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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대 규모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 제전에서 비롯됐으며 현재와 같은 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시작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년마다 번갈아 개최되는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감독하고 있으며, 이번 하계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린 이번 파리올림픽에는 206개국 1만 714명의 선수가 참가해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17일 동안 열전을 벌였다. 필리핀은 이번 올림픽에 9개 종목, 선수 22명을 파견했으며 이번 올림픽에서 필리핀은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었다.
< 필리핀 최초로 올림픽 2관왕이 된 카를로스 율로(Carlos Yulo) 선수 - 출처: 'GMA Network' >
필리핀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데에는 카를로스 율로(Carlos Yulo) 선수가 있었다. 율로 선수는 남자 마루운동과 남자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으로 2관왕이 됐다. 한편 필리핀 첫 올림픽 금메달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경기에서 나왔다. 하이딜린 디아즈(Hidilyn Diaz) 선수는 당시 필리핀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기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디아즈 선수 뒤를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는 율로 선수가 필리핀에 금메달을 안긴 영웅이 됐다. 올림픽 2관왕이 된 율로 선수는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신재환(금메달) 선수에 밀려 도마 4위에 그쳤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두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2개를 획득하면서 율로 선수는 필리핀에서 인기다. 필리핀스포츠위원회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율로 선수에게 1,000만 페소(약 2억 3,500만 원), 필리핀 하원은 600만 페소(약 1억 4,00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 회사(Megaworld)는 현금 300만 페소(약 7,000만 원) 포함 3,500만 페소(약 7억 원)에 상당하는 콘도를 율로 선수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필리핀 SM 그룹 역시 율로 선수에게 자사 쇼핑몰에서 100만 페소(약 2,350만 원)에 상당하는 가구와 식료품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율로 선수 역시 이러한 환대에 감사를 표하면서 "귀국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그리고 동메달 1개로 50위를 기록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율로 선수 활약에 힘입어 11일 폐막식 기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로 최종 35위로 이번 올림픽을 마감했다. 필리핀에 이어 인도네시아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해 37위로 이번 올림픽을 마감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올림픽까지 금메달 10개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8개가 배드민턴 종목에서 획득한 것이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인도네시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배드민턴 이외 스포츠클라이밍과 역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 호평을 받은 파리올림픽 필리핀 단복 - 출처: 'Manila Bulletin' >
한편 금메달과 별개로 파리올림픽에서 필리핀 대표단 복장도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한 잡지는 필리핀 단복을 개최국 프랑스, 대만, 몽골, 멕시코, 미국, 아이티, 체코, 튀르키예, 호주 등과 함께 파리올림픽 최고 단복 중 하나로 선정했다. 필리핀 단복은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프란시스 리비란(Francis Libiran)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프란시스 리비란 디자이너는 현대화한 필리핀 전통 의상 바롱(Barong)에 삔따도스(Pintados) 전사로부터 영감을 받아 단복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부터 격식을 갖추기 위해 입기 시작한 바롱에는 화려한 자수가 놓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바롱은 만들기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고가여서 일반 서민들이 입기 조금 힘든 옷이다. 바롱은 필리핀 7대 대통령이었던 라몬 델 피에로 막사이사이(Ramon del Fierro Magsaysay)가 즐겨 입으면서 대중화됐다. 바롱 대중화에 이바지를 한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전통 의상인 바롱 따갈로그(Barong Tagalog)를 입고 취임 선서를 했다. 이후 모든 필리핀 대통령들은 바롱 따갈로그를 입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바롱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싸기도 하고 전통 방식으로 제작하는 곳도 많지 않아 필리핀에서 입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다. 물론 대중화되면서 파인애플, 마닐라삼에서 뽑아낸 섬유 대신 폴리에스터와 견섬유 등을 섞은 천으로 만든 바롱이 판매되고 있다.
한편 필리핀올림픽위원회는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뿐만 아니라 전통 의상을 통해 필리핀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평했다. 선수들 역시 "전통 의상을 착용함으로써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올림픽 무대에서 필리핀 문화를 소개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러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것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필리핀 문화가 가진 매력을 알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Manila Bulletin》 (2024. 6. 19). POC unveils Francis Libiran-designed barong for Team PH in Paris Olympics, https://mb.com.ph/2024/6/19/poc-unveils-francis-libiran-designed-barong-for-team-ph-in-paris-olympics
- 《The Manila Times》 (2024. 6. 27). Libiran-designed Team Philippines outfits among 10 best in Paris Olympics opening, https://www.manilatimes.net/2024/07/27/sports/libiran-designed-team-philippines-outfits-among-10-best-in-paris-olympics-opening/1960262
- 《Philstar》 (2024. 8. 5). Millions in incentives coming in for Yulo, https://www.philstar.com/headlines/2024/08/05/2375539/millions-incentives-coming-yulo
- 《Philstar》 (2024. 8. 5). House of Representatives doubles incentive for Yulo to P6 million, https://www.philstar.com/headlines/2024/08/05/2375594/house-representatives-doubles-incentive-yulo-p6-million
- 《GMA Network》 (2024. 8. 5). Megaworld reward for Carlos Yulo upgraded to P35M worth, https://www.gmanetwork.com/news/money/companies/915944/megaworld-reward-for-carlos-yulo-upgraded-to-p35-m-worth/story/#goog_rewarded
- 파리올림픽 메달 순위표, https://olympics.com/ko/paris-2024/medals
- 필리핀관광부 한국사무소, https://philippinetourism.co.kr/phil-intro/ba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