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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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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과 생태계를 위한 DMZ의 가치

  • [등록일] 2019-05-12
  • [조회]66
 


<비무장지대에서 서식해온 진귀한 아시아 흑곰 출처 : '가디언'지 공식 웹사이트>

 

남북한 국경선에 위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는 비단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oint Security Area, 2000)을 통해 유럽인들이 주목하게 된 곳이 아니다. 한국이란 이름을 들으면 떠올리는 압도적인 이미지가 분단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남북한 경비 병정들이 총대를 메고 손만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서 마주 보고 보초를 서는 장면은 굳이 영화 장면이 아니더라도 다분히 극적이고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만한 요소들을 담뿍 담고 있다. 지난 해 4월 말에 남북한 정상 회담이 열리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끈 세계사적 현장으로서의 한국 비무장지대는 여전히 유럽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분단국가로서의 상징인 비무장지대, 공동경비구역이 어떻게 관리되고 발전되는가는 남북한이 미래에도 어떤 관계를 형성해갈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이자 실제로 역사가 일어나는 현장으로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사적 현장으로서의 공동경비구역 출처 : '미러'지 공식 웹사이트>

 

그동안 영국에서는 비무장지대를 생태계를 잘 보존해온 장소로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곳으로 평가해 왔다. 콘월 지역에서 이를 본 따 공원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등(‘19216일 자 통신원 리포트 '한국의 보물 DMZ의 플로라 콘월의 영국 공원에 옮겨진다' 참조), 언론의 관심 또한 꾸준히 받아왔다. 한국학을 공부하거나 한국으로 여행을 가려는 유럽인들에게 한국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장소가 어디냐고 물으면 서슴지 않고 비무장지대를 꼽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판문점을 다녀온 경험을 자랑스럽게 전하는 학생들을 만난 적도 꽤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비무장지대 관련 가디언지의 보도가 눈길을 끈다. 지난 510일 금요일에 게재된 '남북한 사이에 있는 무인지대에서 진귀한 흑곰이 등장했다'(Rare black bear seen in no-go zone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무인 카메라에 잡힌 동체의 주인이 사람이나 군인이 아닌 돌다리를 건너는 검은 곰이었다는 사실은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수십 년째 방임되어왔던 비무장지대의 중요한 생태학적 가치를 보여준다.

 

이 아시아 흑곰(Asiatic black bear)은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종으로, '자연보존국제연합'(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이 작성한 '위협받고 있는 생태계의 적색 목록'(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취약하다'고 분류되어왔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흑곰의 발견은 위험한 지뢰밭과 남북한 긴장 관계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 밖에 밀려나 있던 이 지역의 생태학적 중요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 15년 전에 복구 프로그램이 착수되지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흑곰은 거의 소멸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가디언지는 2001년 이래 다섯 마리에 불과했던 흑곰들의 숫자가 증가하여 현재 61마리에 이른다고 연합뉴스가 전한 자료를 인용했다.

 

비무장지대에서 서식하지만,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동물 품종들의 상태는 현재 파악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한다. 이 지역의 생태계를 보호하자는 캠페인 하에 발족된 그룹인 ’DMZ Forum‘의 이승호 대표의 발언에 따르면 한국 비무장지대의 생태()적 가치는 수십 년 동안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온 수 많은 과학자들이 이 지역을 연구하면서 기록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비무장지대의 지뢰밭 때문에 검열 대상이 된 대한민국 측 민간인 통제구역 (CCZ/civilian control zone) 연구에 근거한 추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디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승호 대표는 아시아 흑곰들은 1953년 휴전 협정이 체결된 이래 거의 66년 동안 인간들과의 접촉으로부터 차단되었던 비무장지대의 독특한 생태학적 가치를 입증해주는 '아주 중대한' 존재들이라고 밝혔다. 이 흑곰들은 약 5년 전 대한민국의 국립 생태학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90대 이상의 카메라들을 약 세로 250km, 가로 4km 반경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의 숲과 초원 지역에 설치하여 포착된 것이다. 이는 이 지역을 돌아다니는 동물들이 조금만 움직여도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게끔 조성되어 있다. 지난 주, 대한민국 환경부가 공개한 흑곰의 이미지는 지난 2018년 시월에 비무장지대의 동부에서 포착된 것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서식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아시아 흑곰을 비롯해 106종의 보호 동물들을 포함한 5,097종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의 위기는 현재 고조되는 남북한 관계의 긴장 때문이 아니라 남북한의 평화로운 관계로 인해 추진되는 도로들과 철도 건설 등 경제 발전 사업 때문에 생겨날지도 모르며, 후자가 더 우려된다는 이승호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여 흑곰 관련 보도를 마무리 짓고 있는가디언지의 진단을 정책 수립자들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역사적 가치를 지닌 관광 명소이자 생태계를 위한 보물로, 여기서 노니는 동물들과 아름다운 식물들을 자동차 소음 없이 모두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비무장지대가 거듭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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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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