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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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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케이하우징페어, 이제는 한옥을 만날 시간!

  • [등록일] 2017-10-11
  • [조회]88
 

 

한국의 전통 건축 한옥, 그동안 독일에서 실제로 한옥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 베를린 한국정원과 2년 전 포츠다머플라츠에서 문을 연 통일정자 정도를 손에 꼽을 수 있다. 이마저도 마음 편히 보긴 어렵다. 베를린 한국정원은 산책로만 개방되어 있고 한옥 마루에는 한 번 앉아볼 수도 없다. 통일정자도 주위와의 조화는 아랑곳 없이 덩그러니 문을 닫고 서 있다. 모두 한옥 밖에 서서 건물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은 지난 5월 화재로 전소되어 버렸다. 독일에서 한옥은 중국과 일본의 건축과 구분하기 어려운 '아시아'적인 어떤 '희귀한 볼거리'로만 머물렀다.

 

그런 한옥이 독일, 혹은 유럽의 일상 속에도 들어올 수 있을까?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응용예술박물관(Museum Angewandte Kunst)에서 열린 한옥박람회, '케이하우징페어(K-Housing Fair)'는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한옥박람회조직위원회와 월간한옥이 주최한 케이하우징페어는 한옥 뿐 아니라 창호문, 전통 서랍장, 한지, 자수, 장독대까지 한옥 내외부를 채우는 소재, 기술, 예술품 등을 독일 및 유럽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외에 소개하는 첫 박람회로 상업적 측면뿐 아니라 전시와 상량식 등 문화적 요소를 결합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응용예술박물관에서 열린 케이하우징페어 상량식 행사>

 

독일 케이하우징페어는 9월 28일 오후 1시, 한옥 정자의 상량대를 올리는 '상량식'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상량식은 목조 건물의 뼈대가 거의 다 완성된 단계에서 대들보 위에 마룻대(상량) 를 놓을때 지내는 의식으로 전통 건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성대하게 치르는 행사다. 프랑크푸르트 응용예술박물관의 새하얀 건물과 푸른 공원이 맞닿은 곳에 한옥 정자가 들어섰다. 상량식 행사를 위해 임시로 설치했는데, 목재의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 주변 경관과 더 잘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상량식에서는 이광복 대목장이 상량문을 쓰고, 두 명의 목수가 지붕에 앉아 상량을 들어 올렸다. 이날 상량식에서는 박범흠 프랑크푸르트총영사는 물론 프랑크푸르트 응용예술박물관의 아시아 담당 큐레이터 슈테판 그라프 폰 데어 슐렌베어그(Stephan Graf von der Schulenburg) 박사, 한국에 30여 년간 살면서 한옥 보존에 힘써온 로버트 파우저(Robert J. Fouser) 전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평일 오후 시간대로 참석자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참가자 모두가 이 낯선 의식을 관심있게 지켜 보았다. 상량식이 끝난 정자는 행사가 끝난 이후 해체, 프랑크푸르트의 한국정원의 복원 재료로 기증될 계획이라고 한다.

 

 

 

<케이하우징페어 전시장 입구>

 

케이하우징페어가 열리는 응용예술박물관의 내부 1층 로비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55호 소병진 소목장의 전주느티애기장, 서울시 무형문화재제 26호 심용식 소목장의 팔각불발기문 등 20여명의 장인들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되었다. 전통 자수 명인으로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는 이정숙 작가의 자수 작품도 함께 소개됐다. 이정숙 작가는 '한옥의 목재, 도자기 등 딱딱한 질감이 있는 한옥 내부에 자수가 들어감으로써 한 층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며 한옥을 꾸미는 예술작품으로서 자수의 가치를 설명했다.

 

크기별로 진열해놓은 장독대와 항아리도 눈에 띄었다. 장독대는 그 부피와 무게 때문에 쉽게 해외로 가지고 나와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케이하우징페어를 통해서 해외에 처음으로 나오게 되었다는 산내공방의 이경희 대표는 세계무대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옹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김치나 발효식품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옹기는 발효를 위한 가장 완벽한 저장용기'라고 설명했다. 옹기가 해외 무대에 제대로 소개된다면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한옥의 안팎을 구성하는 다양한 전통 소재와 기술, 작품이 10월 1일까지 현지 방문객들을 만났다. 행사를 방문한 우베 보이흘레(Uwe Beuchle)씨는 '전시된 서랍장이 매우 우아하다. 앤티크 가구로 구분될 수 있는 이런 서랍장들은 이곳 사람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라며 '다만 전시 규모나 전시 형태가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하우징페어 전시장에 자리잡은 작품들>

 

9월 30일에는 케이하우징 행사의 일환으로 응용예술박물관에서 '지속가능한 한국의 고건축'이라는 주제의 국제고건축포럼이 개최됐다. 미국, 스페인 등 국제적인 패널들이 참가해 한옥과 고건축에 대해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는 장이 마련됐다.

