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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Torre di Pisa)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도시 피사. 피사에서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밤이라고 불리우는 ‘피사의 빛(Luminare di Pisa)’ 행사가 3년 만에 돌아왔다. 6월 16일 피사의 수호성인 성 라니에리(San Ranieri)의 축일 전날 밤에 열리는 ‘피사의 빛’은 1688년 성 라니에리의 시신이 들어 있는 고대 항아리를 피사 대성당에 안치하는 것을 축하하며 처음 열렸다. 그후 1867년 폐지되었다가 1937년 아르노강 양쪽을 잇는 지오꼬 다리(Gioco del Ponte)의 재건설을 기념하며 다시 실시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홍수로 인한 아르노강 솔레리노 다리(Solferino di Ponte)의 붕괴로 행사의 폐지와 재개가 반복되다가 1969년부터는 현재와 유사한 방식의 행사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 아름답고 역사적인 축제는 팬데믹으로 인해 정식 개최되지 못하고, 피사의 상징적 건물인 감바코르티 팔라조(Palazzo Gambacorti)와 모스카 팔라조(palazzo Mosca) 건물 앞면만 조명을 비추는 것으로 간소화됐다.
<6월 16일에 피사에서 열린 ‘피사의 빛’ - 출처: Il Tirreno>
3년만에 다시 돌아 온 피사 최대의 행사, 2022 ‘피사의 빛’은 6월 16일 목요일은 오후 3시 부터 약 160 명의 특별 선발된 피사 자치 단체 및 담당 회사 직원들이 아르노 강을 따라 나 있는 룽가르니(Lungarni) 거리에 집들과 상점들 건물에 100,000개의 촛불을 켜면서 시작되었다. 200 여 년 전통의 체레리아 그라지아니(Cereria Graziani) 양초 공장에서 특수 제작되어 매년 ‘피사의 빛’ 행사의 주인공이 되는 이 양초들은 전기로 밝히는 조명이 아니라는 점에서 피사인들 사이에서 마법의 빛으로 불리우지만, 사실 정밀하고 세심하게 제작되어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피사의 빛’으로 하루 밤을 꼬박 밝힌다. 또한 상점들과 집들도 자발적으로 조명을 끄고 이 초들이 더욱 빛나도록 협조한다.
<피사의 빛을 밝히는 양초들 - 출처: Il Tirreno>
역사적으로 피사 사람들은 자신들을 ‘피사노(Pisano)’라고 부르며 피사의 역사, 교육, 문화, 스포츠 등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근처의 대도시 피렌체나 시에나와 자신들의 도시를 구분하며 피사인으로서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다진다. 그 중에서도 피사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피사의 빛’ 행사에는 해마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룽가르니에 장관을 구경한다. 올 해에는 3년만에 열리는 만큼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 예상되어 피사 당국에서는 20대의 구급차, 소방대 차량 5대를 배치하고 응급처치를 위한 천막 4곳, 룽가르니 곳곳에 14개 보건 팀을 배치하는 등 최대한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룽가르니 근처 레스토랑에서 만난 소냐와 파올로 부부는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15년 전쯤 한 번 와보고 그 이후로는 구경 올 엄두를 못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3년만에 행사라 큰 마음 먹고 나오게 되었죠. 아무튼 이렇게 나오니, 코로나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도 처음 보는 것 같고, 괜히 설레네요” 라고 말했다. 행사 다음 날, 올 해 역시 크고 작은 사고가 보도 되었다. 특히, 10대 여학생이 다리에서 아르노 강으로 떨어져 어깨뼈에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피사 당국의 의료진과 소방대원의 빠른 조치로 인명 피해는 없이 사고로 그친 것으로 보고 되었다.
<피사의 빛 행사에 모인 수 만명의 군중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 수만 명의 인파는 밤이 깊어질 수록 더욱 불어나 피사 아르노 강의 이쪽과 저쪽을 잇는 6개의 다리인 승리의 다리(Ponte della Vittoria), 요새의 다리(Pontedella Fortezza), 중앙 다리(Ponte di Mezzo), 솔페리노 다리(Ponte Solferino), 성의 다리(Ponted della cittadella)와 강 주변의 룽가르니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밤 11시 폭죽 소리와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여섯 개 다리 위 하늘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사람들의 환호와 폭죽 소리가 뒤엉켜 30분 동안 계속되었다. 승리의 다리 위에서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지켜 보던 소냐는 “조반니 파올로 베노토(Giovanni Paolo Benotto) 피사 대주교가 피사의 빛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그 비용을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쓸 것을 제안한다는 뉴스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이렇게 수많은 인파와 함께 불꽃놀이를 지켜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해요. 오랜 전통인 불꽃놀이를 피사 당국이 포기하지 않은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편 6월 16일 미켈레 콘티(Michele Conti) 피사 시장은 ‘피사의 빛’ 행사를 유네스코에 등록 할 것을 촉구하는 자리에서 ‘피사의 빛’은 피사의 전통과 피사노 자부심을 강화하며 피사노들의 믿음을 더욱더 공고히 할 뿐 아니라 도시의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든든한 관광 자원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Il Tirreno》(2020. 6. 16.).
(2022. 6. 17.). <La Luminara riabbraccia Pisa: centomila lumini e città stracolma. Torna la candidatura Unesco> https://iltirreno.gelocal.it/pisa/cronaca/2022/06/17/news/la-luminara-riabbraccia-pisa-torna-la-candidatura-unesco-1.41517954
《Trend.it》 (2022. 6. 17.).
《La Nazione》 (2022. 6. 16.). https://www.lanazione.it/pisa/cronaca/luminara-2022-1.779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