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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시장 1조원규모 돌파, MZ세대 컬렉터!
新 ‘미술 한류’의 도래
지난 9월, 글로벌 양대 아트페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함께 개최되었다. ‘프리즈 서울’과 토종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는 7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았고, 한국은 세계미술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술품을 자신의 취향을 투영하는 대상이자 자산 증식 수단으로 바라보는 MZ세대의 등장에 힘입은 바 크다. 새로운 컬렉터 세대는 저성장 시대 투자 대체재로서 ‘아트테크’ 열풍을 주도하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 거래에도 열린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 훈풍은 어디로 이어질까?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상 처음으로 미술품 거래액 1조원대를 넘보고 있는 국내미술시장의 대중화 현상을 분석하고 ‘미술 한류’의 지향점을 짚어 봤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전시 전경(우), 예약제와 긴 대기줄에도 이건희컬렉션을 찾는 전시 관람객들로 전국 미술관들이 붐볐다(좌)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저변 확대에 나선 한국미술시장
지난해 10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현장은 기대로 달아오른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전시관 내부는 가로등이 켜진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의 저녁을 연상케 하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둥근 벽면을 따라서는 마르크 샤갈, 폴 고갱, 클로드 모네, 살바도르 달리 등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이 마법처럼 펼쳐졌다.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명화를 눈앞에서 본 관람객들은 쉴 새 없이 ‘인증샷’을 찍었다. 한국미술의 ‘벨 에포크(Belle Epoque)’가 열린 느낌이었다.
슈퍼리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고가 미술품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누군가의 통 큰 기증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급증, 한국미술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하는 글로벌 대형 아트페어의 잇단 개최 등 한국미술 시장이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가 지난 9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려 전시 나흘 만에 6500억원 규모(추정)의 완판 기록을 세우는 등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코엑스에서는 프리즈 서울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도 열려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주최측은 두 아트페어에 총 7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아트페어 입장권이 17만원이나 했는데도 현장에는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며 문화 생활을 향유하려는 젊은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에게 두 행사는 거대한 전시보다 신나는 축제에 가까웠다.
아트바젤과 UBS가 공동으로 발표한 ?Art Market 2022 중, ‘2021년 전후현대부문 시장점유율’에서 지금까지 ‘Other(기타)’로 포함되었던 한국이 단독으로 등장하였다
최대+최다 컬렉터로 등극한 MZ 세대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미술 거래 또한 낮은 곳으로 향했다. 진입 장벽도, 연령대도 낮아졌다. 미술시장의 문턱을 낮춘 결정적 요인은 온라인화와 MZ세대의 참여다. 아트바젤과 금융그룹 UBS의 ‘2021 세계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 비중이 25%로, 전년도에 비해 2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디지털세상이 도래하면서 조짐은 있었다. 1차 시장을 주도하는 갤러리에 소속되지 못한 작가들이 온라인에서 유통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 팬데믹으로 경매사들이 온라인 경매를 늘리고 MZ세대 투자 열풍까지 불면서 주요 소비계층 자체가 달라졌다. 미술시장 전문 컨설팅 기관인 ‘아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밀레니얼 세대가 세계 고액 자산가 컬렉터 중 64%를 차지한다. 미술작품에 대한 이들의 지출은 평균 37만8000달러로 전체 세대 중 최고다. 19년과 20년의 2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평균 11만8000달러를 쓴 X세대보다 훨씬 높고, 베이비부머들의 4배에 가깝다.
