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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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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크로싱즈>

  • [등록일] 2022-05-17
  • [조회]1773
 

제38회 ‘LA 아시아태평양영화제(Los Angeles Asian Pacific Film Festival)’가 지난 5월 5일부터 5월 13일까지 LA의 ‘2220 Arts + Archives’, 아라타니 극장(Aratani Theatre), 타테우치 민주 포럼(Tateuchi Democracy Forum) 등 리틀 도쿄와 다운타운 인근의 극장 3곳, 그리고 미국 감독 조합(Directors Guild of America) 극장에서 열렸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 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혼합한 방식으로 영화제가 열렸다. 

 

지난 1983년부터 시작된 LA 아시아태평양영화제는 2022년 올해에 이르기까지 39년간, 가장 뛰어나고 촉망받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화, 비디오, 디지털 미디어 작품 5천 여 편을 선보여 왔으며, 영화 관련 세미나, 패널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왔다. 

 

할리우드가 있는 LA인지라 LA와 그 인근에서는 LA 영화제(LA Film Festival), LA 다양성영화제(LA Diversity Film Festival), 캘리포니아영화제(California Film Festival), LA 프랑스영화제(LA French Film Festival) 등 수많은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혹자는 LA 아시안퍼시픽영화제에 대해 “그런 영화제가 있었어?” 라고 물어올지 모른다. 하기야 전 세계가 지켜보는 화려한 아카데미 시상식, 베니스영화제에 대한 뉴스만 접하다 보니, LA 아시안퍼시픽영화제를 ‘듣보잡’ 취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지치지 않고 꾸준히 내 온 덕에 미합중국(United States)은 각기 다른 커뮤니티의 문화가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국가가 될 수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올해 LA 아시안퍼시픽영화제에 선보인 작품은 단편영화와 애니메이션, 내러티브,  다큐멘터리, 시네마 뮤지카를 포함해 무려 204편이나 된다. 한국 영화로는 백다현, 백나현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테레오타입(Stereotype)>, 토머스 김 감독의 <부산 1999>, 김선재 감독의 <좋은 취향(Good Taste)>, 줄리 하(Julie Ha)와 유진 이(Eugene Yi)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철수를 석방하라(Free Chul Soo Lee)>, 디엔 보르샤이 림(Dean Borshay Liem) 감독의 다큐멘터리 <크로싱즈(Crossings) 등 5편이 상영되었다. 

 

통신원은 지난 5월 10일(화), 리틀 도쿄의 ‘일본계 미국인 내셔널 뮤지엄(Japanese American National Museum)’ 내에 위치한 ‘타테우치 민주 포럼(Tateuchi Democracy Forum)’에서 있었던 <크로싱즈(Crossings)> 상영회를 찾았다. 아시안퍼시픽영화제인데 상영회 장소가 리틀 도쿄 인근에 밀집된 것이 아쉬웠다. 한인타운에 극장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타테우치 민주 포럼 안에는 영화제답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도 마련돼 있었고, <크로싱즈> 관련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최근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2/3 이상 들어찼다.

 

<크로싱즈>는 지난 2015년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어온 국제여성평화운동가 30여명의 여정을 직접 함께 하며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한국계 미국인 디엔 림 감독이 연출했다. 

 

국제활동가인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은 지난 2015년 5월 노벨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Leymah Roberta Gbowee)와 메어리드 코리건((Mairead Corrigan), 그리고 저명한 사회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Gloria Steinem) 등 약 30명의 국제여성평화운동가들과 함께 북한 평양으로 향했다. 이들은 수천 명의 북한 여성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함께 행진한 후, 냉전 시대의 마지막 남은 장벽 DMZ를 건너 남한의 여성평화운동가들을 만났다. 다큐멘터리는 DMZ 도보 횡단을 위해 크리스틴 안 씨 등이 남북한 정부를 오가며 준비한 시간들, 평화 행진 운동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준 여성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남한 여성들이 한땀 한땀 바느질하여 준비해간 조각보를 북한 여성들과 함께 바느질해 이으며 커다랗게 펼쳐보이는 장면에서는 객석 여기저기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조각보는 미국의 퀼트와 비교된다. 퀼트나 조각보에는 다양한 삶을 살아온 여러 여성들의 눈물 겨운 삶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DMZ를 넘어온 여성운동가들이 남한 여성들과 만나 색동 색깔의 조각보를 함께 펄럭이는 장면을 본 한 관객은 “이제껏 통일을 남의 집 일, 또는 불필요한 일로 여겨왔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90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상영 후에는 프로듀서, 감독,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씨와의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크리스틴 안씨는 계속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자신을 촬영하는 것이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색했었다는 얘기를 웃으며 털어놓았다. 

 

다큐멘터리 <크로싱즈>를 보면서 중국, 평양, 한국을 오가며 길이 없는 길을 만들었던 여성들의 강인함에 감동을 느꼈다. 또한 결코 녹록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위대한 평화의 이정표를 세운 크리스틴 안씨와 30명의 해외 여성 운동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었고, 이는 상영회장에 모인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로 확인할 수 있었다. 

 


  <리틀 도쿄에 위치한 타테우치 민주 포럼. 2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크로싱즈 상영회가 있었다>





<크로싱즈 상영회의 접수대>



<크로싱즈 접수대. 30여명의 국제여성평화운동가들이 목에 둘렀었던 색동 스카프가 눈에 띤다>



<한반도의 평화를 기리는 디자인의 기념품> 



<포토라인을 위한 LA 아시안퍼시픽영화제 배경>



<상영회 시작 전 모더레이터가 크로싱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상영회를 마친 후 크로싱즈의 감독과 주인공인 크리스틴 안 등 제작진이 무대 앞에 나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색동 스카프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크로싱즈 제작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디엔 보르샤이 림 감독, 그 옆이 크리스틴 안씨>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이미지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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