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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더욱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긴 한류스타

  • [등록일]2023-02-27
  • [조회] 14808

현빈, 더욱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긴 한류스타




 배우 현빈(40)에게는 2019년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도 인기배우이고 한류 스타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그에게 더욱 각별하다. 현빈의 인생사에 가장 큰 의미가 된 작품이다. 현빈은 이 작품에서 여자 주연배우로 연기한 손예진과 몇 차례 열애설이 나오다, 지난 2022년 1월 열애 사실을 인정하고 그 해 3월 31일 결혼식을 올렸다. 2022년 6월 자신의 SNS에 임신 소식을 직접 알리기도 했던 손예진은 결혼한 지 8개월만인 그 해 11월 28일 건강한 아들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두 사람은 82년생 동갑이다. 현빈에게 ‘사랑의 불시착’은 가정을 만들어준 인연이 있는 작품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일었던 K드라마 소비를 주축으로 한 4차 한류의 중심에 있는 작품으로서의 의미도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포브스에서 각각 ‘반드시 봐야 할 국제적 시리즈 추천작’과 ‘2019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에 선정되었었다 (사랑의 불시착, 2019, tvN)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과묵한 츤데레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의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일본 등 해외에서는 한국만의 분단 상황에서 꽃피운 멜로라는 점에서 더욱 특이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붐을 이뤘던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한국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 등 해외에 보급됐다. 처음에는 일본의 전 세대가 접하지 않는 넷플릭스 내에서의 현상이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하다가, 2020년 7월 16일 아사히 신문이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드라마의 일본 내 인기 현상을 특집기사로 다루며 4차 한류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동시에 ‘사랑의 불시착’은 2020년 내내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TOP 10에서도 거의 10위권 내에 들며 인기를 독차지했고, 일본에서는 남자주인공 현빈을 코로나-19로 인해 만날 수 없다는 점을 ‘현빈 Loss’라고 표현해 그 인기를 실감한 바 있다.


2019년, 미국 포브스에서 ‘현빈과 손예진이 ’사랑의 불시착‘에서 1급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다’의 제목으로 기사가 나오기도 하였다 (사진: 사랑의 불시착, tvN)


 기자는 현빈의 데뷔작인 KBS 드라마 ‘보디가드’(2003)부터 지금까지 인터뷰 등의 취재를 통해 현빈이라는 배우를 관찰해왔다. 그동안 ‘아일랜드’(2004), ‘내 이름은 김삼순‘(2005), ‘그들이 사는 세상’(2008년), ‘시크릿 가든’(2010),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2018) 등의 드라마, ‘돌려차기’(2004), 

‘만추’(2011), ‘역린’(2014), ‘공조‘(2017), ‘협상’(2018)과, 북한 형사 ‘림철령’을 매력적으로 담아내며 코로나19 환경에서도 관객 수 698만명을 기록한 ‘공조2: 인터내셔날’(2022) 등의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2022)’ 현빈 (사진: CJ ENM)


 올해도 지난 1월 18일 공개된 영화 ‘교섭’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을 구해야 하는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을 보여주는 인물 ‘대식’을 연기했다. 외교관 재호(황정민)와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은 인질을 살리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입장과 방법이 달라 보는 사람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현빈은 요즘도 영화 ‘하얼빈’을 한창 촬영 중이다. 1900년대 초 러시아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는 라트비아 등지에서 해외 촬영 분량이 많다. 안중근은 최근 대중문화에서 자주 소환되고 있다. 뮤지컬 ‘영웅’과 영화 ‘영웅’이 이미 공개됐다. ‘하얼빈’은 1909년, 조국과 떨어진 하얼빈에서 일본 제국에게 빼앗긴 대한민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액션 대작으로 현빈은 안중근 역을 맡았다. 개인적으로 현빈이 안중근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빈은 현장에서 만나거나 인터뷰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항상 멋있고 과묵하다. 잘 생긴 남자가 진중하고 묵직함까지 지니고 있으니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편안해지고, 재치까지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인터뷰와 ‘하얼빈’ 촬영으로 해외를 오가는 일정에서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빈과 대화를 나눴다.


배우 현빈 (사진: VAST엔터테인먼트)



 Q.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한 인기를 보면서, 글로벌 배우로서의 심경은 어떠한가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으로 활동의 장이 다양하게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OTT 플랫폼이 활발해지면서 작품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또한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요즘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 사랑을 받는데 대한 또 다른 생각이 있는지요?


