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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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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카자흐스탄 민족시인 '아바이 꾸난바이울리'의 생가 방문기

  • [등록일] 2019-09-18
  • [조회]409
 

카자흐스탄인이라면 모두 민족 시인 아바이를 잘 알 것이다. 문학, 특히 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카자흐스탄인이 아니더라도 아바이의 시적 세계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아바이는 카자흐스탄의 자랑이며, 그의 작품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더욱이 철학가로도 활동한 덕분에 1904년 서거 이후 현재까지 116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는 여전히 카자흐인들의 정신적, 상징적, 문화적인 지표로 남아있다. 그의 시는 여전히 다방면에서 회자되며, 노래로도 만들어져 세계 여러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 이렇듯 카자흐 역사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다보니, 그의 고향에는 아바이 박물관이 조성되기도 했다. 통신원은 아바이 박물관을 방문, 시인의 문학 및 철학 세계에 관련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아바이는 동부지역 세메이 지데바이 출신으로, 이는 아바이뿐 아니라 시인 샤카림, 작가 무흐타르의 고향이기도 하다. 뛰어난 인물을 배출한 덕분에 천재의 땅이라는 별칭도 존재한다. 20194,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는 아바이 박물관을 방문해 본인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시물을 게재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동 포스팅을 통해 아바이 작품 연구는 국가 차원의 문화 정책인 루하니 장그루(Rukhani Zhangiry)’의 핵심이 돼야 한다. 우리의 주요 목표는 아바이의 유산과 세계관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 조상을 존중하는 민족이다. 아바이 박물관에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길 바라며, 이는 조상을 향한 우리의 의무이자 젊은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교훈이라 포스팅하기도 했다.

 

<카자흐 대통령의 아바이 박물관 방문 출처 : zakon.kz>



<아바이 시인 기념 동상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아바이 시인 탄생 175주년을 기념해 약 500회에 걸쳐 크고 작은 국가 차원의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라 밝히며 이를 위한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

국민의 7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카자흐스탄에서 혹자는 아바이를 알라가 내린 인물이라 칭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데바이는 유라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Jer kindigi’, 번역하면 지구의 배꼽이라 부른다.

 



<지구의 배꼽, 지데바이 출처 : 통신원 촬영>

 

1990년 카자흐스탄 공화국 법령에 따르면, 모든 강가, 역사 및 순례 장소, 호수, 강은 국가의 보호 하에 관리되고 있는데, 아바이의 고향 세메이는 국가가 선정한 주요 문화 중심지가 됐고, 그에 따라 동 지역에는 여러 기념관이 개관됐다. 세메이는 총 16개의 마을로 구성돼있는데, 시인이 태어난 곳은 지데바이(Zhidebai)라 부른다. 세메이 중심부에서 약 180km 떨어져 있다. 아바이 시인이 살았던 이 집은 처음에는 아바이 시인의 아버지 쿠난바이(Kunanbai)의 소유로, 1840년부터 이 지역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후 시인의 형 오스판이 물려받았고, 오스판의 사후인 1894년 아바이의 소유가 됐다. 이후 시인의 뜻에 따라 새롭게 재설계됐다. 현재 박물관은 아바이 생전 지인들의 회상에 따라 복원됐다.

 

1945년 처음 문을 연 박물관은 1970년 시인 탄생 125주년을 기념으로 재건됐다. 5개의 방, 3개의 홀로 구성된 본래 외관은 유지하되, 시인의 친척, 친구들의 제공으로 의류, 도서, 사진, 악기 등 아바이가 사용하던 전시품이 추가됐다. 단순히 위인과 관련된 물품이 아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가늠해볼 수 있는 회고록, 사진도 포함돼 민족지적으로 의의가 깊다. 또 박물관은 아바이의 철학적, 문학적 작품의 근원지라는 점에서 방문자들의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시인의 묘비는 60년대 화강암으로 재건된 이후 30년이 흐른 지금까지, 연간 수 천명의 발길이 이어진다. 성원 때문일까, 기후적으로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묘비는 잘 유지되고 있었다.

