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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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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한 터키 방송사 오보가 불러온 파장

  • [등록일] 2018-03-14
  • [조회]1592
 

한국과 터키 사이에 예상치 못한 불화가 발생했다. 터키 주요 5대 방송사 중 하나인 SHOW TV(이하 쇼 TV)의 살인사건을 다루는 뉴스에서 용의자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하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25일 쿠웨이트에서 일어난 필리핀 국적의 가사도우미에게 행해진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다룬 것으로, 필리핀을 필두로 하여 중동 지역으로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로 근무하는 이주여성들이 놓여있는 열악한 인권실태와 비정상적인 노동구조를 드러낸 사례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실수가 더욱 중대한 이유는 이처럼 해당 살인사의 용의자가 인권을 짓밟고,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인물로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쇼 TV의 실제 방송화면 - 출처 : 사건관련 KBS 보도에서 인용한 캡쳐화면(https://goo.gl/3G4dqa)>

 

국가 정상의 사진을 유희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 또한 상당한 외교적 결례이지만, 공중파 TV가 범한 이러한 실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결코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 쇼 TV는 앵커 브리핑 이후 자료 화면에서도 지속적으로 문 대통령의 사진을 내보내어 일각에서 한국을 폄하하는 고의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또는 정치적 공작 아니냐.” 하는 의견이 나오도록 부추겼다. 필자도 이번 일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녹화방송도 아닌 생방송 뉴스였고, 터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뉴스 데스크를 전담하는 PD와 스탭들이 방송 내내 상주하는데 어떻게 문 대통령의 사진이 1분 이상 화면에 등장할 동안 이러한 상황이 제지당하지 않고 방치되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이 소식을 접한 필자의 지인들 또한 쿠웨이트인과 필리핀인이 얽혀있는 이 사건에 어떻게 전혀 관련 없는 국가의 대통령 사진이 들어갈 수 있었는지 그 정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황당해 했다.

 

이 사건에 대해 한국에서는 해당 보도가 송출된 지 약 보름이 지난 311일 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에 의해 처음 기사화되었다. 이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번 일이 기사화된 까닭은 주터키 한국대사관 측에서 쇼 TV측에 해당 영상의 삭제와 사과, 재발에 관한 조치를 요구하는 서신을 전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TV가 해당 영상의 삭제와 한국대사관에 대한 비공개 사과를 전하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기사는 즉시 주요 포털 사이트의 메인에 만 하루이상 노출되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당연히 해당 방송사와 터키정부, 그리고 심지어 터키 국민들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했다. 네이버에 게재된 해당 기사에는 현재까지 만 이천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연합뉴스 원본링크에 마저 250여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공중파 방송에서 일어난 한 번의 실수로 졸지에 터키는 일베충’, ‘후진국이 되어버렸다.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관련내용 최초 기사(연합뉴스)의 댓글 - 출처 : https://goo.gl/TPv6Eo>

 

연합뉴스에서 사건이 기사화된 이후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는 터키 정부차원의 사과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한국 외교부에서도 공식 트위터와 언론보도를 통해 오보 이후 대응상황을 전하며 해당 방송국에 방송 또는 자막을 통한 사과 표명 조치를 촉구하였다고 한국 정부의 공식 의견을 전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쇼 TV는 외교부 입장 전달 이후 만 하루만인 3월 12일(현지시간 기준 3월 11일 저녁) 오보가 있었던 동일 뉴스 프로그램에서 앵커인사를 통해 공개 사과했다.

 

<물의를 일으킨 쇼 TV의 공개 사과방송 - 출처 : Youtube>

 

한국과 문재인 대통령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서한으로 유감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만,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저희 뉴스에서 실수로 대통령님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전혀 의도치 않게 이루어진 실수에 대해 형제의 나라 한국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TV의 사과 방송이 송출된 이후에는 터키 누리꾼들의 한국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과 방송을 보고서야 본 사건으로 인해 한국에서 터키에 대한 얼마나 많은 비난이 일었는지 인지하게 된 터키인들은 일계 방송국의 실수를 가지고 터키인들까지 비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리 또한 한국인들의 사과를 요청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한편, 터키에서도 지난 달 한국 언론에서 터키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인 아프린에서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테러리스트가 아닌 쿠르드인 지역을 정복, 탄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 보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은 바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터키 누리꾼들은 이번 한국인들의 반응을 두고 만약 언론 보도를 가지고 해당 국가와 국민들까지 비난할 수 있다면, 터키인들도 얼마든지 한국인을 비난할 자격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터키 측의 실수를 인정하며 한국인들의 분노를 이해하는 누리꾼들과 한국인들의 과도한 반응을 불쾌해하는 누리꾼들 사이에 설전이 이는 양상 속에서 한류팬들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한국인들의 반응을 옹호하는 이들에게 일부 누리꾼들은 한류팬을 멍청한’, ‘철없는또는 부끄러운존재로 노골적으로 비하했다.

  

 

 

<위 사과방송 후 터키 누리꾼들의 반응 - 출처 : 위 Youtube 영상 하단 댓글, 번역자막 통신원 번역 및 첨부>

 

터키와는 지난 해 수교 60주년을 맞으며 이를 축하하기 위한 굵직한 행사들과 주요 정치 인물들의 양 국가 내방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온 터라 이번 사건은 더욱 당혹스럽다. 문제를 일으킨 방송사 측에서 한국 정부의 요구조건에 맞는 조처를 모두 취한 상황이니 양 국가 의 외교관계에 금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양 국가 모두에서 인터넷 여론이 위력을 갖는 상황에서 한국의 터키 아프린 작전 관련 보도, 터키의 쇼 TV 오보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 일어남으로 인해 양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서로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터키의 한류가 젊은 층에서 발전해가고 있는 만큼, 터키 인터넷 사용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10-30대가 만들어내는 인터넷 여론은 한류의 내일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순항 중이던 한류의 흐름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발생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일종의 배신감, 한류팬들을 수준 낮은 오타쿠로 보는 일각의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측에서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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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엄민아[터키/앙카라]
  • 약력 : 현) 터키 Hacet tepe 대학원 재학, 여행에세이 작가, 주앙카라 한국문화원 번역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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