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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수교, 발렌타인데이의 큰 선물”

  • [등록일]2024-03-05
  • [조회] 3423

“한국-쿠바 수교, 발렌타인데이의 큰 선물”

쿠바 한류동호회 아르코르(ARTCOR) 문윤미 임원 단독 인터뷰


글·정리 코피스타임스 편집팀




양국 수교는 역대 정부와 민간의 노력 결과로 생각해

쿠바의 자생적 한류 팬클럽, 총 회원수 만5천명 돌파

K-팝 등 한국 연예인 ‘실물 영접’ 희망사항 현실화 기대

코피스에 감사, 동호회 지원 사업 중단이라니 큰 충격



 지난 2월 14일 미국 뉴욕에서 한국-쿠바 수교가 전격 발표되었다. 김대중 정부 이래 20여년간 역대 정부에서 쿠바 수교에 공을 들여왔던 바, 드디어 결실을 이룬 것이다. 이로써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 되었다. 드디어 한국 대(對) 중남미 외교의 마지막 퍼즐을 풀었다는 평가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는 지난 2월 22일 한국-쿠바 수교 발표에 즈음하여 쿠바 한류커뮤니티 ‘아르코르(ARTCOR)’에서 활동하는 문윤미 임원(쿠바 주재 영사협력원,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르코르(ARTCOR)는 2015년부터 쿠바에서 자생적으로 결성되어 활동하는 한류동호회다. 지난 2022년부터는 코피스가 주관하는 '한류커뮤니티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이 인터뷰는 진흥원 기획조정팀 홍보 담당 함승우 주임이 온라인 및 서면으로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1. 한국-쿠바 수교 소식 듣고 소감은?

: 아침 일찍 부지런히 남편이랑 딸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도시락을 싸고… 직장으로 학교로 보낸 후에 편안한 마음으로 식탁에 앉았는데, 이른 아침에 갑자기 쿠바의 가까운 지인께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거에요.

응? 무슨 일이지 싶어서 확인을 했는데 “쿠바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쿠바 수교 공지”였어요. 갑자기 소름이 끼치면서, 설마 이거 거짓말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전화를 했죠. 만우절도 아니고 발렌타이데이 아침인데 혹시 농담이나 거짓말 아니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우리 외교부 공식 채널에 뜬 공지”를 가지고 어떻게 농담을 하겠느냐며 축하해 주시더라구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애쓴 결과를 발렌타이데이 선물로 받은 거라고 하시면서요 그럼에도 믿기지 않아서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문의했더니 “사실”이라고 확인해 주셨는데. 정말 결국은 올 것이 왔구나 싶으면서도 꿈만 같았습니다.

 그 이후에 한국에서도 '한-쿠바 수교'가 속보로 기사가 계속 올라오더군요. 쿠바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하루 종일 축하 인사를 받으며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2. 한국 뉴스에 아르코르(ARTCOR) 활동 얘기가 많이 보도되고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 아르코르(ARTCOR)는 단순히 우리 한류 문화 팬클럽이 아닌 쿠바 정부의 승인을 받고, 쿠바 지자체에 등록된 사회문화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그 시작은 우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30~40대 연령층 몇 분이 모여서 만든 동호회였지만요. 본 프로젝트 회원들은 K팝을 비롯한 K드라마, 영화, 역사, 우리말 등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들이고요. 회원 연령층도 만 2세 어린아이부터 85세 어르신까지 다양합니다.

한-쿠바 수교 소식은 아르코르(ARTCOR)의 SNS 및 임원진 단체대회방, 그리고 회원들의 SNS 등에서 지금까지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한-쿠바 수교는 우리나라 정부 및 민간 기관 등 많은 분의 노력과 수고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코르(ARTCOR)가 작은 이슬만큼이라도 기여를 했다고 칭찬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3. 그동안 활동 중에 아르코르(ARTCOR)의 그간 활동과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 아르코르(ARTCOR)는 수도 아바나(Habana), 특히 프로젝트가 등록된 플라자 데 레볼루시온 구(Municipio de Plaza de Revolucion)를 중심으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혈기가 왕성한 10대, 20대 젊은이들이 K팝 음악과 함께 노래를 즐기고 춤을 추면서(술과 담배없이) 아주 건전한 문화 활동을 한다는 것이 검증되어서, 참여를 권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습니다.

 커뮤니티 회원수가 1만 명을 넘어서면서 아바나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아르코르(ARTCOR)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문화와 더 가까워지기를 희망하는 쿠바 젊은 친구들에게 많이 감사했죠.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모임이나 행사가 불가능할 때도 SNS 등을 통해 커뮤니티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2022년에는 아바나에서 한국문화 주간, 2023년 말에는 수도 아바나를 비롯해 마탄자스, 씨엔푸에고스, 올긴, 산티아고 데 쿠바 5개 도시에서 한국문화주간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2023년말에는 피나르 델 리오와 그란마 지역에도 아르코르(ARTCOR) 프로젝트가 승인되었습니다.