서울옥션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 신규 회원 중 약 3500명은 온라인으로 가입한 30대였다. 컬렉터층이 젊어지면서 우국원, 문형태 등 젊은 작가 작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주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작품을 구매하는 기성 컬렉터들과 달리, MZ세대 컬렉터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경향이 강하다. SNS를 통해 스스로 홍보하는 작가들의 작품에 많이 노출되면서 나름의 취향을 갖게 된 영향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기성세대가 이미 시세가 형성된 안정적인 작가들 위주로 투자한다면, MZ세대는 시세는 몰라도 본인이 보기에 예쁜 그림을 찾기에 예상치 못한 작품 가격이 올라가거나 경합이 붙곤 한다”면서 “특히 2년 전 시작한 제로베이스 경매는 신진작가 소개를 목적으로 0원에서 시작하는데, 젊은 층이 적극 참여해 직접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플루언서의 역할도 크다. 국내외 거장들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소장해 젊은 컬렉터의 대명사로 통하는 BTS의 RM이 대표적이다. RM이 단색화 거장 윤형근의 전시를 해외까지 날아가 관람하고 관람객에게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등 팬으로 알려지자 지난해 윤형근은 최초로 경매시장 낙찰총액 10위권에 진입했다. MZ세대의 유례 없는 ‘아트붐’에는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킨 아트테이너의 활약도 한몫 했다. 가수 송민호·강승윤·헨리 등이 10월 런던 사치갤러리에 진출해 떠들썩했고, 구혜선·솔비 등 왕성히 활동해온 아트테이너가 자신의 실력을 취미 수준으로 폄훼한 평론가와 예술가 자격 논쟁을 벌이며 대중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Digtial art가 전체 수집품에서 15%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 중 9%는 NFT와 연결된 디지털 아트 작품이었다(상)
그리고 고액자산가(HNW) 수집가 MZ세대의 지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하)
향유보다 투자! ‘아트테크’가 낮춘 미술시장의 문턱
MZ세대가 눈에 띄는 컬렉터로 부상한 가운데, 향유보다 투자에 초점을 맞춘 아트테크 열풍도 거셌다. 김희근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은 “그사이 ‘영앤리치’들이 폭증했고, 사회 전반적으로 예술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너도나도 미술작품 구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프리즈 아트페어를 비롯해 타데우스 로팍 등 세계 유수 갤러리들의 한국 지사 설립과 전문 인력 고용은 해외에서도 한국 시장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급격한 팽창에 거품이 낀 건 아닐까 싶지만, GDP 대비 0.1~0.2%인 선진국 미술시장에 비해 아직 한국 시장은 0.02%에 불과하다. 지난해 약 20조원 규모였던 게임시장에 비하면 미술시장은 20분의 1 수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도 아직 1%에 불과한 걸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씨티은행의 2021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미술품은 장기 투자자산 중 사모펀드 다음으로 높은 11.5%의 수익을 냈다. 미술투자자문사 마스터웍스도 지난 25년간 현대미술품의 수익률(14%)이 S&P500(9.5%)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미술의 가치는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경제 지표에 덜 민감하다. 매력적인 대체 투자자산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부자들의 놀이터’의 문턱이 낮아진 게 지금 열풍의 양상이다. 일반 대중이 미술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술품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부터 확 좁아졌다. 삼성가의 수장고에서 공공 미술관으로 옮겨 대중을 사로잡은 ‘이건희 컬렉션’은 이런 현상을 집약해보여주는 예다. 총 2만3000여 점, 시가 10조원이라는 역대급 기증은 상속세 물납제 등 사회적 이슈를 일으켰고,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 전국의 공공 미술관에서 이건희 특별전이 연달아 열리면서 대중의 시선과 발걸음이 집중되었다. 도현순 케이옥션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성, 그로 인한 투자 열풍이 미술시장까지 확대된 것”이라며 이건희 컬렉션으로 인한 미술품 수집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도 시장 호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한편에서는 극소수 유명 작가 작품에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점에서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이 양적 팽창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안목 있는 컬렉터들 덕분에 안정적인 고미술 시장에 비해 현대 미술 컬렉터들 사이에는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작가의 명성만 믿고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사거나, MZ세대 컬렉터들은 얄팍하고 장식적인 작품에 몰리니 장기적으로 가치 없는 작품이 터무니없이 비싸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도의 감식안이 작동되어야 하는 컬렉터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박 교수는 “작품의 가치에 대해 지적인 논의를 유발하는 수준있는 갤러리가 많아져야 하고, 컬렉터 또한 안목과 감각을 훈련하는 자세를 갖출 때 시장의 질적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김환기 작가와 호당(22.7×15.8cm) 가격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박수근 작가는 한국 미술시장의 중심에 있다
(좌)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 각 127×254㎝, 1971. (사진: 경매업체 크리스티 홈페이지) 김환기,
(우)박수근 ‘빨래터’, 50.5x111.5c,m 캔버스에 유채, 1959 (사진: 가나문화재단)
양적팽창? 예술생태계 키우는 질적 성장 고민할 때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고 예술가나 컬렉터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실물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액자산가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미술시장 문을 열어준 건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한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이다. 소유권 분할을 통해 고가의 미술품을 다수의 투자자가 나눠서 구매하고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2018년 아트앤가이드가 첫선을 보인 이래 테사, 소투, 아트투게더 등이 가세해 지난해 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 번도 미술품을 구매한 경험이 없는 대중에게 재테크로 관심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시장 저변 확대의 공이 크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의 금융상품이 아닌 만큼, 소비자보호 측면에 의문이 있고 플랫폼 운영 방식에 따라 분쟁의 소지도 있다. 팬데믹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미술을 전시하고 유통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등장한 NFT아트는 그간 값을 매길 수 없어 존재하지 않았던 디지털아트 업계의 시장을 활짝 열었다.
