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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아티스트를 비롯한 한류 스타들이 인도네시아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한류 팬들이 케이팝에 열광하며 관련 소식에 민감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2개월만 해도 7월에 그룹 엑소(EXO)의 디오, 비투비, 샤이니의 키, 소디엑(XODIAC), 배우 김선호 배우, 배우 안보현이 인도네시아에 다녀갔다. 8월 8일에는 <런닝맨>의 '런 2 U' 콘서트가, 8월 10일에는 엑소(EXO) 리더 수호의 'SU:HOME(수: 홈)' 콘서트가 자카르타에서 열렸다. 7월 31일에는 블랙핑크 월드투어 실황 영화인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인 시네마(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IN CINEMAS)>가 인도네시아의 모든 상영관 체인에서 상영됐다.
이뿐만 아니라 걸그룹 시크릿넘버의 첫 단독 콘서트 '패스월드(pasSworLd)'가 9월 28일 자카르타에서, JYP의 밴드 데이식스의 월드투어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 10월 16일부터 수라바야 등 세 도시에서, 제로베이스원의 첫 번째 월드투어 '타임리스 월드(TIMELESS WORLD)'가 10월 26일 수도권의 BSD에서 열린다는 공지가 현지 매체에 잇따라 올라와 케이팝 팬들을 훌쩍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한류가 케이팝 가수들을 위시한 K-연예인들과 함께 그야말로 봇물처럼 인도네시아로 밀려들고 있다.
< 2024 런닝맨 '런 2 U' 자카르타 콘서트 - 출처: KiosTix >
케이팝 등 한류와 관련해 한국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뉴스가 인도네시아의 팬들 사이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소비되는데 이는 좋은 소식은 물론 부정적인 사건사고까지 망라한다. 2023년에는 배우 이선균의 비보가 현지 신문에 다수 보도됐다. 비단 관련 사실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연예계와 당시 한국의 마약수사의 실태를 다루는 기사도 있었다. 이외 피프피피프티 사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그리고 최근에는 BTS 슈가의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같은 민감한 소식들이 현지 매체를 장식했다.
위와 같은 소식의 대부분은 머나먼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인데도 인도네시아 팬들은 마치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전해지는 한국 연예인들의 불미스러운 소식은 현지에서 열리는 케이팝 공연이나 인기 한국 배우의 팬미팅 못지않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KBS의 새 예능 프로그램 <내맘대로 패키지 시즌2: 픽미트립 인 발리>를 촬영하러 온 한국 연예인들이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관광 비자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스태프들과 함께 발리 이민국에 여권을 압수당하고 억류되는 사태가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사에 적극적인 현지 비난 댓글들이 많이 달리지 않은 것은 해당 사건이 빚은 물의보다 연루된 아티스트들에 대한 애정이 더 큼을 시사한다. 하지만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빅뱅 출신 승리의 최근 등장에 대해서는 비난 일색의 반응이었다. 정확히는 승리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행사 포스터에 '버닝썬' 상호와 로고, 그리고 승리의 초상을 사용한 주최 측에 대한 비난이었다.
8월 31일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주도인 수라바야에서 '버닝썬 인 수라바야(BurningSun di Surabaya)' 행사를 조직한 주최 측 TSV 매니지먼트는 빅뱅 출신 승리를 초청했다는 소식에 대해 해명했다. TSV 매니지먼트 CEO 멕사베리오는 "자신이 며칠 전 TSV 매니지먼트 인스타그램 계정과 더 사베리오의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에 포스팅한 한 장의 포스터로 인해 케이팝 팬덤과 케이팝을 즐기는 음악 애호가들에게 물의를 빚어 사과한다."면서도 "언론이 오해의 소지가 많은 기사를 내고 있다."며 서두를 끊었다.
그는 해당 포스터에 승리의 초상을 사용했지만 승리를 해당 행사에 초청했다고 하진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승리에게 경의를'이라고 해석될 만한 'Best Honor Seung Ri'라는 카피라이트가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어쨌든 그가 유흥업소를 포함한 야간 산업의 주요 인물이란 점을 평가한 것이다. 버닝썬 사건은 사람들이 나이트클럽에 갈 때 더욱 조심하는 클럽 문화를 만드는 데에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즉 역설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 '버닝썬 인 수라바야' 행사 포스터 - 출처: TSV 매니지먼트 인스타그램 계정(@tsvmanagement) >
하지만 네티즌들은 사베리오의 이런 말도 안 되는 해명에 반박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ms.sbong)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니 무슨 헛소리? 포스터의 로고는 한국 버닝썬 로고 아닌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일갈했고, 또 다른 네티즌(@wanda_halimah)은 "당황하셨나봐? 이제 법적 처리도 받으시길"이라는 댓글로 비꼬았다. "승리는 성범죄자다. 그 사람 얼굴에 경의를 표하는 게 우리를 조심시키는 거라고? 말 바꾸지 마라, 이건 분명히 네가 틀린 것(@rchrista7)"이라며 네티즌들은 분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정작 승리 측은 해당 행사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수라바야에 갈 계획도 없다고 8월 11일 입을 열었다. 그는 오히려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초상권 침해 및 명예훼손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한창 불거지던 8월 12일 당시 승리가 발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여성들을 유혹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알려져 더욱 물의를 빚었다. 버닝썬 수라바야 행사장이 있는 도시와 발리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케이팝 신인 그룹의 데뷔, 컴백, 신보 발매, 해외투어 등은 물론 공항 패션과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각종 사진까지 K-스타들의 일상이 실시간으로 현지 매체에 전달되는 상황에서 이들 일부가 빚는 물의, 특히 현지와 밀접하게 관련된 부정적인 사건들은 그렇지 않은 소식보다도 현지 팬들에게 훨씬 더 강력한 파급력을 지닌 채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KiosTix(끼오스크틱스), https://www.kiostix.com/e/running-man--run-2-u--live-in-jakarta
- TSV 매니지먼트 인스타그램 계정(@tsvmanagement), https://www.instagram.com/tsvmanagement/
- 꼼빠스닷컴, https://www.kompas.com/hype/read/2024/08/12/092432066/klarifikasi-penyelenggara-acara-burning-sun-surabaya-soal-kabar-undang, https://www.kompas.com/hype/read/2024/07/02/100340166/daftar-konser-kpop-dan-fan-meeting-artis-korea-juli-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