 

독일에서 열린 첫 케이하우징페어의 오프닝 행사였던 상량식은 평일 오후 시간대로 방문객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장소 선정 기간도 촉박해 전시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에서 한국의 전통 건축을 주제로 한 독립적인 행사로는 처음으로 기획된 행사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5월에 화재로 전소되어버린 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을 복원하는데 힘을 더하는 의미도 크다. 특히 국제적인 패널들과 함께 진행한 '국제고건축포럼'은 매년 행사를 진행하며 한옥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독일에서 지어지는 신식 건물에 '온돌(Fußbodenheizunge)'이 들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독일 위키피디아에서는 이 방식을 이미 한국식 '온돌(Ondol)'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온돌은 신식 건물이 내세우는 꽤나 고급스러운 기능 중 하나로 인식되는 추세다. 한국의 건축 기술은 이미 독일에 들어와 있다. 케이하우징페어와 같은 자극이 하나 둘 늘어난다면 독일의 삶 속에서도 한국의 건축 양식을 발견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을 것이다.

 

 


<인터뷰> 슈테판 그라프 폰 데어 슐렌부어그 박사(Dr. Stephan Graf von der Schulenburg)

독일 프랑크푸르트 응용예술박물관 아시아 담당 큐레이터



 

-케이하우징페어를 위해 응용예술박물관 공간을 내어 준 이유와 그 의미는 무엇인가?

케이하우징페어 개최 장소에 대한 문의가 왔었고, 기꺼이 응했다. 행사 테마가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우리 박물관의 프로필과도 어울렸다. 우리 박물관은 늘 아시아 문화를 선보이려고 애써왔다. 100년 전부터 아시아 콜렉션을 해 놓고 있는데 현재 약 5000-6000점의 작품이있다. 대부분이 중국 작품으로 전체 60%-70%에 이른다. 일본은 20% 정도고 그 외에도 터키 이란 등 작품이있다. 한국 작품은 사실 아주 적은 편에 속한다. 5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독일에 있는 다른 박물관도 마찬가지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결과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문화적으로 많이 선보여졌었고 교류가 있었다. 반면 한국은 이때까지 이곳에 그렇게 많이 소개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 행사의 의미가 더욱 크다. 우리 박물관은 1962년에 독일에서 최초로 한국 관련 전시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계속해서 한국 문화를 선보이려고 노력한다.


-독일에서 한국 문화는 어느 정도로 보여지고 있는가?

2005년 한국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이 되었을 때 도시 전반적으로 상당히 큰 규모로 한국 문화를 선보였다. 이곳에서도 한국의 불교 문화 작품, 백자 등을 소재로 전시를 했는데, 전통적인 것 뿐만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 건축과 도시계획, 한국 스타일이라는 주제로 소개가 많이 됐다.


최근에는 한국 영화나 전자제품, 자동차 등 경제 산업적으로 독일과의 교류가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 문화적 측면에서는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한국 문화의 아이덴티티 등 한국 문화를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이를 매우 좋게 생각하고, 또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박물관도 한국 측과 적극적인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며,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다. 한국 쪽으로부터 전시품이나 미술 작품 등도 많이 소개 받는다.


-상량식 시연은 어떻게 봤는지?

상량식은 나도 오늘 생전 처음 본 의식이었다. 매우 흥미롭고 인상적이었고, 나도 많이 배웠다. 이런 행사는 한국에서도 일상적인 행사는 아니지 않는가? 다만 아쉬운 점은 기간이 너무 촉박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시 한다면 좀 더 잘 준비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특히 독일인 방문객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현지에서 한옥의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독일도 파흐베어크(Fachwerk)라고 해서 목재로 된 전통 건축양식이 있는데, 이를 재개발하고 복원하려고 노력한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에도 현재 이 전통형식의 건물을 복원중이며 반년 뒤쯤이면 완성한다. 한옥도 나무로 되어 있으면서 매우 견고하고 단단해 보인다. 나무 소재로 인한 화재의 위험 등도 그렇게 크게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을 몇 번 방문했는데 80년대 처음 한국에 갔을 때는 낡은 건물이 많이 보였다. 최근에 갔을 때는 정말 많이 변했더라. 현대적으로 바뀌었고, 또 한옥 건축 양식과 조화되게 해 놓은 곳들을 보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느꼈다.


-건축양식 등 문화요소에서 한중일 문화 구분이 어렵다. 이 문화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을 추천하는지?

그렇다. 나도 차이점을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지만 딱 짚어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구분하는게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경우 유럽적 범위에서 주변국들과 함께 행사나 프로그램을 많이 꾸린다. 동아시아, 한중일도 물론 정치, 역사적으로 쉽지만은 않겠지만, 서로 함께 문화를 내 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이웃나라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유진[독일/라이프치히]
  • 약력 : 현)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재학중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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