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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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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메이드 인 코리아 호러 무비, 최고 수준

  • [등록일] 2019-07-31
  • [조회]567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을 동원한 영화는 <부산행>이다. <부산행>은 장르 상 좀비(Zombie) 영화, 좀 더 큰 카테고리로 분류하자면 호러(Horror) 영화에 속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단정적이지 않은,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좀비는 부패한 시체가 걸어 다니는 모습으로 자주 표현된다. 즉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부활한 시체, 또는 그런 시체에 의해 전염된 인간을 말한다. 그래서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는 주로 호러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비 영화에 대한 인기 때문인지 판타지, SF,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한 퓨전 좀비 영화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공전의 대박을 친 한국의 좀비 영화 <부산행>의 경우, 멜로드라마, 휴먼 드라마, 히어로 스토리의 요소까지 발견된다. 통신원은 좋아하지 않는 장르이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과 한국인들은 좀비 영화에 열광한다. 왜일까?

 

글래스고 칼레도이아 대학(Glasgow Caledonian University)에서 영화 이론과 미디어 정책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캐트리오나 밀러(Catriona Miller)는 좀비에 대해 학술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글을 여러 매체에 발표하고 있는 학자이다. 그녀는 대화(The Conversation)라는 온라인 매체에 좀비에 대한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워킹 데드(Walking Dead)>가 개봉되었던 2015년에 쓴 글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좀비에 대한 사랑은 그닥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들이 좀비 영화를 끊임없이 보고 싶어하는 이유?우리는 우리가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Our endless appetite for zombies is because we’re looking at ourselves)”라는 제목의 글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인간 내면의 깊은 의식을 잘 분석하고 있다. 그녀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 21세기 대중문화에 좀비가 깊이 침투한 이유를 좀비는 현시대 우리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좀비는 역사도 깊고, 종류도 여러 가지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독자적인 의식이 거의 없고 오로지 살아있는 사람을 잡아먹는 데만 열중한다는 것.

 

그녀는 이렇게 쓰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좀비 영화를 보며 자신을 좀비와 동일시 한다. 그리고 대다수는 좀비의 공격을 계속 받는 생존자를 자신에 견준다. 생존자는 끊임없이 싸운다. 안전한 곳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마다 다시 공격 받는다. 하지만 좀비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생존자는 싸우기를 계속 한다. 하지만 생존자는 이미 좀비에게 물렸기에 좀비가 되었지만 자신이 좀비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감정이 없고 즐거움도 없으며 단지 살아있는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끈질긴 욕구만 느끼는 우리들이 좀비와 다를 바가 무엇이란 말인가. 어쩌면 관객 대다수는 무의식적으로 자신도 좀비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세계를 집어삼키는 부주의하고 잔인한 인간성의 전염병에 걸린 우리 말이다. 우리가 보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좀비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최근 한국이 가장 잘 만드는 영화 장르는 호러라는 보도를 접했다. 전 세계의 패션, 음악, 아트, 문화를 보도하고 있는 영어권 온라인 잡지, 하이즈노비에티(Highsnobiety)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이자벨 오르토번(Isabelle Hore-Thorburn)은 최근 유튜버인 스크린드(Screened)’가 새로 올린 동영상에 대해 보도했다. 그녀의 기사를 보고 유튜브에서 스크린드의 관련 동영상을 찾아봤다. ‘스크린드는 약 1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파워 유튜버이다. 그의 관심사는 이야기들은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해준다는 주제에 관한 것이다. 726일에 업로드된 동영상의 제목은 우리들이 한국 호러 영화에서 배울 수 있는 점들(What We Can Learn From Korean Horror)”이었다. 730일 현재 조회 수는 약 11만 회이다. 먼저 동영상의 내용을 소개한다.

 

이 동영상은 클래식 한국 호러물(K-horrors)를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고자 제작되었다. 한국의 영화 감독들이 호러 장르의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장인의 경지이다. 한국의 호러 영화에서 배워야 할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보기 역겨운 이미지에 희극적 요소와 멜로 드라마를 잘 섞은 한국 호러물은 여타의 호러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우 뛰어난 수준의 어두움을 안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호러물일지라도 해피엔딩이 흔하다. 하지만 한국 호러 영화에서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별로 없다. 만약 해피엔딩인 호러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 동영상은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은 어두움에 관한 전문가적 식견을 갖춘 것뿐만 아니라 이를 잘 표현하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에 있어서도 매우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다. 한국의 호러 영화는 할리우드의 호러 영화들을 위협할 정도로 빼어나다.

 

