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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마드리드 근교 도시 팔라(Parla)에서 한국문화 행사가 열렸다. 한류 커뮤니티(Vuelo)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케이팝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실제로 한국 전통놀이 및 한복 체험, 가야금 연주 공연 등이 포함된 다채로운 한국문화 행사였다.
< 한국문화 행사 전시대 및 판매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행사를 조직한 카르멘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게 가장 매력적이고 인기 있는 한류 콘텐츠는 케이팝이지만, 케이팝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애정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까르멘 역시 케이팝을 좋아하는 딸 덕분에 한국을 접하게 됐고 그 후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위 경우처럼 케이팝을 좋아하는 자녀들을 둔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의 취미 생활을 함께 공유하고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또는 주변 친구들과 형제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례도 많다.
< 동그란 연주자의 가야금 공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8세의 동생, 부모님과 마지막에 있을 케이팝 댄스 페스티벌을 위해 행사장을 찾은 엘레나(12세)는 "동생이 춤추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함께 케이팝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것이 일상이다."라고 했다. "엉성한 몸짓으로 케이팝 댄스를 따라 하는 동생이 너무 사랑스럽다."면서 "우애를 더 돈독하게 해준다."고도 했다. 한편 브라질에서 스페인을 여행하러 왔다가 우연히 이번 행사에 대해 알게 돼 행사장을 찾았다는 라켈은 "브라질에서도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브라질에서 이런 행사를 일부러 찾은 적은 없는데 이곳에서 한국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브라질에 돌아가서 친구들과 이런 행사를 적극적으로 알아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까르멘은 "이번 행사를 조직하는 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나 행사를 간절히 원하는 팬들이 응원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이번 행사를 조직하는 데 조금이나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스낵바를 운영했는데 그마저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비영리단체인 만큼 비용이 필요 없는 마드리드 시 문화회관을 주로 빌리는데 예약을 하기 힘들뿐더러 예약을 했다고 해도 마드리드 시나 주에서 행사 며칠 전 대관 취소를 통보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이번에도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날짜가 토요일(금요일이 망자의 날로 금, 토, 일 휴일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여행을 계획한다)과 크리스마스 직전이었다. 크리스마스 때는 사람들이 모이기가 더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번 토요일을 선택했다. 오전 행사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무대가 마련됐는데 주최 측의 걱정과는 다르게 어느새 마련된 좌석들이 가득 찼다. 먼저 한국문화 관련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컬쳐 쇼크(kulture shok)'의 사회자들이 한국 여행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동그란 씨의 무대가 이어졌다. 한복을 입고 등장한 동그란 연주자는 스페인 관객들에게 가야금과 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등 소통을 통해 흥미로운 무대를 이끌어 갔다. 접하기 힘든 가야금의 선율에 스페인 관객들은 집중하며 한국의 전통 음악을 즐겼다. 관객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과 그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었는데도 한국의 전통 악기 가야금에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 한국문화 페스티벌 행사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할 대미는 케이팝 커버댄스 무대와 추첨을 통한 상품 증정이었다. 행사 주최 측은 "상품이나 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커버댄스를 하는 이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획한 행사이며 다행히도 무대에 올라 자신이 장기를 뽐내는 것을 사랑하는 이들이기에 흔쾌히 많은 이들이 참가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후원을 받아 행사를 조금 더 키울 수 있다면 참가하는 이들에게 소정의 상품이나 식사를 대접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상을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으로는 아무런 보상도 없지만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이 순간 자체가 큰 선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참가한 자신의 그룹과 함께 참가한 디에고는 "길거리에서 친구들과 추다가 이렇게 무대 위에서 관객들 앞에서 춤추는 경험을 갖게 돼 너무나 짜릿했다."며 기뻐했다. "응원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응원 소리에 감동받아 울 뻔 했다."고 덧붙였다.
입장할 때 받은 번호표를 추첨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는 추첨 시간이 다가오자 남녀노소 웃고, 박수 치고 환호하고 축하하며 즐거운 축제 분위기가 조성됐다. 당첨된 이들은 환호하며 무대로 오르고 안타깝게 번호가 틀린 이들은 아쉬움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오히려 어린 자녀들을 동반한 학부모들이 더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모든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랜덤플레이' 시간이 찾아왔다. 학부모들은 뒤에 서서 춤추는 자신의 자녀들을 지켜보며 흐뭇해했고, 학생들을 아는 노래가 들려올 때마다 환호하며 서로를 응원하며 춤을 췄다. 한국문화로 하나가 된 축제에서 나이와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오직 문화 하나로 서로 친구가 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