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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류생활문화한마당 모꼬지 대한민국
멕시코에서 열린 생생한 문화교류 현장
글 이세은 (객원 에디터)
한국문화, 멕시코를 뜨겁게 달구다!
지난 10월 27~2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이 한국의 생활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2023 한류생활문화한마당 모꼬지 대한민국’(이하 ‘모꼬지 대한민국’)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여기서 ‘모꼬지’는 놀이, 잔치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이르는 순우리말로, ‘모꼬지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생활문화를 알리고자 기획되었다. 케이팝, 한식, 드라마, 뷰티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매년 전 세계 한류 팬들과 쌍방향 문화교류를 통해 국가 간 상호 문화 이해를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비대면 방식(카자흐스탄, 미얀마, 필리핀)으로 첫선을 보인 ‘모꼬지 대한민국’은,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의 한류 팬들과 직접 만나 K콘텐츠 확산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작년 행사에 이어 올해 멕시코에서도 한국문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실감할 수 있었다. 행사를 주관한 진흥원의 한류지원팀은 “멕시코인들이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모꼬지 콘서트’ 식전 이벤트인 돌민정음(아이돌+훈민정음)을 큰 소리로 배우는 팬들의 모습에서 한류에 대한 그들의 높은 호감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의 생활문화 알리기
한류지원팀은 “‘모꼬지 대한민국’을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K팝뿐만 아니라 한식, 미용, 놀이 등 한국의 전반적인 생활문화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한류 팬의 관심 범위를 대중문화에서 생활문화로 확대되도록 한 것”이라며 “본 행사를 통해 한국 생활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 확산을 도모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28일 행사에서는 K팝 공연과 더불어 ‘비정상회담’ 출연으로 잘 알려진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의 진행 하에 ‘K콘텐츠 속 한국의 생활문화’를 주제로 미니토크가 이어졌다. 아티스트와 현지 한류 애호가들이 서로의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의 생활문화 경험은 양일간 열린 체험 부스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모꼬지 스퀘어’는 한국 드라마, 한글, 게임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드라마 포스터 월에서 사진 찍기, 한글 쓰기, 전통 매듭 팔찌 만들기, K예능 속 게임해보기 등을 운영했다. ▲‘모꼬지 마켓’은 코트라와 연계한 현지 중소기업 6곳을 중심으로 한국 생활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류 관련 소비재 등 연관 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소비재 상품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운영되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협력기관이 홍보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분야의 K컬처를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현지 한류 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꼬지 스테이지’ 부대공연에서도 랜덤플레이댄스, 케이팝 댄스&송 팀의 공연, 한국문화 OX퀴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렸다.
한-멕시코의 뜻깊은 인연을 되새긴 자리
멕시코는 1962년 수교 이후 경제, 문화,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우리나라와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한-멕시코 두 나라는 2005년 이래 ‘호혜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해 오고 있다. 한국은 멕시코의 다섯 번째 수출 상대국(8,759,162 천 달러, 2022)이며, 멕시코는 한국의 대중남미 최대 수출국(전세계 10위, 1,083,753 천 달러)이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K드라마, K팝 등 K컬처에 대한 멕시코 현지의 뜨거운 관심이 일고 있다.
* K-stat 무역통계, 한국무역협회
이번 행사에는 멕시코 한인회를 필두로 에네껜 이민 후손들과 6.25 참전용사 가족들을 초대해 그 의미를 더했다. 진흥원의 정길화 원장은 과거 MBC 다큐멘터리 PD로 재직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2005년 멕시코 이민 100주년 특집 3부작 <에네껜>을
제작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에네껜>은 118년 전인 1905년,
대한제국 시절에 1,033명의 한국인이 멕시코 유카탄반도의 에네껜 농장에
노동 이민을 갔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입니다.
이분들의 후손이 ‘2023 모꼬지 대한민국’에 함께해 더욱 뜻깊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멕시코도 미군 소속으로 참전했었는데,
당시 6.25 참전용사의 가족들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오늘의 이 자리는 보훈과 친선의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웹드라마 ‘모꼬지 키친 2023’, 한식과 버무린 판타지 로맨스
‘모꼬지 대한민국’의 일환으로 제작된 웹드라마 ‘모꼬지 키친’의 흥행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생활문화를 소재로 새로운 한류 콘텐츠를 확산시키기 위해 제작된 ‘모꼬지 키친’은, 지난 2021년 시즌1이 제작되어 270만 회 이상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한 바 있다. 핫한 인기를 지속중인 ‘모꼬지 키친 2023’ 드라마 제작 중점과 감춰졌던 제작진의 생각을 들여다보자.
총 5부작으로 제작된 이번 시즌은 조선시대 최고의 대령숙수 ‘은우(성태)’와 2023년에 살고 있는 모꼬지 키친의 직원 ‘소희(박해인)’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전통음식을 중심 소재로 두고,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와 풋풋한 로맨스 감성을 가미하여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모꼬지 키친 제작진은 “한식이라는 공통분모를 조선시대와 현재에 녹여 내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게 되었다”며 “한국문화와 한식을 알리는 것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스토리’를 통해 한을 풀어가고자 했다.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한식도 눈에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국 콘텐츠의 힘은 새로움과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것을 흉내 내지 않고 독창적인 스토리로 담아내어, 그 안에서 감정적인 교류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갖고 있는 세계인들이 한국 콘텐츠를 통해 장벽 없이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문화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죠. 과거에는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한 끗 다른 것이 있어야 더욱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이 다름이 바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문화의 특수성이자 다른 나라의 문화 역시 존중받아 마땅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시대는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고 있으며, 각 나라의 문화가 갖는 매력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는 시대입니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지금의 우리 문화가 흘러가고 있는 방향이,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바로 ‘스며들기’. 제작진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은 지양하고, 한식을 스토리와 맛있게 버무려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힘썼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한식과 의상 고증 등 여러 부분을 세심하게 확인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한국문화를 친근하고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였다.
‘공감한류’와 ‘쌍방향 문화교류’의 실현
올해는 1만 여명의 한류팬들이 한국문화를 경험하기위해 멕시코 행사장을 찾았다. 그 중 K팝 정상급 아티스트 엔시티 드림(NCT DREAM)과 최근 남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엠씨엔디(MCND)가 출연한 ‘모꼬지 콘서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올해 ‘모꼬지 콘서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하기 위한 의미도 담았기에 더 특별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현지 한류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한국 생활문화 경험은 앞으로의 한국과 멕시코 간 우호적인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것이다. 매년 전세계 한류 팬들을 찾아가 쌍방향 문화 교류를 통해 국가 간 상호 문화 이해를 높이고 있는 <모꼬지 대한민국>. 앞으로도 다양한 나라들을 찾아가 한국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문화교류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