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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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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소수민족 꾸이족 전통 공연 현장에 가다

  • [등록일] 2020-10-14
  • [조회]19
 


<캄보디아 북부 스떵뜨렝주에서 온 꾸이족의 전통공연 장면 출처 통신원 촬영>

 

코로나 시대 들어 처음 열린 오프라인 전통민속공연에 현지 관객들뜨거운 박수로 화답

꾸이’(Kuy)족은 캄보디아와 태국라오스 등 3개국 국경에 걸쳐 사는 소수민족 중 하나다인구는 많게는 최대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태국 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강화해온 자국 문화 동화정책즉 ‘Thaification’을 통해라오스는 사회주의국가답게 강압적인 소수민족 문화 말살 정책을 펼친 탓에 소수민족인 꾸이족 고유의 문화 정체성은 거의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반면캄보디아 북부 고산지대와 거대 숲을 근거지를 삼아 온 꾸이족은 상대적으로 이 나라 정부 간섭을 덜 받았던 터라아직까지도 자신들만의 문화적 정체성과 고유언어까지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일요일 밤(11국립박물관 실내공연장에서는 캄보디아 북부 스떵 뜨렝주 지역에 사는 꾸이족의 전통문화공연이 펼쳐졌다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대부분의 예술 문화공연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열린이날 열린 특별공연은 1년 가까이 문화공연예술에 목말라 했던 많은 현지 예술 애호가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공연은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해 정부의 지침대로 사회적 두기 방식으로 진행되었다평소 2~300명 입장이 가능한 공연장은 1/3 수준의 입장객만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했다예전 같았으면 푸른 눈의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찼을 객석은 99% 이상이 현지인 관객들로 채워졌다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었다마스크를 쓴 채 객석을 차지한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설레는 마음으로 무려 7개월 만에 다시 재개되는 첫 공연의 막이 오르기만을 기다렸다.

 


<캄보디아 고산지대에 사는 소수민족 '꾸이족여인이 전통춤을 추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드디어 무대 위 조명이 켜지고 기다리던 공연이 본격 시작되었다공연은 꾸이족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공연자의 작품 설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그는 꾸이족 고유의 전통문화와 생활풍습그리고 그들이 숭배하는 무속신앙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관객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이를 경청했다드디어 꾸이족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이 등장했고그 뒤를 이어 머리에 붉은 띠를그리고 화려한 전통 장신구를 두른젊고 생기 넘치는 꾸이족 남녀가 무대 위로 하나 둘씩 모습을 나타났다이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정령을 숭배하는 의식을 담은 전통춤을 추어가며객석의 분위기를 점차 고조시키기 시작했다이와 함께 관객들의 숨소리도 더욱 잦아들었다인간들은 슬픈 일이 있을 때나 기쁜 일이 있을 때나 꾸준히 춤을 추어왔으며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집단의 즐거움으로서 춤을 발전시키고 육성시켜왔다동료나 연인과 팔을 끼고 껑충껑충 뛰거나 이러저리 맴돌면서 생명의 리듬에 도취되어 왔다그런 점에서 춤은 인간의 가장 원시적이며소박하고 본능적인 소원이나 욕구의 구상적(具象的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꾸이족 전통문화공연 중 한 장면아픈 소녀를 치료하기 위한 샤머니즘적 의식 행위 출처 통신원 촬영>

 

잠시 어두워진 조명은 다시 환하게 켜지고이번에는 아픈 환자를 돌본다는 토속신을 부르는 까엘모라는 의식이 선을 보였다곧이어 꾸이족 여성 무당의 현란한 춤사위 속에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의식이 치러졌다마을과 부족을 지키는 수호 정령의 영험한 힘 덕분에 악귀가 물러나고마침내 몸이 아픈 어린 소녀는 다음날 완쾌되는 기적을 경험한다는 다소 예상된 스토리가 그 뒤를 따랐다.

 

민속학자들은 춤이 처음부터 오락의 한 형태라기보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사를 건 절실한 소망과 감사의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었으며개인만의 것이 아닌 집단에 의해 통일된 무속신앙에서 발단되어왔다고 주장한다춤의 기본적인 근원이 샤머니즘에 있다고 본 것이다학자들의 주장처럼 이날 감상한 꾸이족의 민속춤 공연 역시도 단순한 오락 여흥이 아닌샤머니즘적 색채가 강한 집단적종교적 퍼포먼스에 가까웠다.

