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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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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대중화의 일등 공신 고려인 동포, 그들을 위한 배려의 필요성

  • [등록일] 2017-02-28
  • [조회]1525
 

요즘 시내를 거닐다 보면 심심치 않게 한식을 팔고 있는 음식점들의 광고가 눈에 띈다. ‘KOREAN FOOD’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광고 문구 속에 그림으로 설명되는 비빔밥, 불고기, 찌개들은 호기심 반 관심 반으로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식을 먹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고 있는 가스피탈리 시장을 중심으로 한 미라바드구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맛볼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수도 타슈켄트 어느 지역을 망론하고 손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즈벡인들의 생활 속에 파고들어 한식의 대중화에 가속도를 붙게 한 일등공신으로는 우리 정부의 한식 세계화를 위한 노력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의 공을 높이 사야 할 것이다.

 

1937년 소련의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인해 물설고 땅 설은 이곳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해 올해로 정주 80년을 맞고 있는 이들은 고집스럽게 한국 문화를 계승하고 한식을 매일 밥상 위에 올리고 있다. 이중 우리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는 매운맛과 양념 맛을 다소 뺀 ‘짐치’를 만들어냈고 다양한 반찬들은 기본적인 조리방법에서 설탕과 신맛을 가미해 자신들만의 ‘마르코프차’(당근 볶음), ‘푼초자’(고려인 식 차가운 잡채) 등의 샐러드 식 반찬을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한국식 야채인 ‘시금치’와 ‘배추’는 점차 건강식 야채로 인식되어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고려인 동포들의 음식인 짐치, 마르코프차, 푼초자>

 

이러한 고려인식 음식들이 우즈벡 국민들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인 ‘플롭’과 조화를 이룬 ‘짐치’는 또 다른 하나의 최상의 음식 궁합으로 꼽힐 만큼 전통음식과 어울려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고려인 동포들의 뿌리인 한국을 자유로이 찾도록 마련된 동포 비자 발급은 꿈에도 그리던 한국방문으로 시작해 일자리를 위한 방문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이 중에서 많은 고려인 동포들은 한국의 식당 등에서 수년간 일해오면 나름대로 한식 조리법을 익히고 기반을 다진 후 고향인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와 때맞추어 불고 있는 한류에 힘입어 하나둘씩 한식당을 개업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성공한 많은 고려인 동포사업가들이 선호하는 사업 군 중 하나인 요식업은 이들이 고급 레스토랑을 개업할 때면 유럽 음식과 대등하게 한식을 판매하고 있어 한식 고급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최근 수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한식당의 대부분은 고려인 동포들이 개업하는 식당들이다. 이들 식당들에서는 한국 교민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해 가격면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한식 본연의 맛을 살리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상당수의 식당들 중에는 교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의 음식 맛에 결코 뒤지지 않는 메뉴가 하나씩은 있을 정도이다. 이런 식당들의 대표 메뉴가 현지인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을 끌고 있다. 

 

우즈벡 현지인들과 가끔 한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례 나오는 말들이 현지 교민 한식당 들은 가격이 왜 그렇게 비싸냐는 것이다. 냉동 명태와 고등어, 오징어까지 러시아에서 수입되며 일부 생선을 제외한 모든 식자재들을 현지에서 자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책정된 음식 가격들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한식들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려인인 운영하는 한식당들>

 

또 하나 고려인 동포들이 개업하는 식당에서는 대부분 한식과 일식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생업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미소국’이 ‘된장찌개’로 둔갑해 판매되거나 ‘스시롤’이 ‘김밥’으로 둔갑하거나 우리의 간장보다 단맛이 강한 일본식 소스를 쓰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 다른 두 나라의 음식이 점차 경계가 모호해지고 강한 맛을 가진 한식보다 비슷하면서 순한 맛을 가진 일식이 한식과 많은 혼돈을 가져오며 음식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일은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류의 인기 속 한식의 대중화는 당연히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전통한식과 퓨전한식, 일식 등이 혼재되어 음식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때 식당운영자들이 체계적인 한식 교육을 받고 자체적인 메뉴 개발을 할 수 있다면 맛있으면서도 글로벌한 한식, 정체서을 잃지 않은 한식이 소개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진 촬영 :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명숙[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우즈베키스탄/타슈겐트 통신원]
  • 약력 : 현재) KBS 라디오 '한민족 하나로' 통신원, 고려신문 기자 우즈-한 친선 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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