미술 생태계를 망라하는 체계적인 연구와 제언이 현장의 논의로 이어지는 자리는 오래전부터 마련되어 왔다.
2016년 9월 미술진흥법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서울특별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진행되었다(좌)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1년 6월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열린 ‘미술진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우)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미술계에서는 아트테크 열풍의 과실을 컬렉터나 투자자만 누릴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유대계 아트테크 회사인 티로시 드레온 컬렉션이 그 좋은 본보기다. 티로시 드레온 컬렉션은 400여 점의 공동 소유 작품을 소장하고 연평균 9%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데, 유망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고 그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길을 열어준 뒤 미술관과 컬렉터들에게 추천해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티픽셀을 운영하고 있는 올리비아박 갤러리의 올리비아 박 대표는 “아트테크는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 컬렉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지만, 미술투자의 가장 큰 즐거움은 뭐니뭐니 해도 작품을 소장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심미적 만족감과 미적 가치 그리고 예술적 경험”이라며 재테크 수단을 넘어 작가를 아끼고 후원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컬렉터가 많아진다면 미술 생태계도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 팽창으로 우리 작가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열린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전문 인력의 고용과 미술 관련 기업의 성장 기회까지 넓어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RM이 인증샷을 찍은 장소엔 'RM ZONE'(알엠 존)까지 생기면서 관람객이 늘고 있다.
대구미술관에서 개최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饗宴)'에서 인증샷을 찍은 RM(BTS)(좌상) (사진: BTS 인스타그램)
첫 개인전을 여는 작가 오님(송민호)(우상) (사진: 스타트아트코리아)
국립현대미술관은 해외 미술기관과 공동주최, 순회 등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미술한류 확산과 한국미술 담론을 확장해 나아갈 예정이다.
≪서스펜스의 도시, 워치 앤 칠 3.0≫ 출품작, 권하윤, 489년?(2015) 360도 스테레오스코픽 가상현실 설치;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VR기기, 11분 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하)
세계적 주목을 받는 한국미술, 궤도에 오른 미술한류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한국 미술에 관심 두는 외국컬렉터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백남준을 비롯해 김환기, 이우환 등 블루칩 화가들의 작품이 한국미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단색화’는 홍콩, 뉴욕 등 해외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미술 장르가 되었다.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 화가들의 작품이 세계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팔리며 ‘미술 한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K팝이나 K드라마 분야가 한류를 이끄는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미흡한 실정이지만 미술 한류의 확대가 국내 미술시장 발전에 ‘부스터(booster)’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가 크다. 또한 갤러리 등 미술 관련 기관들도 국제수준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국내 미술작가들도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현재 진행 중인 문화 한류에 ‘미술 한류’를 더함으로써 문화 한류의 품격을 높이고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미술한류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술산업 활성화에 더욱 많은 정책적 관심과 실질적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그간 한류 확산을 위한 정부지원이 음악, 드라마, 방송 등에 편중됐다면, 미술도 이제는 문화산업 일부분으로써 과감한 정책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미술시장의 잠재적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등 국가경제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실제적인 경제 가치로 전환하는 산업 관점에서 미술시장을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미술 분야의 국제전문인력 양성 및 강화가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작가를 국제시장에 내세울 국제 전문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국제 화단과 긴밀한 인적 네트워크를 소유한 글로벌 역량을 가진 큐레이터, 비평가, 이론가 등을 적극적으로 양성, 한국 현대미술의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해외무대에 접목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교류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해외 유수 기관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국공립미술관 및 국제교류 관련 정부기관의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미술 한류에 대한 기획과 연구, 실행을 주도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고 한국 미술계의 국제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지원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국제무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인지도는 자연 높아질 것이다. ‘미술 한류’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갤러리들도 지속해서 해외시장을 노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역량 있는 독립큐레이터의 창의적 활동을 장려하며 미술 한류 콘텐츠를 알리는 우수 해외기획전을 발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해외교류 전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교류전은 한국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목적뿐 아니라 국가 간 유대 강화에 중요한 수단이다. 그간 미국과 유럽에 머물렀던 교류 대상국을 아시아, 중동, 남미 등 한류가 퍼져 있는 개발도상국으로 다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미술계 관계자들의 노력과 정부의 협력이 합해진다면 미술 한류가 한류의 중심축이 되는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글 임지영 작가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