 

아바이 박물관 내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바이 박물관은 5개의 방, 3개의 거실로 구성돼있다. 그중 첫 번째 방은 시인의 족보가 걸려있다. 시인은 생전 마유를 즐겨먹었는데, 두 번째 방에는 마유를 먹던 식기들이 복원돼있다. 그릇은 대부분 은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이 방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영국식 화로 역시 설치돼있다. 카자흐 전통 나무 침대 역시 눈에 띈다. 자세히 보면 머리와 발끝이 닿는 부분은 올려져있는데, 이는 혈액순환을 위한 것이다. 더불어 이동이 잦은 유목민들의 특성 상, 침대를 낙타 위에 올려놓은 후 고정하기 위한 용도로도 쓰였다고 한다. 또 사냥을 즐겼던 시인을 위해 당시 시베리아 주지사를 역임했던 지인은 총을 선물하기도 했는데, 그 총 역시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아바이 시인의 족보 출처 : 통신원 촬영>



<아바이 시인이 마유를 담아 즐겨먹었다던 전통 그릇과 당시 유행하던 영국식 화로 출처 : 통신원 촬영>

 

<카자흐 전통 나무침대. 머리와 발끝 부분이 놓이는 곳은 올라가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시인의 총 출처 : 통신원 촬영>

 

세 번째 방은 시인이 작품을 주로 집필했던 곳으로, 시인이 앉아 시를 쓰던 책상, 의자가 있고 시인이 소유하던 도서들을 볼 수 있다. 네 번째 방은 아바이 시인이 손님들을 맞이하던 방이다. 이 방에서 아바이 시인은 지인들과 장기를 즐겼다. 박물관에는 현재 두 개의 장기판이 전시돼있는데, 하나는 카자흐 전통 게임 Togiz Qumalaq, 다른 하나는 체스판이다. 첫째부인 아이게림의 소지품도 관람이 가능했다. 결혼 당시 아이게림의 부모님이 아바이에게 선물했던 물건들도 있었다. 특히 아바이 시인의 집으로 말을 타고 오면서 아이게림이 사용했던 은으로 제작된 안장도 있는데, 당시 은 안장이 인기였다는 해설을 들었다. 이 네 번째 방은 부인 딜다(Dilda)의 방이었고, 딜다가 사용하던 침대가 놓여있다. 이렇듯 시인과 가족들이 사용하던 물건들은 그대로 잘 보존돼있어 지난 세월을 느껴볼 수 있었다.

 


<카자흐 전통 게임 Togiz Qumalaq - 출처 : 통신원 촬영>

 


<아바이 첫째 부인 아이게임의 은안장 출처 : 통신원 촬영>.

 


<들다의 침대 출처 : 통신원 촬영>

 

그밖에 사진 역시 곳곳에 걸려있었다. 시인은 생전 러시아 작가 및 문화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어 사진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손님맞이 방에서는 가족 사진을 볼 수 있다. 조금은 독특해보이는 소지품도 눈에 띈다. 바로 시인이 사용하던 틀니다. 시인이 노인 시절 사용하던 이 틀니는 현재의 일반적인 틀니와 모습이 흡사하다. 이를 토대로 당시 유목민들이 서구식 생활 문화에 익숙했고, 의료품을 사용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었다.

 


<아바이의 가족사진. 가운가 시인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시인이 사용하던 틀니 출처 : 통신원 촬영>

 

마지막 방은 부엌처럼 사용하던 곳이다. 잦은 손님 방문으로 부엌을 별도의 방으로 마련한 듯하다. 방에는 커다란 밥솥, 여러 생활용품이 전시돼있다. 그밖에도 양, , 말 등, 사냥으로 잡은 짐승들의 고기가 보관됐다고 한다.

 



<밥솥과 식기 등, 당시 사용하던 물건들 출처 : 통신원 촬영>

 

시인은 정치, 철학, 종교, 언어, 사랑, 경제, 사냥, , 조국, 사람, 사회, 세계, 문화 등, 다채로운 주제로 작품을 집필했는데, 무엇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를 비판해 비판적 지식인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아바이의 할머니, 제레

박물관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아바이의 할머니 제레, 어머니 울잔의 묘가 있다. 특히 할머니 제레는 아바이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감을 주었고, ‘아바이의 길이라는 장편 소설에서 할머니가 등장해 카자흐스탄인이라면 모두 제레를 알고 있다. 할머니 제레의 이름을 본 따,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딸에게 제레라는 이름을 지어주곤 한다. 제레처럼 똑똑한 여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시인의 할머니, 제레의 묘지 출처 : 통신원 촬영>

 

아바이 시인의 묘지

1991년 카자흐공화국 설립 이후, 1995년에는 아바이 시인 탄생 150주년 행사가 열렸다. 당시 새롭게 형성된 국가에 맞추어 문화 역시 재정비가 필요했다. 이에 카자흐 민족 중 훌륭한 예술가들을 선정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 일환으로 공화국 측에서는 아바이와 샤카림의 묘소 재건을 유네스코에 제의했고 국제적 규모로 재건에 성공했다. 당시 재건 행사에는 세계 여러 국가의 대통령, 작가, 시인, 문화계 인사 등이 대거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통신원 역시 고등학생일 때 방문했던 경험이 있다. 참고로 샤카림은 아바이의 친척이자 제자이기도 하다.

