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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우즈베키스탄 신예 영화감독,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Entr’2 Marches’ 그랑프리 수상, 그리고 아카데미를 향한 도전

  • [등록일] 2019-06-12
  • [조회]208
 

지난달 24일 폐막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의 수상 소식과 개봉만으로도 대한민국 영화계와 국민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칸 영화제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영화계에도 94년 영화사에 남을 기쁜 소식을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칸 영화제는 공식 세션에서 경쟁부문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시선', '비경쟁 부문', '시네파운데이션', '단편영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우즈베키스탄 영화 감독 쇼키르 호리코프(Shokir Kholikov)의 작품 (Чай)는 칸 영화제 주최 기간 중 프랑스 장애인협회(APF)가 주관하는 Entr’2 Marches(Between 2 steps)에서 당당히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수상 소식에 앞서 본선 진출을 위해 700편이 넘는 출품작 들 중 본서 경쟁작 20편에 선정되었다는 소식만으로도 우즈베크 영화계의 분위기는 고무되기에 충분했다. 영화 가 본선 경쟁작으로 선정된 후 그랑프리 유력 후보라는 칸 국제영화제 측의 통보에 영화를 연출한 쇼키르 호리코프 감독은 부랴부랴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그랑프리 트로피를 받을 수 있었다.

 


 

72회 칸 영화제의 Entr’2 Marches 그랑프리를 수상한 쇼키르 호리코프 신예 감독 - 출처 : repost.uz

 

특히나, 우즈베키스탄 영화계가 영화 의 이번 칸 영화제 수상 소식에 크게 기뻐하는 데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의 자국 영화의 저력 확인이라는 측면 외에도 또 다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성 감독이 아닌 우즈베키스탄 국립 예술 문화 대학교 졸업생이기도 한 쇼키르 호리코프 신예 감독의 졸업 작품이 크고 작은 국내외 영화제에서 예상치 못한 수상 소식들을 속속 전해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영화계의 혁신적인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칸 영화제의 수상 소식에 앞서 영화 는 대표 국제영화제의 수상을 미리 점치기라도 하듯 PROlogue, 마케도니아, 러시아, 인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기타 국가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전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우즈베키스탄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을 수작으로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영화 의 칸 영화제 수상 소식을 영화계 전반의 재기 희망의 메시지로 간주하는 근본적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잠시 우즈베키스탄 영화 역사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영화 역사는 1925년 구소련 시절 국영 ‘Shark Yulduzi(샤르크 율두스 - 동방의 별) 영화 제작소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샤르크 율두스 영화제작소 초대 사장인 우마르 무키모브는 국영 영화 제작사 ‘Uzbekkino’를 설립한 동일 인물이다. 1936년에는 한국보다 1년 늦게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유성 영화 Клятва’(클라트바 선언)가 제작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영화 제작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난 1945년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약 35년간은 최고 영화 산업 전성기를 구가한다. 공교롭게도 동 시기는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때 탄생한 구소련 영화 중에는 고전 영화의 백미로 손꼽히는 타슈켄트는 빵의 도시(Ташкент — город хлебный)등과 같은 영화와 중앙아시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리는 고전을 영화화한 타히르와 주흐라나스레진의 모험은 구소련 최고 영화 훈장 등을 수상했다.

 

명실상부 구소련 최고 예술 영화 제작의 구심점임을 인정받은 우즈베키스탄 영화산업이 20여 년간의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뒷배경은 따로 있다. 당시 독일과의 2차대전 시 나치군이 수도 모스크바를 점령하기 위해 진격하던 길목에 있던 나라들인 벨로루시야, 몰도바,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과 같은 국가의 영화인들과 예술가들은 영화 제작 기반이 잘 갖추어진 우즈베키스탄으로 피난을 오면서 그야말로 영화산업의 황금기의 초석을 다져 1968년부터 1988년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구소련 영화산업 전성기 시설 제작된 타슈켄트는 빵의 도시’, ‘타히르와 주흐라’ - 출처 : 키노포이스크

 

이후 80년대 중반부터 경제 활동 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즈베키스탄 영화는 간혹 크고 작은 국내외 영화제 등에서 수상 소식을 전해왔으나, 1991년 독립 이후 2010년대를 들어서기 전까지 이렇다 성적을 내지 못하며 영화 산업 부흥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렇듯 고전을 면치 못하던 우즈베키스탄 영화계는 2010년대를 들어서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Uzbekkino’는 영화산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신진 작가들의 시나리오 공모와 예술 영화 제작 투자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국립 예술 문화 대학교와 젊은 영화 예술인 협회, 국립 영화 위원회 등을 통해서는 실력 있는 영화계 종사자 양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2013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10회 유라시아 영화제와 2014년 독일에서 개최된 아동 및 청소년 영화제를 비롯해 러시아 국제 영화제 등에서 수상 소식을 전해오게 된다.

