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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방송 ‘카자흐스탄’ 웹사이트의 드라마 ‘기황후(Әмірші әйел)’ 홍보 – 출처 : qazaqstan.tv>
현대 드라마 문화는 서양, 동양으로 나뉘는 듯하다. 그중 ‘동쪽’ 드라마를 선택하고 시청하며 선호하는 대중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플랫폼 다변화로 콘텐츠 시청이 늘어나는 현재, 동양권 제작 드라마 중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카자흐스탄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다. 여러 방송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재방영 중이다. 최근에는 기황후가 방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방영됐던 51부작 드라마 <기황후>는 2020년 현재 카자흐스탄 방송계에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2015년에도 방영된 바 있고, 5년만에 재방영이 결정됐다. 여름 기간, 국영방송사 《카자흐스탄(Qazaqstan)》에서 월요일, 금요일 저녁 10시 30분, 카자흐어로 방영 중인 <기황후>는 집에서 가족이 모두 함께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로, 멀리 여행할 수 없는 코로나19의 시기에 아시아 역사 여행가이드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황후>는 대원제국 시기, 한국에게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고려 출신의 여성이 여러 역경을 극복하고 원나라의 막강한 황후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진정한 사랑, 기만과 충성, 복수와 배신 등이 드러난다. 고려 출신의 기승냥(하지원)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 원나라로 끌려가면서 시작되는 이 드라마는 원나라 황족 타환(지창욱), 가상의 고려 왕 왕유(주진모), 세 사람의 긴장 관계를 보여준다. 기승냥은 가족과 국가에 지속적으로 투쟁한다. 드라마는 이윽고 왕비가 되는 그녀의 비밀, 꿈, 목표와 계획을 보여준다. 오늘날 한국드라마,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만큼이나 수요가 대단하다. 대중을 사로잡는 특유의 흥미로움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역사 드라마를 선호하는 카자흐인들에게는 <기황후>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아스타나 TV(Astana TV)》, 《HIT TV》 등에서는 여러 편의 한국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원하는 장르가 있다면 찾아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한국 TV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시청자의 관심을 마지막 화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인 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드라마에는 어떻게 구현되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줄거리는 흥미롭고 예측할 수 없으며, 배우와 시대적 배경에 맞는 의상, 풍경은 모두 훌륭하다. 무엇보다 <기황후>는 강인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51화라는 상대적으로 긴 회차에도 불구하고 일단 시청을 시작한다면 계속 보게 되는 이유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현실과 다르게 구성됐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을 참고하지만, 100% 그대로 재현해내기보다는 약간의 강조, 과장, 가미를 통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끈다. 무엇보다 <기황후>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현재 카자흐스탄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킵차크(Қыпшақ)’ 출신의 엘테무르(Ел Темир) 장군이다. 극중에서는 ‘연철’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킵차크는 카자흐스탄을 구성하는 크게 3개의 종족 중 하나로, 대족(Ұлы жүз), 중족(Орта жүз), 소족(Кіші жүз) 중 킵차크는 중족에 속한다. 역사적으로 카자흐스탄과도 관련있는 내용으로 <기황후>는 현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머리 모양, 전통 복식 등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 ‘기황후’에 등장하는 엘테무르 – 출처 : world-art.ru>
<아랍, 이집트까지 통치했다고 알려진 킵차크 맘룩 4대 ‘바이바르스 술탄’을 소재로 한 영화 한 장면 – 출처 : kino-teatr.ru>
카자흐스탄인 대부분은 드라마 <기황후>를 본 후, 맘루크 왕조의 제5대 술탄이었던 술탄 바이바르스(Sultan Baibars)를 소재로 한 동명의 영화를 떠올린다. 구소련에서 촬영된 <술탄 바이마르스>는 칭기즈칸의 군대에 대항하여 승리하고, 이집트와 시리아를 지배한 왕조의 5대 술탄의 이야기를 다뤘고, 고증 또한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다. <기황후> 역시 유사한 시기 킵차크의 복식과 배경을 잘 표현해냈다. 한편, 모든 역사 드라마가 객관적으로, 있는 사실만을 그대로 보여주진 않는다. 감독의 상상력과 생각에 따라이야기는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극은 여러 국가와 민족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문화적으로 관계를 쌓아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역사적 교류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카자흐스탄 공통의 역사가 작품화되길 기대한다.
※ 참고자료 : https://qazaqstan.tv/serials/amirshi_a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