 코로나-19로 산업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런 변수가 아니었어도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를 사랑해주었을 것 같아요. 우리 콘텐츠는 어디 가도 안 밀리죠. 그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 좋기도 하고, 어깨가 무거워진 점도 있어요.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이 봐 잘해야 한다거나 하는 압박감들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2010년 방송된 SBS '시크릿 가든'이 해외 네티즌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로 조사되기도 하였다 (시크릿가든, 2010, SBS)



 Q.  ‘시크릿 가든’부터 ‘사랑의 불시착’까지 해외에서 오는 관심에 대한 소회와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언어나 문화의 장벽을 넘어 콘텐츠가 가지는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열심히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Q. 글로벌 배우로서 현빈 씨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큽니다. 도전하고 싶은 소재나 캐릭터는 무엇인지요? 또 이처럼 성장하도록 지속시키는 힘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직 보여드리지 않았던 소재나 캐릭터, 혹은 기존에 보여드렸던 것이라도 다른 지점이 있거나 새롭게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늘 도전해 보고 싶어요.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 배우라는 직업을 지속 할 수 있는 힘인 것 같습니다.



 Q. 현빈 씨는 결혼 전 후, 무엇이 달라졌나요?


 ‘공조2’가 결혼 전 찍은 작품이에요. 나는 결혼 전 후가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팬들은 나를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인 부분을 떠나 배우로서는 늘 똑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선보이고 또 다른 작품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차기작도 항상 제 스타일대로 선택해 준비하고 있어요. 나는 내 패턴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그래도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생겼잖아요.


 부모로서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해요. (이 질문은 2022년 9월 ‘공조2’ 관련 인터뷰 아기를 낳기 직전이다) 아직 아이가 생긴 것에 대해 실감 나지 않지만 보통 주변에 물어보면 눈앞에 보여야 실감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나도 그런 것 같아요. 너무 큰 축복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Q. 혹시 생각이나 성격이 변화한 부분은 없나요?


 예전에는 더 앞만 보고 달리는 느낌이 강했어요. ‘공조2’를 통해 예전과 달리 주변을 둘러보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유해진 선배님이 나를 ‘편안해졌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걸 보면 달라진 나의 부분이 보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너무 앞만 보고 달리고 조금만 잘 안되어도 안달하는 것보다 모든 것을 유연하고 편안하게 접근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의도와 모습들이 보여 진 것 같아요.


영화 ‘만추’는 한미합작영화로 촬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었다.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제35회 토론토국제영화제애서 각각 포럼부문, 컨템포러리 월드 시네마 섹션에 초정되었었다

(만추, 2011, SCS 엔터테인먼트)



 Q. 최근 들어 액션물, 코믹물에 자주 출연하고 있는데요, 이제 ‘만추’ 같은 진지한 멜로는 안 할 건가요?


 아뇨, 하고 싶어요. 지금은 조금 편하게 오락요소가 많은걸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언젠가는 ‘만추’ 같은 진지한 멜로를 꼭 찍고 싶습니다. 아직 못 만났을 뿐이에요.



 Q. 현빈 씨는 ‘사랑의 불시착’, ‘공조1, 2’ 등 연속해서 북한 사람을 연기했는데요. 업계에서는 ‘현빈이 북한 사투리를 연기하면 흥행한다’라는 말도 돌던데요?


 그런 기대감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나도 왜 이렇게 북한 사투리를 연달아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신기해요. 나도 이렇게 강하게 북한 사투리가 자리 잡을 줄 몰랐어요. 많은 사랑을 받아 좋기는 하지만 배우로서는 한 이미지로 굳혀질 수 있어 원하는 방향은 아니에요. ‘사랑의 불시착’을 할 때는 ‘공조2’를 하는지 모르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앞으로 당분간 북한 관련 인물의 연기는 안하려고 해요. 하지만 ‘공조3’가 나오면 할 겁니다. 두 작품 모두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한 것이거든요. 전국환 선생님은 ‘공조’ 시즌1을 하고 ‘사랑의 불시착’때도 만나 좀 더 편해진 부분이 있었어요.

