ‘틱톡’ 대항마 ‘유튜브 쇼츠’, 한국 출시 카운트다운”, 《블로터닷넷》, 2020.12.03.


글ㅣ이진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조교수

     (출처 : 한류NOW 2021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