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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터뷰] 스위스 지식인 언론, 《노이에 취리허 자이퉁》 후남 셀만 기자와의 만남

  • [등록일] 2021-12-02
  • [조회]127
 

지난 여름 통신원은 신문을 뒤적이다 우연히 한국어에는 독일어에 존재하는 여성형이 없다.’는 제목과 마주했다유심히 보니 작성자는 철학 박사인 기자이름은 후남 셀만(Hoo Nam Seelmann)의 한국인이었다스위스에서는 지식인들의 신문으로 명성 높은 노이에 취리허 자이퉁(Neue Züricher Zeitung, 이하 NZZ)에 한국인 기자가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기자가 발행한 기사들을 찾아보았다후남 셀만 기자는 오래전부터 NZZ》 문화면에 한국 관련 문화예술역사종교한국어영화작가유명인사 소개 등의 기사를 꾸준히 작성하며 스위스에서 한국을 알리고 있었다그녀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문화 관련으로 이름이 알려져 문화 홍보대사로서도 많은 활동을 하시고 있다. 2011년에는 조선 마지막 왕조의 비극적인 결말과 함께 이은 왕자의 이야기를 책 소리 없는 울음(Lautloses Weinen)으로 출판해 유럽에 한국과 동아시아 역사를 소개하기도 했다NZZ를 통해 바로 연락이 닿아 얼마 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소리없는 울음의 저자이자 ‘NZZ’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후남 셀만 씨 출처 통신원 촬영>

 

기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50년 전인 1970년 가을에 파독 간호사로 독일 뮌헨에 오게 되었습니다간호사 시절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독일 야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대학 공부를 시작했고 철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시간이 지나면서 가정과 아이들이 생기고 1995년 남편이 바젤 법학 교수로 오게 되면서 스위스에 이주해서 25년 정도 거주하고 있습니다NZZ와 인연이 닿은 건 바젤에 오고 나서 NZZ》 신문을 구독해서 보다가 일본에 있던 독일 교수가 쓴 한글에 대한 기사 내용에 오류가 있어 신문사에 교정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 대한 기사를 싣기 시작했습니다아마 1997년인 것 같습니다.

 

스위스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00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NZZ와 같은 영향력 있는 신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사를 꾸준히 기재할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을까요그리고 한국 관련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도 궁금합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쏟아진 건 2000년 후반쯤부터 입니다그 전에는 스위스에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지도 않고 한국이란 나라는 전쟁과 남북한 문제로만 알려져 독자들의 흥미 유도도 어렵고 정보 수집에도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인터넷과 디지털의 발달은 문화 교류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저는 한국과 동아시아 문화를 소개할 때 다양한 시각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문화의 산물이 형성되기까지는 그 민족이 가진 역사기후지형종교풍속 등 여러 배경들이 접목되어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좌식 문화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온돌한옥의 구조와 그에 따른 전통 남녀의 역할 분류좌식 문화로 보는 예절문화그에 따라 형성된 근육 발달의 차이신발 벗는 관습왜 고무신에는 신발 끈이 없었던가한국 시 문학에서 쓰인 신발에 대한 은유적 표현의복가구관습과 인체의 영향으로 생긴 걸음걸이 모습 등 다각도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동시에독자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제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이로 인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얼마 전 한국인의 특이한 사랑의 개념과 방식그리고 이곳에서는 낯선 개념인 애교를 기사에 소개했었는데 기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해 왔습니다몇몇 분과는 기사를 통해 개인적인 친분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2011년에는 소리없는 울음이란 제목의 책도 내셨는데요그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전부터 한국과 동아시아 역사를 NZZ에 기고해 오면서 출판 제의가 왔고독일과 스위스 출판사 협작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우리 역사를 잘 모르는 유럽인들에게 오랜 역사를 가진 한국에 대해 알리고 싶었습니다이곳 사람들은 접할 기회가 적었던 조선의 마지막 왕조 이은 왕자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당시 동아시아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동아시아 역사 자료가 많지 않기에 관련 서적으로 잘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NZZ에 한국 작가인 한강김영하배수아와 그들의 작품도 소개하셨는데요한국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2000년 취리히 리트베르그(Rietberg) 박물관에서 한국의 오래된 왕조(Korea, Die alten Königreich)’라는 전시회가 크게 열렸는데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이때 한국의 다른 문화도 소개해 보자는 취지로 유명한 작가님 몇 분을 초청하여 스위스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작가 낭독회가 개최되었고 그때 제가 사회를 맡았습니다이후 2005독일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에서 한국 작가와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유럽 시장에 점차 알려지게 되었습니다현재 스위스 취리히 문학의 밤에 때때로 한국 작가분들이 초청되어 낭독회를 개최하는데 얼마 전에는 배수아 작가가 다녀갔습니다.