 한-쿠바 수교 소식을 듣고 각 지역에 있는 회원수를 확인해 봤는데, 2024년 2월 15일 현재 15,750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더군요. 참고로 2월 17일 DISCOREA 행사에서도 30 여명이 추가 회원 가입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회원 수는 더 늘어날 겁니다. 쿠바 내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꾸준히 회원 수가 늘어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승인받아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4.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1) 한인후손과의 에피소드

: 2021년이 쿠바 한인이주 100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코비드 팬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불가능했어요. 2022년에도 행사 진행이 쉽지 않았구요. 

2023년 3월 25일에 아르코르(ARTCOR)에서 쿠바 한인이주 10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해서 아바나에 계신 한인후손회장 및 후손 분들을 초청해서 함께 축하하고 의미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님을 비롯해서 한국에 계신 여러분께서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보내주시는 등 아르코르(ARTCOR)와 한인 후손들이 함께한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2) 쿠바 한류팬과의 에피소드

: 커뮤니티에서 문화행사를 할 때 한식 경연대회나 한식 시식에 대한 요청을 많이 받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은 거죠. 그리고 불고기, 제육볶음, 잡채, 김밥, 비빔밥, 녹두전 등 이미 맛본 음식까지 한국 음식을 모두들 좋아하세요.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매운 음식을 누가 잘 견디는지에 대한 게임을 했었는데, 그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이겨보겠다고 눈물을 찔끔거리면서도 꼭꼭 씹어 삼키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관객들과 함께 정말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5. 아르코르(ARTCOR) 운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 아르코르(ARTCOR)가 사회문화 프로젝트이고 회원들의 회비(상징적인...)로 재정을 충당하다보니, 행사를 진행할 때 어려움이 적지 않죠. 이때마다 임원진들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데, 이런 재정적인 부분을 해결하는게 쉽지 않아요. 



6. 수교 이후 앞으로 계획이나 희망사항은?

: 수교가 발표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아르코르(ARTCOR) 회원들의 가장 큰 희망사항은 이제 쿠바에서도 K팝 가수의 공연이나 한국 연예인의 팬사인회가 가능해져서 영상이 아닌 ‘실물 영접’하는 것인데, 이 희망사항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7. 진흥원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 아르코르(ARTCOR) 커뮤니티의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K팝이나 K드라마에서 멈추지 않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매년 1월에 전문가와 아마추어 제약을 두지 않고 Jornada Cientifica라는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고, 10월 한국문화 주간에는 콜로키오(Coloquio)라고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학술대회가 있습니다. 

 또한 Montori 초등학교에서 수업외 과정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2시간씩 한글 수업(장희주 선생님)이 진행되고 있고요. 참고로 아르코르(ARTCOR) 임원진들이 행사 기획력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없어서 기획된 행사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묻혀있었던 프로그램이 2022년에 진흥원의 해외한류커뮤니티 지원 사업 덕분에 쿠바에서 처음으로 “한국문화주간” 행사를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성과는 쿠바 뉴스 및 신문 등에서 다룰 만큼 엄청났었구요. 그로 인해 아바나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아르코르(ARTCOR) 프로젝트가 승인되는 '쾌거'도 이룰 수 있었습니다.

 2023년에도 진흥원의 해외한류커뮤니티 지원 사업 지원에 힘입어 쿠바 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국문화 주간 행사를 기획,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그 결과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io)와 그란마(Granma) 지역에도 아르코르(ARTCOR) 프로젝트를 승인받았습니다. 진흥원의 지원이 없었다면 도저히 실현될 수 없었던 기획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거죠. 이 부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8. 안타깝게도 해외한류 커뮤니티 지원사업이 올해부터 중단이 되는데 어떤 영향이 있을거라 생각하시나요?

: 이 부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올해에는 새로이 프로젝트를 승인받은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io)와 그란마(Granma)까지 포함해서 7개 도시에서 “한국문화주간” 행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기획했고, 10.26.~11.2. 날짜까지 확정되었습니다. 이런 기획 역시 진흥원의 지원사업을 염두에 두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구요.

 일정을 확정하면서 쿠바 방송사 및 언론사에서 홍보에 적극 협조해 주기로 했는데, 진흥원의 지원이 없다면 본 기획의 현실화에 아주 큰 제약이 있을 듯합니다. 좀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쿠바에서 아르코르(ARTCOR)는 대한민국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요. 힘드시더라도 본 결정을 재고해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