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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아스타나의 막삿 나릭바예브 대학교(Maqsat Narikbayev University, 이하 MNU)에서 한국 붓글씨 체험 교실이 열렸다. 이는 대학교 내 동아리 '한규(Hangyu)'에서 마련한 행사로 10월에 있는 한글날을 기념해 기획한 자리였다. MNU의 동아리 '한규'는 한국을 사랑하는 누구나 함께 열정을 나누고자 하는 동아리로 다양하고 풍성한 한국문화를 향유하고자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예술, 케이팝과 댄스, 한국 음식 및 패션은 물론 한국어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번 한국 붓글씨 체험 교실은 '한규' 동아리 리더인 야나 유가이 학생이 한국인 원어민 선생님을 초청해 마련했다.
이날 교실에는 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했으며 대부분은 9월에 입학한 신입생들이었다. 학생들 중에는 이미 한국어를 알고 있는 학생도 있었으며, 한편 전혀 모르는 학생도 있었다. 원어민 교사는 한글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한글의 자음과 모음 및 발음에 대한 간단한 강의와 함께 모든 소리를 한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한글의 우수성 또한 전했다.
< 열심히 붓글씨를 쓰는 현지 학생들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통 한지 부채 위에 먹으로 붓을 쓰는 서예 활동에 학생들은 흥미롭게 참여했다. 소리 나는 대로 모두 쓸 수 있다는 한글의 특징에 걸맞게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을 쓰거나 러시아어 혹은 카자흐어 단어를 한글로 써 내려갔다. 학생들은 생전 처음 잡아 보는 붓을 조심스럽게 다루었으며, 자신들이 써보고 싶은 단어를 입으로 소리 내어 보며 한글로 옮겨 적었다. 자신이 말하는 소리로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학생들은 시종일관 열심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멋지게 쓴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의 이름을 쓰기도 하고, '오늘은 멋진 밤'이라는 말을 러시아어로 멋지게 적어낸 학생도 있었다. 오늘 한글을 처음 알게 된 학생도 있었는데 자신이 이렇게 빨리 외국어를 익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 학생들의 멋진 붓글씨 솜씨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규' 동아리는 교내에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파티, 한국어 스피킹 클럽 등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며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커뮤니티를 단단하게 구축해가고 있다. 이 동아리의 리더인 야나 유가이 학생(19)은 "저는 고려인인데요. 저는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한국에 대해 더 알리고 한국문화를 즐겁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아브로라(18) 학생은 "저는 한국어를 잘 모르는데요. 러시아어를 한국어로 쓰니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아스타나에 있는 대학교에는 각 학교마다 한국 동아리가 있다. 현지 대학생들이 한국의 현대 콘텐츠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배우는 데에 관심이 있고 흥미를 보인다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한글을 오늘 처음 배운 학생도 소리 나는 대로 붓글씨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보며 한글의 우수성이 보다 널리 알려지고, 더 나아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언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