 

우리는 꾸이족이자캄보디아 국민이다

또 이들은 공연 내내 대부분의 대사와 노래를 자신들의 고유의 언어로 표현하고 불렀다가끔 스토리 설명을 위해 공연 중간마다 크메르어로 이해를 도왔다하지만아무리 집중해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과 내용도 적지 않았다간혹 스토리나 내용전개가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이날 공연은 잘 알지 못했던 소수민족 꾸이족에 좀 더 자세히그리고좀처럼 보기 힘든 그들의 전통민속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꾸이족 전통공연중 한장면꾸이족이 이날 선보인 공연작품 가운데 상당수는 오락적 특성보다는

자연과 정령에 대한 숭배 등 샤머니즘적인 색채가 강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1시간가량 진행된 이 날 공연은 그동안 보아온 크메르인들의 전통공연과 여러모로 유사한 점이 많았다다만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다소 정제된 느낌을 주는 크메르 전통춤에 비해 이날 공연단이 선보인 꾸이족의 춤사위는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물론클라이막스가 없이 단순 반복되는 춤동작과 리듬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지루하고 식상한 느낌마저 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고유의 전통문화와 춤을 보존하고 계승발전시키려 애쓴 흔적이 역력해 나름 후한 점수를 줄 만했다이날 공연의 대미는 함께 출연 배우들이 둥근 원을 그리며캄보디아 전통춤과 흡사한 손동작을 반복하며 다 함께 흥겹게 추는 집단 댄스로 장식했다.

 

박수 속에 공연을 마친 직후 꾸이족 공연단 리더이자꾸이족 마을 원로로 알려진 나이든 여성이 무대에 다시 올라 객석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꾸이족이지만우리는 캄보디아 국민이며우리는 하나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국가통합을 외치는 일부 독재국가 정부들의 정치적 프로파간다’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현지 관객들의 반응은 기자의 생각과 전혀 다른 듯 싶었다이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녀에게 찬사를 보내며 화답했다마침내 커튼콜이 끝나고 무대는 다시 환하게 불이 켜졌다밖은 어느새 빗방울이 더욱 굵어졌다관객들은 극장 앞을 떠나지 못한 채 서성였다배우와 스태프들이 한 명 한 명 나오며 무대 앞에 대기한 관객들과 감사의 인사를 서로 나눴다이번 꾸이족 전통공연을 특별기획한 캄보디아리빙아트 대표이자 창립자인 안 초은 폰드(Arn CHORN-POND)씨와 객석 뒷자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그는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해온 전통문화공연 재개 자체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현재 우리 소속 전통예술공연단도 입장권 판매 등 수입이 없어재정적으로 매우 어렵다하지만소수민족들의 전통과 문화예술을 보존하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며또 전통문화예술을 배우고 지키려는 자들을 돕는 일을 더 이상은 늦출 수 없어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소수민족 특별공연을 기획한 캄보디아 리빙아트 창립자이자 대표인 안 초은 폰드 씨 출처 통신원 촬영>

 

참고로안 초은 폰드 씨는 크메르루즈 생존자 중 한 명이며미국에서 돌아와 지난 1998년부터 캄보디아 전통문화예술발전과 복원을 위해 20여 년째 전통공연예술단체를 운영하고 있다코로나19 이전까지 매주 금일 3일간 국립박물관 내 실내공연장에서 압사라춤리음께(라마야나 크메르버전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각광을 받으며예술문화 애호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오프라인 예술공연

이번 소수민족 공연을 기획한 캄보디아 리빙 아트’(Cambodia Living Arts)측은 앞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특별공연을 열 예정이다일반 입장권은 15,000리엘(3.75달러약 4,300)이며앞선 매주 토요일 오후 3~4시에는 공연팀 리허설도 6,000리엘(1.5$, 약 1,700저렴한 비용에 감상할 수가 있다다만코로나 이전 매주 금요일과 주말마다 펼쳐졌던 캄보디아 압사라춤 등 전통문화공연 무대는 코로나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물론 이건 순전히 추측일 뿐이다.