 ‘공조2’를 위해 3달 정도 북한말을 배웠어요. 자세히 들어보시면, ‘공조’ 때와 ‘사랑의 불시착’의 북한말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아실 텐데요. ‘사랑의 불시착’ 때는 ‘공조’ 때 북한말을 지우려고 했고, ‘공조2’를 할 때는 반대로 ‘사랑의 불시착’의 분위기를 지우려고 했어요. 이런 것들은 배우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공조2: 인터내셔날’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의 남북공조라는 전편의 형식에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 분)까지 가세해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삼각 공조 수사를 그렸다. 현빈이 연기한 북한 엘리트 형사 ‘림철령’ 역시 업그레이드된 캐릭터로 변신한 바 있다.


 영화 ‘공조(2017, CJ ENM)’(좌)와 ‘공조2: 인터내셔날(2022, CJ ENM)’(우)의 공식 포스터



 Q. 현빈 씨가 연기한 ‘철령’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속편이 만들어진다는 데에는 어려운 점이 존재합니다. 시즌1이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철령을 더욱 빌더업 시켰어요. 액션과 스케일에서 진일보한 것 같아요.



 Q. 시즌2에서는 ‘철령’이 어느 정도 변했나요?


 일단 소좌에서 중좌로 진급을 했어요. 철령이 북한에서건 제 3국에서건 많은 수사를 합니다. 시즌1에서 철령의 마음에는 아내를 잃은 아픔에서 오는 단호함만이 자리를 잡았다면, 시즌2에서는 아내가 조금은 잊혀지고 일상으로 회복되면서 편안한 부분이 생겼어요. 진태(유해진) 가족과의 교류에서도 좀 더 편해지고 자연스러워졌죠. 시즌1이 복수심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누구는 철령이를 보고 많이 능글능글해졌다고 하기도 했어요.



 Q. ‘공조2’를 보면 액션이 더욱 고난도임을 알 수 있는데요. 이석훈 감독은 “현빈 씨는 촬영 전부터 액션 연습에 임하며, 대역 없이 매 신을 직접 소화했다. 현빈 씨의 그런 노력 덕분에 더 좋은 그림, 생생한 표현 등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밝한 바 있어요. 액션 촬영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시즌1의 액션이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 시즌2의 액션이 힘들었어요. 시즌1을 보신 분들을 만족시켜야해서 감독도 신경을 많이 썼죠. 어떻게 하면 시즌1처럼 시그니처 액션(두루마리 휴지 액션)을 선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요, 그래서 나온 게 파리채신이고, 총격신도 좀 더 새롭게 했습니다. 철령이 2편에서 달라진 것은 시즌1의 날렵함에서 묵직함으로 컨셉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빌런인 장명준(진선규 분)이 날렵함을 특징으로 해 더 그렇게 했습니다. 빌런을 맡은 진선규 형은 아주 선하고 착해요. 저런 분이 어떻게 빌런 역할을 할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어요. 빌런을 만드는 걸 옆에서 봤어요. 컷을 하면 세상 좋은 사람입니다. 저는 선규 형의 양 극단을 같이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선규 형은 빈틈이 없는 사람이에요.



 Q. 초반 다니엘 헤니(잭)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긴박한 액션을 보여줬는데요?


 저는 재미있었어요. 총격신도 다행히 부상 없이 끝났어요. 다니엘 헤니와의 뉴욕신이 잘 나온 듯 합니다. 시즌2는 여유로움 속의 삼각관계가 관전 포인트였어요. 직진해오는 진태의 처제 민영(임윤아 분)과 조금씩 금이 가면서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는 시즌1과는 다른 철령의 멘트를 볼 수 있었어요. 다니엘 헤니가 들어오면서 더 그렇게 됐어요.



 Q.  ‘철령’의 웃음 코드도 제법 있는 등 전편보다 유머 코드도 더 많아진 것 같은데요?


 시간이 지나 생긴 철령의 여유로움은 진태 가족과 함께 하면서 유머로 작용하죠. 남한과 북한의 차이에서 오는 재미도 당연히 있었어요. 웃기려고 한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진태의 딸에게 철령이가 자신은 조선소년단 출신이라고 하죠. 진태 아내(장영남 분)가 “집을 영끌해서 마련해 모두 은행 대출”이라고 하자 철령도 “나의 집은 당의 소유”라고 합니다.



영화 ‘교섭(2023,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좌), 배우 현빈(우) (사진: VAST엔터테인먼트)


 현빈은 “망가지는 게 어느 정도가 기준인지 모르겠다”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앞으로 코미디도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중후함이 생기고,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겨 더욱 안정적으로 보이는 현빈. 그를 만나보면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오고 인간미도 느껴진다.





  서병기 선임기자 (헤럴드경제 대중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