1150초 길이의 이 동영상은 한국 호러 영화 4편을 가까이 들여다 본다. 2편은 2000년대 초기의 것으로 <장화, 홍련(A Tale of Two Sisters )><괴물(The Host)>이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 작품으로는 <곡성(The Wailing)><곤지암(Gonjiam: Haunted Asylum)>을 분석했다. 유튜버 스크린드는 좀더 호러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 서구세계가 한국 영화로부터 배워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모든 한국의 호러 영화들이 그가 말하는 똑같은 패턴을 답습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가장 뛰어난 기법 또는 노하우를 밝힌 것이다. 그가 한국 호러 영화를 접하게 된 이유를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복수와 피, 폭력이 낭자한 이미지들을 보고난 후에는 한참 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그 느낌을 즐겼었던 것. 하지만 여러 편의 한국 호러물을 본 후에는 그 불편한 이미지들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를 매우 차별화된 수준의 어두움(Distinctive quality of Darkness)’이라고 표현한다. 한국의 호러 영화들은 어두운 주제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장인의 경지라는 것. 지난 20여년 간 동안 한국 영화계가 내놓았던 우수한 호러 영화들로 인해 전 세계는 한국의 호러 영화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한국의 호러 영화들은 전 세계의 국제 영화제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들이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그리고 결국에는 미국의 관객들에게까지 그 엄청난 매력들을 가지고 다가가게 됐다. 그동안 전 세계의 호러 영화 마니아들은 일본의 호러 영화들을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었지만 이제는 한국의 호러 영화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호러 영화들이 이처럼 독특하고 우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구 세계에서 호러 영화를 만들 때에도 이 점들을 참고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첫 번째는 대조(Contrast)이다. 코미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재미있다가 갑자기 대조되게 호러가 되거나 달달한 로맨스 작인 줄 알고 보고 있다 보면 스틸러가 되는 등이 그것이다. 왜 호러 영화를 코미디라는 장르와 섞을까. 당신이 호러 영화를 보러 갈 때에는 마음 속으로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무서운 것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그에 대한 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영화가 무섭지 않고 계속 해서 웃긴다. 그러면 어느새 관객들은 긴장의 고삐를 풀고 느슨해져 웃긴 상황을 즐기게 된다.

 

<괴물><곡성>에 보면 이런 기법이 잘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곡성>의 경우, 아버지에게 귀염둥이였던 딸이 갑자기 사악한 영에 사로잡힌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존재가 되리라는 짐작을 관객들은 처음 부분에서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대조(Contrast)는 관객들을 헷갈리게 한다. 영화 진행을 보면서 도대체 이 장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고 어리둥절하게 되는 것이다. 종종 한국 감독들은 이런 목적을 위해 가족애 등 멜로드라마적 요소나 엉뚱한 코미디적 요소를 삽입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 무척 리얼하다. 그래서 본래 호러 영화라는 긴장을 잠깐 내려놓고 충분히 그 감정에 이입한다. 그렇다가 다시 호러의 요소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번에 관객들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주 작은 요소들일지라도 엄청나게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실로부터의 거리(Distance from the Truth)’이다. 다른 영화들이 극 중 인물들에 관한 정보를 친절하게, 그리고 거저 던져주는 것과는 달리, 한국 호러 영화 제작자들은 가능하다면 관객들에게 극 중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알려주지 않는다. 실제 공포의 원인이나 진실로부터 관객들을 멀리 떨어뜨리고 잘못된 정보를 흘린다. 그러면 관객들은 그 정보를 믿어버리고 그렇게 해석하려 한다. 하지만 실제 공포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그래서 실제 공포의 원인이 밝혀질 때 더욱 공포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결말(Endings)이다. 결말 부분으로 갈수록 영화는 당신을 무섭게 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앨리슨 페어스(Alison Peirse)와 대니엘 마틴(Daniel Martin)의 공저, <한국의 호러 영화(Korean Horror Movie)>라는 책에 보면 멜로드라마는 한국영화의 초기설정에 있어 이야기를 엮어가는 방식이다.”라고 되어 있다.

 

한국 호러 영화의 결말은 자포자기(Despair)이다. 관객들은 코미디, 멜로드라마, 스릴러 등 온갖 장르의 맛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후인지라 이제 거의 얼이 빠져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서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무언가 묵직하고 이제껏 맛봐 왔던 것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예전에 한 미국인 영화 평론가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가 나왔을 때, “에로티시즘, 박찬욱 감독에게 좀 배워라.”라는 기사를 본 것이 기억난다.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영화들이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물론 모든 장르를 다 잘 만들지만 그동안 전 세계 영화평론가들의 평과 언론 보도를 종합해봤을 때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가장 흥행이 보장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필름은 호러 장르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호러에 대한 평이 좋으니 호러 영화만을 만들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호러 장르로 전 세계 영화계에 지울 수 없는 한국산 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킨 후에는 무엇을 만들어 내놔도 먹힌다. 가장 잘 하는 것으로 넘볼 수 없는 위치에 오른 후, 여러 장르를 시도해도 좋으리라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끝으로 스크린드가 자신의 동영상 아래에 여러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호러 영화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올렸는데 그에 대한 답변을 소개하려 한다. <곡성>, <장화, 홍련>, <부산행>, <악마를 보았다>, <올드보이>, <마녀> 등이 올랐고 많은 이들이 한국 영화의 우수성에 대해 공감을 표현했다.

 


<유튜버, ‘스크린드의 한국 호러 영화의 우수성에 대한 동영상 출처 : 유튜브 채널 @Screened>

 


<유튜버, 스크린드의 로고 출처 : Screened 유튜브 채널(@Screened)>

 


<영화 곡성의 한 장면 출처 : IMDb>

 


<영화 장화, 홍련중 한 장면 출처 : IMDb>

 


<영화 괴물 중 한 장면 출처 : IMDb>

 

참고자료

The Conversation(15. 8. 21.) <Our endless appetite for zombies is because we’re looking at ourselves>, https://theconversation.com/our-endless-appetite-for-zombies-is-because-were-looking-at-ourselves-46425

https://www.youtube.com/watch?v=490QcBgrNog&t=63s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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