 


<샤카림의 묘소()와 아바이의 묘소(). 같은 곳에 있다 출처 : 통신원 촬영>

 

샤카림에 대하여

샤카림은 앞서 언급한대로 아바이의 친척이자 제자다. 아바이와 마찬가지로 시인, 철학자, 역사가인 그는 당시 진보 지식인 중 한 명이었다. 외국어에 능숙했던 그는 유럽부터 중동까지 순례하기도 했다. 또 비판적 지식인이었던 탓에 소비에트 시대 많은 박해를 받아 비밀 경찰에 의해 살해, 우물안에서 발견됐다. 샤카림 사망 40년 이후, 맏아들은 우물을 파 뼈를 복원했다. 현재 그 뼈는 아바이 시인의 무덤 옆에 안치돼있다. 당시 소비에트 군인들이 생가를 파괴한 것에 더불어 모든 소지품을 불태웠지만, 그의 작품들은 독립 이후 카자흐의 사회적 재산이 되어 많은 국민들에게 영감을 준다.

 


<사캬림 묘소 모습 출처 : 통신원 촬영>

 


<샤카림 생가. 현재는 박물관. 출처 : 통신원 촬영>

 

매년 세메이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아바이 및 샤카림 박물관은 필수 방문 코스로 꼽는다. 또 시와 관련된 대회, 낭송회는 이곳에서 주로 열린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도 증가 추세임에 따라, 영문 설명 역시 추가될 예정이다.

 

아바이 시인이 만든 법

사상가이기도 했던 아바이는 법률 문서도 편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문서는 타타르스탄이 보관 중이어서 이번 방문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이에 카자흐스탄 과학자들은 아랍어 그래픽으로 작성된 문서의 사본을 복원했다. 해당 내용은 판사의 역할을 했던 아바이의 행적을 담고 있다. 100여 명의 법조계 인사들과의 회의를 통해 관습법에 관련된 헌장을 작성할 권한을 가졌던 아바이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민주주의자였다고 알려졌다.

 


<아바이 시인이 직접 만든 법 출처 : 리테르>

 

번역가로서의 활동

아바이는 1880년대 초반부터 번역가로도 활동하며 약 50편의 작품을 번역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문학가 푸시킨의 작품을 번역했는데, 훌륭한 번역으로 카자흐스탄뿐 아니라 러시아 문학계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아바이의 시 낭송 챌린지도 유행

아바이 시인 탄생 175주년을 앞두고 시인의 작품 낭송 챌린지가 유행 중이다. 누르술탄시 소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처음 시작했는데, 해당 학생은 다음 타자로 대통령을 지목했고, 대통령은 이에 응해 화제가 됐다. 시 낭송 챌린지는 계속되고 있다. 시인의 175주년 행사가 폐막되는 날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 낭송 챌린지는 고급 공무원 사이에서도 진행 중이다. 얼마 전에 누르술탄의 새로운 시장인 알타이 쿨기노프(Altay Kulginov)가 챌린지를 이어 받아 고려인 복싱 선수 겐나디 골로프킨(Gennady Golovkin)에게 전달한 바 있다. 챌린지는 국경을 넘어 중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알리바바(Alibaba group)의 설립자 마윈 역시 아바이 시인의 중국어 번역본을 낭독했고, 다음 타자로 겐나디 골로프킨을 또 지목했다. 카자흐 사회는 곧 겐나디 골로프킨의 시 낭송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아바이 시낭송 챌린지 출처 : Elorda.info>

 


<현 누르술탄 시장의 아바이 시 낭독 출처 : Elorda.info>

 

<알리바바 공동 설립자 중 한명인 마윈의 시낭송 출처 : newtime.kz>

 

시인의 이름, 다방면에 사용될 예정

신학기가 시작되는 9, 누르술탄시 소재의 한 학교는 아바이의 이름을 따 개교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개교식에는 카자흐스탄 국무총리 아스카르 마민(Askar Mamin)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또 앞서 언급한 아바이 탄생 175주년 행사 기획을 위한 국가위원회가 발족됐으며, 회의 결과, 시인의 고향 세메이 시 소재의 공항 명칭은 아바이의 이름을 따 개명될 예정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아바이 작품의 한국어 번역본

아바이 시는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됐으며, 한국어 번역본 역시 존재한다. 번역가는 카자흐스탄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시인 김병학이며, 2010년에 출판된 번역서 황금천막에서 부르는 노래란 제목으로 출판됐다.

 


<아바이의 시는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 출처 : 옥션>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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