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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주간지 '라다르'의 영화 <버닝> 재조명

  • [등록일] 2019-05-13
  • [조회]193
 

아르헨티나 대표 진보 언론 파히나 도세(Página 12)는 매주 일요일 문화예술 관련 주간지 라다르(Radar)를 발간해오고 있다. 동 매체에는 한 주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공연이나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주요 소식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의 평론이 게재된다. 사회 변화와 유행에 민감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국내외 예술 및 문화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동 주간지에 실리는 글을 보고, 쓰고, 참고한다. 지난 55, 라다르지에는 영화평론가 디에고 브로데르센(Diego Brodersen)이 영화 <버닝>과 이창동 감독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모든 불(Todos los fuegos)’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소설가 훌리오 코르타사르(Julio Cortazar)의 대표 단편 소설집의 제목을 연상시킨다(동 단편집에는 8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돼있으며, 한국어판은 불 중의 불(Todos los fuegos el fuego)로 출간된 바 있다). 당연히, 모두가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아르헨티나 국민 작가의 대표작의 타이틀을 과감히 패러디한 기사 제목은 분명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했다. 단지 <버닝>의 주요 소재가 ''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이번 리포트에서는 이창동 감독에 대해 꼼꼼한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진 현지 언론매체의 기사 원본을 인용하여, 현지 영화인 및 영화 애호가 사이에서 한국영화의 입지, 인지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주간지 라다르에 실린 영화 '버닝' 관련 특집 기사 출처 : 통신원 촬영>

 

먼저 기자는 이창동 감독의 6번째 영화 <버닝>을 넷플릭스에서 관람 가능하다는 사실이 의외였다며 기사의 첫 말문을 열었다. 일찍이 한류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한국영화는 아르헨티나에 탄탄한 한국영화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던 분야 중 하나다. 20, 15년 전 한국은 적어도 아르헨티나에서는 멀고 먼 '3세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자발적으로 영화 한류는 다른 어떤 정부의 지원이나 역할 없이, 입소문을 타고, 영화제와 각종 독립영화관 문을 열게 했다.

 

1년 전 칸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영화평론계에서는 사실상 거의 모든 2018년 최고 영화 리스트에서 상위에 랭크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버닝>은 스릴러 장르 영화의 매우 뻔한 구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사회, 특히 한국 젊은이들의 느끼는 불안감을 관찰해 영화 안에 성공적으로 녹여냈다. 게다가 문학적 바탕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한층 더 복합적이면서 자극적인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한국 대구에서 태어나, 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여섯 번째 작품 <버닝><>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그의 여섯 번째 장편 영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다행히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어 기사는 영화 <버닝>은 무리카미 하루키의 원작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자유롭게 재해석한 스릴러물이지만, 그 속에 섬세한 감정처리는 물론, 관능적 느낌이 이어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감독의 신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두고 그의 작품 6편은 모두 동시대 한국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는 종수라는 주인공을 통해 한국 젊은이들의 고독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기사에는 이러한 점 때문에 이번 영화에 주연 연기자였던 유아인과 전종서 두 배우에게도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일일이 설명을 하기보다, 그들이 느끼는 인물들을 즉각적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도 기재됐다.

 

이창동은 그의 전작 <박하사탕(1999)><오아시스(2002)>를 통해 그 세대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그는 지난해 중국 핑야오 페스티벌에서 한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당시 이런 말을 했다. “종수는 대부분의 한국 청년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하는데 굉장한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음을 보여준다. 물론 종수 또한 작가로서 성공하려는 야망을 상징하고 있다.” 종수를 연기하는 유아인은 이미 한국에서 잘 알려진 연기자지만, 전종서는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해 주목을 끌었고, 더 신비감을 모았다. 특히 이 감독은 그녀의 얼굴을 보면 특유의 미스터리함이 느껴진다. 관객은 아마 그녀가 연기하는 해미를 통해 영화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해미와 같은 역할을 맡기에는 그녀가 아주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연기자들에게 연기하지 말라고 요구하곤 한다. 일일이 이 캐릭터는 어떻게 나타내라, 감정은 이렇게 보여줘라라고 하기보다 그들 스스로 느끼고 인식한 것을 토대로 즉각적으로 표현하기를 부탁한다.

 

상기 기사를 작성한 평론가 디에고 브로데르센은 이창동 감독의 출생과 성장, 데뷔 스토리와 함께 그의 영화 세계의 배경이 된 한국의 역사적 배경, 시대 상황, 사회의 변화를 쫓았다. 영화 속의 배경장소인 파주시가 북한의 국경과 닿아있다는 점 또한 아르헨티나 관객들에게는 큰 흥미를 유발시킨다. 한 공동체, 민족으로서 '분단체제'의 국가에서 산다는 것, 또 개인적으로는 한국처럼 경쟁이 불가피한 사회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현지인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기에 그 영화가 만들어진 현실적 배경을 관객에게 부연 설명하는 거라는 추측이 들었다. 물론, 영화 속 가장 아름답고 매혹적인 장면으로는 파주의 평화로운 해 질 녘, 해미가 춤을 추는 장면을 꼽았다. 그때의 국경 넘어 북한 쪽에서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며, '평화'는 한국의 수많은 병렬현실을 보여주는 암시가 아니겠냐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참고 자료

Página 12(19. 5. 5.) <Todos los fuegos>, https://www.pagina12.com.ar/191402-todos-los-fuegos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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