 

영화 의 칸 영화제 수상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영화 제목에 기인한다. 우즈베크인들에게 차란 삶의 일부 이자 인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을 제치고 인구의 98% 이상이 차를 물보다 더 자주 마시는 이들은 생활 속에서도 그 중요도가 잘 나타난다. 집과 사무실을 찾아온 손님에게는 제일 먼저 차를 내어오는데 만약 이때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의 전통 찻잔에 한 모습 마실 만큼의 적은 양을 따른다면 당신은 환대받는 손님으로 방문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기를 청하기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또한, 차에 대한 이들의 생활 태도와 중요도는 일상에서 쓰는 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Charchagan bo'lsang, choy ich. (피곤하면 차를 마셔라.)

Kim bilandir yaqin bo'lishni istasang, birga choy ich. (누군가와 친해지기를 원한다면 차를 함께 마셔라.)

Choy ichmasang kuchni qayerdan olasan? (차를 마시지 않는데 어디서 힘을 얻을까?)

Choy va non bo'lsa bas. (차와 빵만 있다면 다른 것은 없어도 괜찮다.)

 

상기 언급한 일상어 외에도 차를 주제로 한 말들과 속담은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영화 를 소개한 15초 영상 출처 : 유튜브 채널 ‘38 Международный Студенческий Фестиваль ВГИК

 

여기서 영화 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영화의 시작은 짧지 않은 시간 노환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진 한 노인이 침상에 누워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목이 말라 차가 담긴 주전자를 들어 차를 따라보지만 비어있다.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에 온 힘을 실어 어렵게 창문 가에 놓여 있는 차 병에 손을 뻗어 보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목소리까지 잃은 그는 밖에서 젖먹이 아이를 돌보고 있는 며느리를 애써 불러보지만 역시나 들리지 않는다. 그때 오버랩되는 죽은 부인의 사진을 바라보며 슬픈 에 찬 그에 눈에는 절망이 스며든다.

 

영화 16분간 휠체어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노인을 통해 퇴색해가는 인류애, 자비, 노인 존중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살아가는 이면 속에 또 다른 이면을 마주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이 필요한 차를 마시고자 내, 외적으로 맞서 싸우며 애쓰는 모습은 마치 우리의 삶의 목표를 향한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다. 이런 영화 속 주인공의 내면 심리 묘사는 뛰어난 연출력으로 칸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가 제92회 오스카상 시상식 단편영화 부분에 후보작으로 등록됐다는 소식을 알린 기사 출처 : uzdaily

 

최근 우즈베키스탄 영화계는 또다시 영화 의 세계 영화제 수상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저력과 가능성, 실력이라는 삼박자가 맞물린 영화 는 로스앤젤레스에서 202029일에 개최되는 제92회 오스카상 시상식의 단편영화 부분 후보작 선정 등록을 마쳤다. 오스카상 시상식의 단편영화 부분 후보 경쟁작 발표는 오는 101일 진행된다. 우즈베키스탄 주요 언론 또한, 영화 의 오스카 도전에 힘을 싣고 있으며 내심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의 영화 거장으로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여오고 있다. 72회 칸 국제영화제가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에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듯 제92회 오스카상 시상식 또한 두 나라에 다시 한번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Repost(19. 5. 29) 〈Узбекский студент снял фильм «Чай» и выиграл Гран-при на Каннском фестивале (трейлер), https://repost.uz/nasnimal

UZ Daily(19. 5. 30) 〈Американская киноакадемия зарегистрировала узбекский Оскаровский комитет〉, http://uzdaily.uz./ru/post/4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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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이명숙[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우즈베키스탄/타슈겐트 통신원]
  • 약력 : 현재) KBS 라디오 '한민족 하나로' 통신원, 고려신문 기자 우즈-한 친선 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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