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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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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한인 뮤지션 조이스 권,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떡국과 윷놀이 알려

  • [등록일] 2021-02-21
  • [조회]47
 

설날을 며칠 앞둔 어느날, LA에서 가야금 연주와 함께 강렬한 한국적 색채의 노래를 선보이는 한인 2세대 싱어송라이터, 조이스 권(Joyce Kwon, 권정현, 34세) 씨로부터 이메일 초청장을 받았다. 설날을 맞아 친구들, 지인들,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과 실시간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만나며 온택트 파티를 열겠다는 것이었다. 음력 설날 오후 그녀는 흰색 적삼과 보라색 치마를 입고서 글렌데일(Glendale) 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직 녹음 중인 신곡들을 들려줬고 떡국을 끓여 먹방을 했으며 윷놀이하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랩탑과 카메라를 여기저기 설치한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 ‘설날’ 한 단어를 또박또박 한국어로 발음해가며 영어로 새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처음으로 해보는 실시간 스트리밍 프리미어에 들어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실시간으로 소띠 해를 함께 맞아보도록 할께요. 최근에 저는 친구인 줄리안(Julian)과 함께 제 가족사에 관한 노래인 <블러쉬 앤 번즈(Blush and Burns)>를 만들었습니다. 아직 녹음 작업 중이에요. 오늘은 솔로 버전으로 한 번 불러볼게요.

 

보통 사람들의 흑백사진 액자를 합성한 장면을 비추며 흰 벽 앞에 선 그녀는 읊조리듯 조용하게 “역사책에서 용감한 학생들, 그리고 용감한 시민들에 대한 얘기를 들었지.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주의의 순교자들… 그들은 음식을 기부하고 헌혈을 했지…”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 한국 근대사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시작 부분만 들어도 ‘518 민주화운동’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것이다. 이 노래를 들으며 미국에서 자아가 굳어진 한국인 2세가 이런 시대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이 노래는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마 시티(Ma City)>와 슈가의 <'062-518>이라는 곡에 견줄 만한 메시지와 미학을 갖춘 곡이다. 영어권 한국인 2세가 이런 곡을 만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녀를 큰 박수로 응원해주고 싶다. 나중에 편집본을 보니 그녀는 흑백사진 중 하나를 자신의 사진으로 만들어 실제의 그녀와 사진 속 그녀가 대화하는 듯한 장면도 삽입했다. 그 창조성 넘치는 편집이 돋보였다.

 

그녀는 이어 한민족이 설날에 하는 놀이인 윷놀이를 소개했다. 윷놀이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윳가락이 없을 경우, 나무젓가락을 가지고도 할 수 있다는 설명에 웃음이 나온다. 또한 그녀는 윷놀이의 도개걸윷모를 기억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다며 또 화면에 윷을 보여주면서 “‘도’로 시작해요. 한 발자국만 천천히 가요. ‘개’는 두 발자국 가는 거에요….”라는 영어 가사의 노래를 가야금 연주와 함께 불렀다. 서양의 게임들도 이렇게 노래로 법칙을 외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아주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복습하는 것처럼 되풀이한 도개걸윷모의 설명에 이어 그녀는 거꾸로 도에 대한 설명도 노래로 곁들였다.

 

다음 순서에서 그녀는 소띠 해를 맞아 그녀의 음반에도 수록돼 있는 한국의 전통가요, <닐리리야>의 뮤직비디오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새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귀여운 캐릭터의 12간지를 등장시키고 의상은 모두 한복으로 입혔다. 호랑이, 황소 등 눈에 띄는 동물들의 캐릭터가 그녀를 상징하는 캐릭터와 함께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다. 12간지 동물들은 그녀와 함께 윷놀이도 했고 기운차게 박수도 쳤다.

 

그녀는 이어 한국인들은 설날이면 떡국과 함께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며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떡국의 레시피를 소개했다. 먼저 계란을 톡 깨뜨려 계란 노른 자위와 흰자위를 분리해 지단을 부쳐 고명을 준비한다. 아무 것도 묻히지 않은 김도 달궈진 팬에 구워 가위로 잘라둔다. 멸치, 양파, 다시마, 무 등으로 미리 우려낸 국물을 팔팔 끓인 후 두 번 씻어낸 가래떡을 넣고 끓인다.파 마늘을 넣고 맛을 낸 후 그릇에 담고 정갈하게 고명까지 얹어내면 “설날 떡국 완성”… 부엌일이 그리 친숙하지 않았을텐데 조이스 권씨가 당황하지 않고 야물딱지게 칼질하고 떡국을 끓여내는 모습을 보며 대견스러움을 느낀다. 먹방의 하이라이트는 실제 먹는 것이 아닐까. “맛있다.”라는 한 마디 한국어와 함께 자신이 끓인 떡국 한 그릇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내는 모습에서 그녀의 젊음과 건강미를 읽는다.

 

“올해 작업하고 있는 곡인데요. 새로운 앨범에 수록될 노래인 <미래 역사(Future History)>를 선보입니다.” 그녀는 곡에 대한 소개와 함께 흰 피아노 앞에 앉아 고요히 눈을 감고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그녀의 노래에는 심오하면서도 세심한 철학과 세계관이 녹아있다. “심연의 시간에서 당신의 한을 내려놓으세요.”라는 영어 가사와 꼭 맞는 담담한 멜로디를 듣고 있자니 고요히 눈물이 흘러내린다. 미래의 어느 날도 그 시점에 가서는 역사가 될 것이라는 ‘미래의 역사(Future History)’라는 표현이 가슴에 파묻힌다.

 

마지막 곡으로 조이스 권씨가 고른 곡은 그녀의 할머니가 좋아하는 노래이자 한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노래다. “제 할머니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춤추기를 매우 좋아하세요.”라는 소개와 함께 부른 곡은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였다. 미리 촬영해놓은 비디오를 틀었는데 머리를 뒤로 넘기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흰 적삼을 입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였다. 할머니를 상징하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팔을 앞뒤로 흔드는 방식의 할머니 댄스를 선보이는 그녀의 몸짓이 장난스러워 보인다. 마지막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새해 인사는 한국어로 했다. 이날 스트리밍은 거의 3시간이 넘었지만 그녀는 이후 이 동영상을 20여분으로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렸다. 많은 이들이 소울 넘치는 그녀의 노래를 보고,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설날 스트리밍 파티를 알리는 포스터 - 출처 : 조이스 권 제공>

 


<광주 사태에 관련된 Blush and Burns를 부르는 조이스 권씨 - 출처 : 조이스 권 제공>

 


<윷놀이의 도개걸윷모를 노래로 설명하는 조이스 권씨 - 출처 : 조이스 권 제공>

 


<개스 불 위에 떡국을 끓이는 조이스 권씨 - 출처 : 조이스 권 제공>

 


<완성된 엄마표 레시피 떡국 - 출처: 조이스 권 제공>

 


<와! 맛있겠다… 설날에는 떡국이죠 - 출처: 조이스 권 제공>

 


<설날의 또 다른 메뉴, 만두를 먹는 조이스 권씨 - 출처: 조이스 권 제공>

 


<새롭게 선보이는 닐리리야의 뮤직비디오 장면들 - 출처 : 조이스 권 제공>

 


<사전 녹화된 ‘내 나이가 어때서’를 춤추며 부르는 조이스 권씨 - 출처 : 조이스 권 제공>

 


<’미래의 역사’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노래하는 조이스 권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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