 

한국에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그 작품들을 어떻게 번역하는가가 관건입니다초반에는 문화와 정서가 다르고 번역도 많이 어색해 유럽인들에게 너무 생소했었는데 요즘에는 번역도 좋아지고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국이 많이 알려지면서 이질감과 간극은 크게 좁혀졌습니다더욱이 한국 문화 위상이 세계적으로 점점 높아지면서 문학 작품에 대한 호응도 좋습니다특히 한강 작가의 작품은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저는 거의 10년 남짓 독일 출판사가 해마다 출간하는 어린이 달력에 한국 동시를 번역해서 싣고 있습니다독일을 비롯해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지역에서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기쁜 마음으로 해마다 작업하고 있습니다한국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동화와 동시들이 많이 있는데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작품들을 유럽 시장에 소개해 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만일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젝트가 스위스에서 진행된다면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스위스에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 적은 수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소망이 있다면 베를린파리런던에 있는 한국문화원의 규모는 아니지만 한국 문화의 집이란 이름으로 취리히나 바젤베른 등의 대도시에 한국 책들이 소장된 자그마한 찻집과 같은 공간을 꾸미고 다과와 함께 작은 전시회나 음악회낭독회 등을 열수 있는 만남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때때로 한국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상당한 금액이 투자되는 단기 프로젝트도 있지만 단기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추진한다면 더 나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외교부를 통해 해외 문화예술공연단들이 순회공연을 하는 것을 보면 많은 금액이 투자되고 있습니다항상 느끼지만단기 차원의 순회공연 보다는 ‘Korean Festival’이란 타이틀로 대도시에 한 공연장을 지정하고 매년 같은 기간에 공연들을 선보이고 알려서 이곳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손꼽아 기다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얼마 전 베른 대사관에서 국경일 행사로 진행했던 한국 현대 전통문화예술공연에 대해 반응들이 굉장히 좋았습니다그런 공연들이 한국의 공연기획사들을 통해 매년 대중들 앞에서 폭넓게 선보여진다면 한국문화예술을 홍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관해서도 꾸준히 기사를 쓰시고 계시는데요얼마 전 화제가 됐던 <오징어 게임>은 어떻게 보셨나요?

한국영화나 드라마는 이제 세계적으로 확고한 위치에 올라섰습니다한국 작품들은 다른 나라의 작품들보다 무엇보다도 스토리 텔링에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한 작품 안에 여러 사건들과 함께 로맨스코미디공포스릴러, SF등 여러 장르들을 오가면서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과 흥미를 유도합니다이번에 대성공을 거둔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도 상당한 연관성을 띄고 있습니다약간의 과장된 면도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적인 단면인 치열한 경쟁생명이 경시되면서까지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약자들은 왜 서로 연대하지 않고 치열할 정도로 상위층으로 뛰어오르려고 하는가 등을 심도 깊게 지적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먹먹함과 함께 우리 사회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만듭니다.

 

현재 하고 계시는 작품이나 계획 중이신 프로젝트가 있으신지요?

3년 전부터 독일에서 출간하는 오래된 문학 사전(Kindlers Literatur Lexikon)에 한국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독일어권에서는 유일한 문학 사전이라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작업 중에 있습니다현재 또 다른 작업도 하고 있는데요유럽인들은 우리 사찰과 불교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몇 년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국에 계시는 정관 스님을 모시고 큰 사찰음식 축제를 개최했습니다주목을 크게 받았던 행사로 성공리에 끝마쳤습니다유럽은 현재 친환경에 관심이 늘면서 채식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많은 채식 식당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으니까요불교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채식문화 전통이 있는데 여기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저는 현재 우리 사찰문화와 사찰음식에 관한 책 작업 중에 한참입니다코로나로 인해 최근 2년 동안 한국 방문을 할 수 없어 마무리 작업에서 멈춰있는 게 많이 안타깝네요.

 

마지막으로 한국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한국에서 제 일에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합니다문화를 소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을 아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특히 한국이 창조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문화면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문화는 민주주의가 있어야 가능하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번창할 수 있습니다우리가 걸어온 길을 잊지 말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독일 출판사에서 해마다 출간하는 어린이 달력. 2021년 한국 동시 이정록 작가의 '달팽이', 최승호 작가의 '토끼'의 번역가는 후남 셀만 씨다. - 출처 통신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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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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