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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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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헝가리 빛과 움직임 예술, 과거와 현재를 잇다

  • [등록일] 2024-11-10
  • [조회]165
 

지난 10 27일 일요일 새벽 3시에 서머타임(일광 절약 시간제, Daylight Saving Time)이 종료되고 헝가리 현지 시간이 한 시간 뒤로 조정됐다. 동유럽의 긴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11월이 되자 겨울을 준비하는 부다페스트 시내는 분주하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St. Stephen’s Basilica) 앞 거대한 크리스마트 트리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뵈뢰시머티 광장(Vörösmarty Square)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가 한창이다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만큼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 문화 행사 프로그램도 겨울을 맞아 한층 다채로워졌다.

 

통신원은 부다페스트 외트뵈쉬로란드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이자 헝가리 과학 아카데미의 예술 컬렉션을 담당하고 있는 악너이 커털린(Aknai Katalin) 박사에게 최근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다페스트에는 빛을 주제로 한 다양한 미술관들이 등장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반고흐나 모네와 같은 거장들의 작업을 대형 프로젝션, 조명, 사운드, 영상 기술 등을 활용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이머시브 전시(Immersive Exhibition)'에서부터 도시의 여러 공공장소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아웃도어 라이트 아트 전시'까지 과학기술과 결합한 체험형 전시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주목할 점은 빛을 주제로 한 사립 미술관 LAM(Light Art Museum)이 설립됐다는 사실이다. 현재 진행 중인 '팬텀 비전(Phantom Vision)' 전시는 전 세계 아트 크리틱들에게 매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빛을 과학기술과 결합한 것을 넘어 예술사적으로 빛과 움직임에 대한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매우 의미 있는 전시"라고 강조하며 올겨울 부다페스트에서 꼭 가봐야 할 전시로 추천했다.

 


< 부다페스트 라이트 아트 뮤지엄 '팬텀 비전 (Phantom Vision)' 전시 장면 - 출처: 라이트 아트 뮤지엄(LAM) 홈페이지 >

 

'빛'을 주제로 한 미술관, LAM(Light Art Museum)

지난 2022년 개관한 LAM(Light Art Museum)은 부다페스트 5구에 위치한 오래된 시장을 현대미술 전문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미술관으로, 빛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전시에 설치된 라즐로 모홀리 너지의 1932년 키네틱 설치 작업 'Light Pro for an Electric Stage'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재 진행 중인 전시 '팬텀 비전(Phantom Vision)' '빛이 없는 세계에서의 시각'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시각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는 빛과 움직임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 거장 라즐로 모홀리 나기(László Moholy-Nagy)의 설치 작품, 빛과 자연 요소를 활용해 관람객의 감각적 경험을 탐구하는 덴마크-아이슬란드 출신 작가 올라퍼 엘리어슨(Olafur Eliasson)의 작업, 그리고 몰입형 체험 공간을 선보인 헝가리 작가 카티 카토나(Kati Katona) 등 총 35명의 세계 작가가 참여했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 키네틱 아트에서 이머시브 전시까지

'팬텀 비전(PhantomVision)' 전시는 빛, , 그리고 뇌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시각 경험의 본질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반 기념비적 작품부터 동시대 과학과 기술의 최신 발전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설치물과 몰입형 프로젝션까지 포괄하며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관람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최근 등장한 최첨단 기술 기반의 이머시브 미술관(Immersive Museum)은 미술계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비판도 적지 않다. 미술사학자와 전시 기획자들은 "이머시브 전시가 원작의 물질적 특성과 예술적 깊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일부 평론가들은 "상업적 목적에 치우친 나머지 예술의 본질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비판은 예술 작품의 진정성과 관람 경험의 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카티 카토나의 몰입형 체험 전시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러나 '팬텀 비전'은 이러한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예술과 기술의 조화로운 접목을 보여준다. 헝가리는 오래전부터 빛과 움직임, 시각에 대한 탐구에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예술가들을 배출해왔다. 바우하우스 운동을 이끈 라즐로 모홀리 나기(László Moholy-Nagy), 옵아트(Optical Art)의 선구자 빅토르 바자렐리(Victor Vasarely), 키네틱 아트의 개척자 니콜라스 쇠페르(Nicolas Schöffer) 등은 모두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선도한 인물들이다.

 

부다페스트의 라이트 아트 뮤지엄(LAM)은 이러한 헝가리의 전통을 현대적 방식으로 계승하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팬텀 비전'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빛과 움직임'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가능성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전시는 과거의 기념비적 작품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설치 작품을 함께 선보이며 이머시브 전시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실질적 답을 제시한다. '팬텀 비전'은 예술의 진정성과 기술의 혁신적 융합을 통해 겨울 부다페스트에서 놓쳐서는 안 될 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관람객들에게는 예술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라이트 아트 뮤지엄(LAM) 홈페이지, https://lam.xyz/exhibitions-phantomvision/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 약력 :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문화 예술이론학(박물관학 전공) 박사과정 저서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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