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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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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태극 문양 넣어 만든 마스크로 아들의 정체성 키워주는 엄마

  • [등록일] 2020-05-24
  • [조회]107
 

에리카 윤(50씨는 미주 동포 사회에 한국어 뉴스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앵커 우먼으로 케이팝 보이밴드인 방탄소년단을 무척 좋아하는 열혈 아미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미주지역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LA 시민인 그녀도 마스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 쓰고 버리는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남편과 두 아들을 포함한 4식구의 것을 마련하려니 첫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비용보다 더 그녀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마스크가 만들어 낼 쓰레기가 얼마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까, 하는 죄의식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교회의 지인으로부터 손수 만든 예쁜 헝겊 마스크를 선물받는 순간, 그녀 내면 깊숙이 잠자고 있던 창작의 여신이 깨어났다.

 

예전에 제가 한국에서 퀼트를 배웠던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퀼트용 헝겊 가격이 상당히 비싸요. 그런데 미국에 와서 보니 퀼트 천들이 너무 싸고 프린트도 예쁜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걸 보는 순간, 당장 만들 건 아니었지만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때 제법 많은 양의 퀼트용 헝겊들을 구입했었습니다. 사느라 너무 바빠서 언제 다시 재봉틀을 잡고 퀼트를 할까, 싶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마스크로 그 퀼트 헝겊을 활용하게 되네요.

 

평소 무언가를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그녀는 퀼트 바람 이후에 풍선아트에도 폭 빠졌던 적이 있었다. 풍선아트를 할 때 풍선 외에도 필요한 재료가 부직포란다. 그래서 남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사야하는지도 잘 모르는 부직포를 많이도 사놓았었다고 한다. 부직포는 수제 마스크를 만들 때 필터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이다. 이렇게 수제 마스크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예전에 즐기던 취미활동으로 모두 마련한 그녀는 인터넷을 참조해 한땀한땀 정성껏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스크의 앞뒤를 다른 프린트의 헝겊을 붙여 박음질 했더니 기분에 따라 좀더 다양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다. 귀에 거는 마스크 끈으로는 운동화끈을 잘라서 사용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두 아들의 운동화를 어린 시절부터 수십켤레 구입했었는데 운동화에 딸려오는 여분의 운동화끈을 버리지 않고 모아뒀더니 이처럼 요긴하게 쓸 일도 있다며 그녀는 웃는다. 거기다가 운동화끈의 색깔도 흰색으로부터 검정, 보라, 빨강 등 여러 색깔이 있어 마스크 헝겊 색에 따라 다른 것을 골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마스크를 만드는 구체적 방법을 들여다보자면 양면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필터 넣는 부분의 시접을 완전히 박음질 하지 않고 열리게 하여 그 안에 넣는 것이다. 이는 그녀만의 아이디어이자 노하우이다. 운동화 끈은 끈 넣는 부분에 끼웠다. 그후 각자의 얼굴 크기에 맞게 조절해 끈을 묶고 매듭은 옷핀을 이용해 시접 안으로 밀어넣는다. 하나 만들다 보니 재미있어서 계속 만들게 되어 총 8개를 만들어, 그날 입는 옷에 따라 마스크도 색깔을 맞춰한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만큼 옷색깔에 맞춘 마스크는 가히 패션의 완성이라 할 만하다. 방탄소년단의 팬인 그녀는 방탄소년단이 파리 케이콘 마지막 무대에서 <아리랑>을 불렀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콩콩 뛰었었다고 말한다.

 

방탄소년단이 참 예쁜 것은 노래들이 사랑 타령뿐만이 아니잖아요. 젊은이들의 꿈과 좌절에 대해 얘기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노래하기 때문에 세상에 참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아리랑>을 불렀을 때 외국 아미들도 한국의 전통 민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댓글을 많이 봤었어요. <아이돌> 공연 때에도 탈춤, 부채춤 등 한국의 전통 무용을 전 세계에 소개했었죠. 방탄소년단은 정말 국보소년단이에요.

 

나라 사랑, 국위 선양의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그녀는 양면이 다른 예쁜 마스크를 만들어내다가 급기야 태극 문양을 넣은 마스크까지 만들게 됐다. 태극 문양이 잘 어울릴 만한 헝겊으로 마스크 바탕을 먼저 만든 후에 태극 문양은 파랑 헝겊과 빨강 헝겊을 잘라 천 위에 덮어 씌워 아플리케 방식으로 손바느질을 했다.

 

마스크에 태극 문양을 새겨 넣으며 태극기를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됐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죽 봐온 것이라 윗부분이 빨갛고 아래 부분이 파란색인 것은 아는데, 어느 부분이 어떻게 꺾이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거예요. 찾아봤더니 태극기의 태극은 한 모양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변형된 태극 문양이 있던데요. 빨강과 파랑의 색깔도 유심히 보게 됐어요. 빨강이라도 다 같은 빨강이 아니고 파랑 역시 다양하잖아요. 태극기를 이처럼 바로 보고 뒤집어 보며 연구했던 적은 머리털 나고 처음이에요.

 

에리카 윤씨에게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아들(정민준, 23)이 있다. 올해 6월 졸업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졸업식이 취소돼 뉴욕에서부터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기거하고 있는 중이다.

 

아들 방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걸려 있어요. 미국 살면서도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잊지 말라고 늘 말했었는데 태극 무늬 넣은 마스크를 하고 다니면 방탄소년단처럼 나라를 더욱 사랑할 것 같아 이 마스크는 아들을 주려고요.

 

여담을 전하자면 에리카 윤씨는 통신원에게 어떤 색을 좋아하냐고 묻더니 양면이 다른 분홍색 천으로 예쁜 마스크를 만들어 선물했다. KF95 마스크가 아무리 성능이 좋을지라도 정성으로 직접 한땀한땀 바느질해 만든 마스크에 비할까. 예쁜 색깔의 헝겊 마스크를 쓸 때마다 빨래 후 섬유유연제의 향기도 기분 좋게 느껴지고 왠지 더 많이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사용하고 있다.

 



<손수 만든 마스크에 태극 문양 아플리케를 수놓고 있는 에리카 윤씨>

 


<완성된 태극 문양 마스크>

 



<분홍색 프린트의 헝겊으로 만든 양면 마스크>

 


<에리카윤 씨가 만든 다양한 색깔의 마스크들>

 


<마스크에 들어가는 필터 역할을 하는 부직포들>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재)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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