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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어는 일본산만 먹어봤는데, 한국산 장어가 맛이 되게 좋네요." 누구나 좋아하는 별미인 장어구이를 이렇게 쉽게 먹을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장어 팩의 비닐을 벗겨 간단히 팬에 가열을 했더니 한국 전문점에서 먹던 맛과 차이가 없다. 같이 맛을 본 한 아랍인 바이어가 장어를 먹으면서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비린 맛이 없다고 말한다. 이어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다. 이 정도 품질이라면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한국 장어의 품질에 감탄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기획한 '2024 K-시푸드 품평회'가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일명 '호레카(HORECA)'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중동 지역 내 한국 수산물의 해외 진출을 위해 기획됐다.
<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호텔에서 개최된 '2024 K-시푸드 품평회'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을 이끌 미래 동력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는 '호레카'는 '호텔(Hotel)', '레스토랑(Restaurant)', '케이터링(Catering)' 및 '카페(Cafe)'의 앞자를 딴 명칭으로 'B2B 외식업계 시장'을 의미한다.
이날 통신원이 방문한 주메이라 비치 호텔의 행사장에는 신선한 한국 생굴, 전복, 장어, 해조류 등을 비롯해 풍부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김, 피쉬칩 등 한국의 다양한 수산 식품이 두루 자리했다. 전부 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중동으로 수출을 기다리는 품목들이다.
< 한국 수산물에 모여 시식을 하고 있는 바이어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실 한국 식품의 중동 진출 도전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 농수산물 유통을 활성화하고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016년 아랍에미리트에 중동 지점을 세우고 해마다 이 지역에서 개최되는 식품 박람회와 먹거리 행사에 꾸준히 한국 음식을 내세우는 등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속되는 한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식품의 중동 수출은 꾸준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외교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8월까지 한국 농림축산식품의 UAE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한 1억 8,943달러(약 2,500억 원)를 기록했다.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체의 7.6%을 차지한 라면류(1,454만 달러)다. 반면 한국 수산물의 UAE 수출 규모는 연평균 254만 달러(약 33억 원) 수준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아직 본격적인 시장이 개척되지 않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날 행사는 미리 선별된 현지 고급 호텔, 레스토랑, 식자재 공급업체 등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주요 바이어 50여 명이 초청됐다. 공사 측은 "총 73만 달러(약 10억 원)의 상담 성과와 2건의 현장 양해각서(MOU)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굴젓(Marinated Fresh Oyster with Chili Sauce)'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음식은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굴젓(Marinated Fresh Oyster with Chili Sauce)'이었다. 굴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고추장 소스와 섞여 감칠맛 나면서도 말 그대로 '밥도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 밖에도 김가루 스낵, 장어 소금구이, 파래로 감싼 비빔밥 스틱, 게장 순살 등도 매우 맛있었다.
바이어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중동 최대 식자재 공급업체인 셰프 미들 이스트(Chef Middle East)의 나데르 리파트 구매담당 MD는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의 한국 식자재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오늘 상담한 한국 업체와 가격, 물류 등 구매 관련 구체적인 사안을 추가로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 시식장 한편에 마련된 바이어와 한국 업체 간 상담 부스. 요청 시 한국 업체 관계자와 온라인 미팅도 실시간으로 가능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용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두바이 지사장은 "그동안 현지 고급 호텔에서 맛본 수산물은 유럽산이나 일본산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 아랍에미리트 내 한식당 숫자도 3년 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는데 이처럼 중동 내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한국의 수산물을 전략적으로 선보일 것이다."이라고 귀띔했다.
앞으로 케이팝과 K-영화를 넘어 한국의 식문화가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동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K-시푸드(K-Seafood)'가 더 큰 성과를 거둬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 식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현지 바이어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이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수출 증가로 더 이어져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