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전체 검색영역
  • Facebook
  • Twitter
  • Youtube

통신원리포트

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영화 <생일>을 통해 본 한국 영화의 역량

  • [등록일] 2019-04-19
  • [조회]142
 

영화 <생일>이 대만 현지 관람객의 호평을 받으면서, 관객 만족도 5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소재가 된 세월호 사건은 5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영화 제작을 놓고 선뜻 용기가 나지 않고 조심스러웠다는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 <생일>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남은 자들의 슬픔과 답답한 심정 등 복잡한 감정을 매우 절제해 표현한 영화다. 만족도 조사 5점 만점에 평균 4.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준 현지 관람객의 영화 감상평을 보면 제작 의도와는 거리가 먼, 감성적인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밖에 동 영화의 잔잔한 여운을 인상 깊게 시사한 댓글도 많았다.

 


<영화 생일중에서 출처 : ettody>

 

영화 후반부에 정말 많이 운 영화(아이디 Tthan)’. ‘보고 난 뒤 왠지 모를 무거운 감정이 들지만, 이야기의 전개를 자연스럽고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한 영화(아이디 小雯)’,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아이디 RD)’ 등 감정을 최대한 억누른 전반부에서 그 감정이 폭발하는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이에 공감하는 관람객이 많았다. 하지만 <생일>은 절제된 감정선 이외에도 현지 관람객에게 한국 영화의 역량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년 전 4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현지 언론과 매체는 속보로 세월호 구조 상황을 보도한 바 있으나 이후 정권 교체와 촛불 시위 등 사건의 여파를 제대로 이해한 관람객은 드물다. 이 영화의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 제작됐는데, 이에 많은 현지 네티즌은 관심을 보였다. 동시에 정의와 진실을 밝히려는 한국 영화와 그 역량은 현지 관객의 찬사를 받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정리한 유튜브 영상 출처 : 유튜브 채널 @HI A Day>

 

물론 실존했던 과거사를 영화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대만 영화 평론가 펑사오위(彭紹宇)과거사를 바라보는 정의로운 관점과 우리가 모르는 진실을 소재로 영화화된 한국 영화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같은 나잇대의 평론가 펑사오위는 이 영화를 평론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으로 영화를 감상하려 애썼다고 하지만, 영화 관람 이후 동 영화의 모티브가 된 김탁환 작가의 장편 소설 거짓말이다를 읽게 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이어 “<생일>의 역량은 관객들이 사건을 희석하지 않고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데 있다. 더불어 동 사건은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의 대표적 민주 항쟁인 228 사건이 해외 관객에게 인지되는 것과 유사하다며, “영화 <생일>처럼 한국사 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 한 젊은이의 죽음이 국가적 민주화 운동으로 번진 사건을 다룬 <1987>과 같은 작품들은 해외 관객에게 해당 사건 이면의 진실을 전달하는 동시에 부수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점이 한국 영화의 독보적인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펑사오위는 과거사를 다룬 영화는 때론 그 영화의 의도가 현실의 상황과 부합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 영화 때문에 영화의 배경이 된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실제 그 사건이 발생했던 지역마저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문화적 역량이라고 언급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내러티브(Narrative) 연출 효과는 사건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는 유족들의 억눌린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기보다 오히려 절제를 통해 억누르고, 후반부에서 그 감정을 관객들이 표출하게 하도록 한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서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접근법, 또 한국 영화의 문화적 역량을 시사했다.

 

영화 <생일>은 정부를 향해 개혁과 비판을 요구하는 영화도, 사건의 진실 규명과 정의 구현에 의존해 기획 및 연출된 영화도 아니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와 그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던 이들이 상처를 치료하는 하나의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런 점에서 대중은 동 영화를 신선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며, 사건을 둘러싼 입장이나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닌 관객의 판단에 맡겨 연출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지 한류 팬들은 단순히 한류 스타 및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맥락이 담긴 한국의 모습을 접하고, 그 내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렇게 한류는 외적인 화려함을 넘어 내적 역량도 쌓아가고 있으며, 이는 한류의 장기적 지속에 필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단순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에 열광하고, 이를 한류 열풍이라 단정짓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한류의 내적 역량과 문화적 토대가 더 풍성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자료

https://star.ettoday.net/news/1420486

https://movies.yahoo.com.tw/movieinfo_review.html/id=9845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동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
  •  
  •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  
  • 덧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