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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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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남아공 정부가 코로나에도 학교를 닫을 수 없는 이유

  • [등록일] 2020-07-28
  • [조회]32
 

전세계에서 최장기간의 봉쇄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남아공은 봉쇄조치가 시작된 326일 이래로 학교의 개학과 휴교 조치를 번갈아 발표해왔다. 가장 최근 발표는 지난 724일 라마포사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국내 코로나19의 급증에 따라 공립학교를 4주간 다시 닫는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약 한달 간 지속된 개학에 교사연합이 거세게 반발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현재 남아공 내 코로나 19 확진자 수는 약 45만 명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남아공 교육부는 최근 국내 총 775개교에서 천명 이상의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한국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수치임에도 남아공 정부가 반대와 위험을 무릅쓰고 개학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남아공 교육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남아공 학교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사립과 공립의 중간성격을 갖고 있는 모델 C 학교를 제외한 일반 공립학교의 연간 학비는 700란드(5만원)부터 9,000란드(65만원)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100%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어(학생당 1천란드씩 정부에서 보조) 무상교육이 이루어지는 공립학교도 있다. 이에 비해 사립학교는 연간 학비가 적게는 3만란드(220만원)에서 많게는 10만란드(700만원)를 훌쩍 넘는다.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공립과 사립학교의 학비 차이는 교육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 교사 한명 당 학생 비율이 사립학교의 경우 최대 25:1이나 공립학교의 경우 40:1에 육박한다. 공립학교에서는 필수과목에 대한 보충수업 교사는 물론이고 일반 과목 교사도 종종 공석이다. 아카데미와 스포츠를 전인교육의 양축으로 삼는 남아공에서 공립학교의 운동시설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부의 편중이 심한 남아공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립학교에 다니고 사립학교는 일부 소수가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아공 공립학교 교실 - 출처 : ‘Inside Education' 웹사이트>

 


<남아공에서 가장 비싼 사립학교 중 하나인 Michaelhouse 전경 - 출처 : ‘Michaelhouse' 공식 홈페이지>

 

코로나 사태는 교육의 양극화라는 불편한 진실을 국민 모두가 매일 직면케하였다. 남아공 가정 중 20%만이 집에 컴퓨터가 있고 10%만이 인터넷 서비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립학교의 온라인 수업은 요원한 희망사항이다. 흑인 빈곤층이 대부분 거주하는 타운쉽은 단칸방에 전기마저 불법으로 끌어다 쓰는 것이 현실이다. 하루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 데이터 구매는 사치스러운 이야기이며 열의가 부족한 학교 선생님들은 숙제마저 내주지 않는다. 남아공 학교의 1/4는 교내에 수도 시설이 없으며, 대부분의 시골 학교들은 수세식 화장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물 부족으로 인한 위생문제는 코로나19가 남아공에 나타나면서 학교가 선제적으로 문을 닫은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한편, 코로나19 시대에 사립학교는 다른 세상 이야기이다. 봉쇄조치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부 사립학교는 온라인 시범수업을 선보이며 학생과 교사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였고 고등학생의 경우 녹화 수업이 아닌 실시간 대면 수업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봉쇄조치 초기 모든 학교를 닫게 했던 정부도 시간이 지나자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학사일정 결정에 있어서 자율권을 인정해주었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남아공 9~10살 학생 중 70% 이상이 독해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 평균적으로 100명의 중 40~50%만이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통과하고 14명만이 대학에 진학한다. 물론 이러한 수치들은 사립학교만 놓고 보면 여느 선진국 수준에 못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공립학교의 과제는 단지 학업 분야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남아공에서는 9백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 급식을 통해 필수영양분을 보충하고 있는데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 실제로 아동 기아가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사라지면서 교육제도 내 인종차별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학교에 존재하는 부와 인종에 따른 교육의 양극화, 그리고 이러한 현실이 더 심각해질 것임을 명백하게 예고하는 코로나19 사태, 이것이 남아공 정부가 매일 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현실에도 기를 쓰고 학교를 열려고 하는 이유일지 모른다.

 

참고자료

Nic Spaull(20. 7. 22.) <Six reasons why schools must be open if we are to fight Covid-19” (My DM Op-ed)>, https://nicspaull.com/2020/07/22/six-reasons-why-schools-must-be-open-if-we-are-to-fight-covid-19-my-dm-op-ed/

IOL(20. 5. 2.) <Schools: Public vs private>, https://www.iol.co.za/capeargus/opinion/schools-public-vs-private-43876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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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윤서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남아프리카공화국/프리토리아 통신원]
  • 약력 : 현) 주 남아공 문화홍보관 실무관 전) Africa Master Blockchain Company Marketing Manager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동아프리카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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