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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 공감프로젝트 영화, 써니

  • [등록일]2011-06-29
  • [조회] 11033

요즘 극장가에 불고 있는 영화 ‘써니’ 열풍이 거세다. 500만을 넘어 600만 관객을 예상하고 있는 지금, 개봉한지 한 달이 훌쩍 넘어감에도 불구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내가 관람한 날이 주말임을 감안하더라도 좌석을 꽉 채운 좌석에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무리 요즘 아날로그가 대세라지만, 너무나 아날로그적이여서 촌스럽기까지 한 이 영화에 우리는 이렇게까지 열광할까? 아마도 직접보지 않고서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것 같다. 

주인공 나미(유호정 분)는 예쁜 딸과 능력 있는 남편을 둔 평범한 주부이자 삶에 부족함을 느끼는 중산층 가정주부이다. 우연히 병원에서 남은 생이 2개월 뿐인 친구 춘화(진희경 분)를 만나게 되고, 춘화로 부터 25년 전 여고시절 7공주파 ‘써니’의 의 친구들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영화는 나미가 ‘써니’의 멤버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과거에 행복했던 추억의 순간과 지금 이 순간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어린 써니 맴버들과 어른이 된 써니 멤버들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아역에서 어른이 된 써니 멤버들의 외모적 씽크로율이 놀랍도록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아역 7명과 성인 7명 이렇게 주인공이 14명이나 출연하고 있음에도 불구, 자연스럽게 성장이 이어지고 전혀 부산하거나 복잡스럽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 캐스팅만 4개월이 걸렸다고 하니, 얼마나 배우 캐스팅에 신중했는지 알 수 있다. 어린 나미 역을 맡은 신은경은 신들린 연기와 귀여운 페이스로 사랑스러운 역할을, 욕을 너무나 맛깔나게 연기해준 진희, 의리소녀 춘화, 자진 빵셔틀 문학소녀 금옥, 쌍커풀에 목숨걸지만 정당하지 못한 것은 말할 줄 아는 장미, 하이틴표지모델 얼음 공주 수지, 차기 미스코리아에 나간다고 꿈꾸는 미용실집 딸 복희 이 7명의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열연이 너무나 돋보였던 영화였다. 

교복 자율화, 두발 자율화의 해인 1985~1986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영화는 그 시대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였다. 지금 보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동그랗게 말은 앞머리, 핀클파마, 음악다방, 기차여행, 라디오에 사연 보내기, 최루탄, 가두시위 등이 나온다. 서울의 한 극장에서 진행된 출구조사에서도 10-20세대들은 "80년대 문화가 흥미롭고 신선하다", "익숙하고 공감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처럼 중장년의 아날로그의 추억이 젊은이들의 디지털 문화로 새롭게 재포장되면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탄생되었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80년대 인기 팝송과 나미의 ‘빙글빙글’ 조덕배의 ‘꿈에’ 등 히트곡들이 극의 장면 적재적소에 흘러 나온다. 나도 써니 ost를 찾아 들어보았는데, 명곡은 언제 들어도 명곡이다. 써니의 음악에 맞추어 춘화의 영정 앞에서 춘 멤버들의 춤은 너무나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다른 시대, 다른 공간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을지라도 학창시절의 추억은 누구와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대부분의 관객들은 비슷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1980년 대 시대적 아픔을 다루는 영화가 아닌, 개인의 역사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가 잘 전달된 듯 하다. 영화 관람 후 엘리베이터에는 어머니 또래의 아주머니들이 타셨는데, ‘옛날 생각난다’며 서로의 추억담들을 꺼내며 행복해하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 내 느낌도 그 분들과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제 펴 봤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졸업앨범을 다시 한번 펼쳐보고 싶어진다. 그 속에 나의 ‘써니’를 추억하며......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전영주
  • e-mail : luv1020@naver.com
  • 약력 : 글쓴이 전영주는 KOFICE 명예기자로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을 수료하였으며, 2013 타이포비엔날레 코디네이터로 활동하였고, '2014 서울 상상력발전소 프로젝트 시범사업-놀이의 진화전'을 담당하였다. 큐레이터, 교육도슨트, 문화잡지 취재 경험을 살려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카메라를 들고 향하는 열정이 가득한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