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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발간한 ‘2020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국내 서점은 2003년 3,589개에서 전년 12월 기준 1,976개로 줄어들었다. 바야흐로 서점의 위기인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서점의 위기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스콧 피츠제럴드 등 유명 문인들이 즐겨 찾았다 하여, 프랑스 파리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찾는 관광 명소이자 유명 서점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매출이 줄어 폐업 위기가 닥치자 온라인으로 책을 구입해달라고 고객들에게 호소하여 폐업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이처럼 도서 구매 형태의 변화와 코로나19의 영향 속에서 서점 산업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도서 판매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27일 첫 매장을 오픈한 Eslite me time 네이후 지점 전경>
하지만 대만의 서점 산업은 온라인이 아닌 소형화로 활로를 찾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대만의 대형 서점 Eslite는 Eslite me time이라는 이름의 소형 서점 브랜드를 내놓았다. Eslite는 대만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이며, 대형 서점 위주로 입점을 진행하던 브랜드이었기에, 대만의 언론들은 이와 같은 경영 전략의 변화에 일제히 주목했다. Eslite 그룹은 이러한 소형 서점의 비중을 점차 늘려 3년 내에 100개의 점포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Eslite me time의 도서 섹션>
Eslite me time의 첫 번째 매장은 1년 반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27일 타이베이의 네이후 지역에 첫 오픈을 했다. 관광객을 타켓팅하던 기존의 대형 서점과는 달리, 소형 서점으로서의 Eslite는 지역 커뮤니티 단위의 고객을 타켓팅하여 지역 고객층의 수요에 맞는 MD와 도서를 구비했다. 더불어 함께 입점하는 티룸(Tea room)은 Eslite 호텔 그룹이 F&B를 담당하여, 서점을 찾는 고객들이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특징이다.
<지역 특성에 맞춘 MD를 서점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습>
직접 찾아본 Eslite me time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직장인이 많은 네이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퇴근길에 구매하기 편하도록 소규모로 포장된 식품들을 책과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쌀을 서점에서 판매하는 모습은 다소 생경하였으나, 이 또한 특색있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책과 함께 주류를 팔고 있는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책과 함께 술을 마실 수 있는 소형 서점들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책 이외에도 감각적인 MD 구성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Eslite인 만큼, 소형 서점의 작은 공간에서도 자신들만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MD를 구비했음이 느껴져 흥미로웠다.
<Eslite 호텔 그룹이 담당하고 있는 Eslite me time의 F&B>
Eslite 호텔 그룹이 담당한다고 하여 많은 관심을 끌었던 서점 내의 티룸(브랜드명 Tea room)에서 제공하는 F&B는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자랑했다. 파니니 샌드위치와 밀크티를 주문시 235대만 달러(2021년 11월 2일 기준 약 9.917원)였으며, 이 가격은 현지의 스타벅스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이다. 더불어, 직장인 밀집 지역인 만큼 포장해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내부 취식보다 저렴한 가격인 150대만달러(2021년 11월 2일 기준 약 6,330원)선에서 판매하고 있어 지역 직장인들이 줄을 이어 구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slite me time은 100평에 남짓한 소형 서점이니만큼 기존의 대형 서점과는 규모 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었으나, 여전히 브랜드 특유의 색채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더불어 서점보다는 소매 유통점에 가까우리만큼 다양한 MD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향후 Eslite me time이 어떻게 서점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지켜나갈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산업들이 어려움을 맞이한 오늘날, 서점 또한 존재론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서점은 문학 산업과 독자가 만나는 창구로서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는 만큼, 시대를 막론하고 가치를 가지는 공간이다. 또한 온라인에서의 판매가 강조된 오늘날에도, 문화 지체 현상을 겪으며 오프라인을 통한 구매만이 가능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오프라인 서점을 존속하기 위한 노력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서점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코로나 시기의 어려움을 극복해,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로 그 역할을 지속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참고자료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21. 10. 22.) <'아지트에서 책 한잔', 중장년도 편안한 '술책방' 아시나요?>,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12803
《서울신문》 (2020. 12. 15.) <‘북콕족’의 추억 나눔… 동네 서점 살려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1216016016
《Business next》 (2021. 10. 27.) <開箱誠品內湖社區店!蔬菜、雞蛋到新書都買得到,還有哪些亮點?>, https://www.bnext.com.tw/article/65891/if-brand-name-changing-gidea
《Taiwan News》 (2021. 10. 13.) <Taiwan bookstore chain Eslite recalibrates business strategy to ‘go small>, https://www.taiwannews.com.tw/en/news/4313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