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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속 ‘K’의 의미
: K다움이란 무엇인가?
최근 다양한 한국 문화에 ‘K-’ 접두사를 붙이고 있는 국내의 경향과 달리 정작 케이팝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K’가 상징하는 한국성과 점차 멀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는 케이팝 속 ‘K’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인 ‘혼종성(hybridity)’에서 기인한다. 케이팝은 한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상징하는 ‘K’와 영미권 중심의 글로벌 보편성을 상징하는 ‘Pop’을 결합한 장르명인데, 여기서 ‘K’가 의미하는 지역적 특수성 혹은 ‘한국성’은 다양한 문화 혼종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혼종은 음악 스타일, 퍼포먼스, 비즈니스 모델, 팬덤 문화 등을 통해 드러나며, 케이팝은 이를 모두 아우르며 글로벌 보편성을 추구하는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K’의 한국성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은 보편과 특수 사이의 갈등과 교섭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방식을 꾸준히 유지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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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1. 들어가며: 새로운 세대의 ‘K’
2012년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빌보드 핫(HOT) 100)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히트곡이 된 것이 정확히 10년 전이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2년 현재, 케이팝(K-pop)의 세계적인 성공과 인기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처음 <강남스타일>이 성공했을 때는 온 나라가 들썩였고, 5년 후인 2017년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뮤직어워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상’을 받았을 때는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20년, 꾸준히 빌보드 앨범 차트(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던 방탄소년단이 싱글 <Dynamite>로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을 때, 또 한 번 많은 사람이 이 사실에 놀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이제는 빌보드 앨범 차트나 싱글 차트에 케이팝 가수가 높은 순위에 올라도 그만큼 화제가 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Dynamite>가 처음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던 날 필자는 아침 7시도 되기 전부터 밤늦게까지 많은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이 일의 의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수많은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느라 일과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른 케이팝 가수들이 빌보드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도 예전처럼 전화가 빗발치지 않는다. 이러한 일들이 어느 정도는 일상적인 현상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