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리포트

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한류는 성공적인 문화 외교의 예 ... 멕 前 외교관 롤단 박사 인터뷰

  • [등록일] 2017-07-28
  • [조회]199
 

롤단 박사는 한국 경제의 부흥기인 90년대 초반, 아직 멕시코와 한국 간 교류가 막 움트기 시작할 때 주한 멕시코 대사관의 참사관으로 부임해 한국에 첫 발걸음을 디뎠다. 박사가 한국에 도착해 숨을 돌릴 당시 고국 멕시코는 살리나스 대통령의국가 경제의 붕괴로 유래없던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었고, 우리에게 현재 너무나도 익숙한 나프타로 잘 알려진 북미 자유 무역 협정이라는 개념이 새로운 희망으로 막 떠오르고 있었으며,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으로 알려진 무장 반군의 치아파스 주() 무단 점령, 차기대통령 후보의 느닷없는 암살과 같은 멕시코 현대 역사에 아로새겨질 폭력과 어둠에 물든 혼란 그 자체였다. 

 


<에두아르도 롤단 박사 - 사진출처 : 에두아르도 롤단 박사 제공>

 

이와 같은 혼란에서 벗어나 박사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낯선 타국인 한국에서 한국인들과 부대끼며 살기 시작했다. 외국인에게 친숙하지않았던 한국인들에게 멕시코인은 더욱 낯선 외국인이었던 시절이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지있지않았던 박사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과나해 상당한 흥미를 갖고 외교관의 본분을 다했다. 이런 그의 노력덕분이지 한국과 멕시코는 서로 몇발자국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랬던 그가 정들었던 한국을 떠나 여러 타국에서 외교관의 인생을 살아온 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박사는 한평생 몸 담았던 멕시코 외교부에서 은퇴하여 미래 후배 외교관들의 양성을 위해 여러대학에서 강의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는 지침 없이 여러 학술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과의 인연에 힘입어 최근 「한반도의가능성 -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공화국 간에는 어떠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가? (Las grandes potencias en la peninsula coreana - ¿Que pasa en Corea del Norte y Corea del Sur?) 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해 멕시코 상원(上院) 의회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던 박사에게 한류에 관한 조금 더 학술적이고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어 그를 멕시코시티 중심가 한국 식당에서 다시 만나보았다. 그는 얼마 전 양국이 주관한 행사에 초청되어 20여년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노라고 언급하며 오랫만에 다시 방문한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감탄을 표했다.

 

박사님께서는 최근에 20여 년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셨는데 감회가 새로우시겠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90년대 초 주한 멕시코 대사관의 동료들과 데낄라(멕시코 전통 술)를 한국에 수입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는데 현재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데낄라를 주문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재직 당시 그토록 노력했지만 결국 당시 기술상의 문제로 미래의 프로젝트로 미뤄야했던 한국, 중남미 간의 직항 노선도 개통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영광이었습니다.

 

외교관으로써 멕시코에 도달한 한국 문화 및 한류의 방향을 어떻게 목격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질문에 답변하기 전, “문화”라고 하면은 굳이 지금의 한류뿐만이 아닌 전통 문화 등도 빼놓을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내게 '한국 문화'라는 단어를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한국 음식입니다. 수많은 맛과 색깔로 장식되는 음식들이 멕시코의 음식 문화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는것이 그때나 지금이나 참으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질문에 대답하자면 현재 한국 정부는 본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펼치고 있는데, 국제관계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미국의 학자 조셉 나일이 말한 '소프트 파워'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위 '문화 외교'인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 정부가 이런 측면의 계획에서는 정말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다른 많은 나라들의 전반적인 전통 문화홍보 측면이 아닌, 한국 정부의 한류 홍보는 전통 고유 문화와 현대 문화를 둘 다 성공적으로 홍보한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작년 전 한국 대통령의 방문 당시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전통 공연과 현대한류(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동행하여 관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는 현대 한류도 밀레니엄 세대를 바탕으로 전 세대로 전파되어 세계적으로 전례없는 성공을 거두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예인데, 만 명이 넘는 관객 중 95%는 한류로 하나되어 공연을 즐긴 현지 젊은이들이었다는 것이 내게는 또 다른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문화는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문화의 다양성이 인종이나 생김새가 달라도 두 나라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한류는 여러 모로 닫힌 사회를 선호하는 세계적 분위기를 반박하는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비단 멕시코나 한국 뿐만 아닌 많은 국가들이 현재 자신들의 고유 문화를 보호하고 다른 문화들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나는 한류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면서 다른 여러 문화를 수용하며 함께 즐길때 우리의 고유 문화도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멕시코와 한국 사이의 문화 교류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던 이유 중 하나로 두 나라가 갖고 있는 과거의 아픈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끊임없이 외부 세력의 공격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한동안은 서로 고유 문화를 보전 발전시켜가는 방향으로 사회가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서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데는 여태까지 그랬던 것 처럼 시간과 노력은 필요할 것이지만,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래왔듯 꾸준히 중요한 발자욱을 남기며 나아갈 것이다. 한국에 주재했던 멕시코 외교관으로써 나는 한국 사람들의 ‘소주’ 사랑을 보고 영감을 받아 멕시코 술인 데낄라를 한국에 수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데낄라가 한국에 완전히 상륙했다고 해서 ‘소주’가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고유 문화도 중요하되 다른 여러 문화를 수용하며 시도해보는 것이 우리의 고유 문화와다른 문화들을 함께 발전시키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국가보호주의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에 대해서는 예외로, 문화를 나눌 때는 서로 공격하려하지말고 상대를 포용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다리'를 지지하지 '벽'을 지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전 외교관답게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큰 이슈로 회자되고 있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벽' 발언을 재치있게 비꼬며 인터뷰를 마친 롤단 박사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한국어 한 마디, '친구, 깎아주세요!' 를 농담 삼아 이야기하며 회상에 잠겼다. 그는 한국에 거주 당시 먹었던 라면의 맛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라면을 주문하기도 하며 다시 한번 한국에 대한 친근함을 표현했다. 그 친근한 모습에 필자는 한국을 사랑하는 여느 외국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에두아르도 롤단 (Eduardo Roldan) 대사는 멕시코 외교관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 후 아시아 및 중동의 여러 국가에서 멕시코특명전권대사로 근무했다, 한국에서는 주한 멕시코 대사관에서 90년대 초 참사관으로 근무했으며, 은퇴 후 현재는 멕시코 외교학회 명예위원 및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에서 정치외교학 교수로 재직하며 미래 외교관 양성에 힘쓰고 있다.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진호[멕시코/멕시코시티]
  • 약력 : 현) 멕시코시티 아나우악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
  •  
  •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  
  • 덧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