 

공연이 끝난 밤 8시 무렵 갑자기 엄청난 빗소리가 공연 밖까지 들리기 시작했다카메라 장비가 젖을까 싶어 문 나서기를 망설이는 사이다른 관객들은 아랑곳 않고 굵은 장대비를 맞으며삼삼오오 공연장을 빠져나갔다코로나시대 들어 전통예술문화공연이 실제 바깥세상과 처음 만난 날유난히도 거센 장대비가 내린 그날 밤의 기억은 그렇게 저물어만 갔다.

 

잠깐고산민족 꾸이족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꾸이족과 쁘레이 랑(Prey Lang) 

꾸이는 꾸이족 고유언어로 '사람또는 인간을 뜻한다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은 주로 쁘레아 비히어깜퐁톰 북부스떵뜨렝주 지역에 걸쳐져 있다인구는 2108년 기준 대략 38,000명 정도며스떵 뜨렝주에 제일 많이 거주한다이웃 태국에는 이보다 무려 10배가 넘는 약 40만 명의 꾸이족이 살고 있다비토착 외래 소수민족인 중국인들과 참족베트남인과 달리 이들은 오래전 정착한 토착 소수민족’, 또는 북부 크메르인들로 분류된다이들의 언어 역시 오스트랄 아시아어로 크메르어와 비교적 가까운 편이다그들 고유의 언어는 4개 정도 사투리로 분화되어 있다고 전해진다하지만고유의 문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꾸이족의 삶의 터전인 쁘레이 랑 지역캄보디아에는 약 38000명의 꾸이족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 출처 위키피디아>

By Prey Lang Community Network - Prey Lang Community Network, CC BY 2.5,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9444742>

 

꾸이족은 지금도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그럼에도 전체 꾸이족 인구 가운데 불과 1/4 수준인 26%의 원주민들만이 자신들의 언어인 꾸이어로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금세기 중 소멸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수민족 언어 중 하나다이들이 기원전 훨씬 이전부터 캄보디아 북부당렉산맥과 문 강 사이를 터전삼아 살아왔다이들은 이 지역 숲에서 나는 각종 산림작물을 채취해 생계를 이어가거나쌀농사또는 누에를 치며 살아왔다이들은 또 독특한 스타일의 수공예 바구니 제작 기술과 직물 직조 기술을 가진 솜씨 좋은 장인들이기도 하다.

 

또 꾸이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바로 쁘레이 랑’(Prey Lang)이라 불리는 거대 자연 숲이다이들간의 관계는 구글 검색에서도 연관어로 떠오를 정도다꾸이족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이 숲 지대를 보존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서 언급한 쁘레이 랑이란 이름은 꾸이족 언어로 우리의 숲이란 뜻을 갖고 있다그런데 이들이 사는 거주지역은 십수 년 전부터 환경파괴로 인해 소수민족으로서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뽑힐 위험에 처해있다장미목 등 값비싼 나무의 불법 벌목이 자행되는 바람에 이들이 살아온 대자연과 숲은 점점 파괴되고고갈되어가고 있으며이로 인해 그들이 누려온 삶 역시 힘들어졌다정부가 새로 내기 시작한 지역 확장 도로들은 꾸이족의 삶은 윤택하게 만들기보다는 불법 벌목 목재를 실은 대형 트럭들의 주요 이용통로로 전락한 상태다이로 인해 자연환경 훼손과 파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그럼에도 정부의 감시는 여전히 허술한 편이다설상가상으로 일부 부패한 공무원들과 군인들이 불법 벌목을 가담하거나 연루된 경우가 적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이에 개발 논리와 경제적 토지이용 착취로 인해 거주지에서 강제로 쫓겨 운명에 처한 꾸이족을 돕기 위해 국제 앰네스티를 비롯해 국제환경단체들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며꾸이족과 협력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불법적인 환경파괴와 일부 재벌기업들의 불법적인 토지착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정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캄보디아/프놈펜 통신원]
  • 약력 : 현) 라이프 플라자 캄보디아 뉴스 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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