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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는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가장 유명한 분수 중 하나다. 이 분수는 18세기 중반에 건설됐으며 건축가 니콜라 살비(Nicola Salvi)가 설계했다. 트레비 분수는 높이 약 26m, 너비 49m로 웅장한 규모와 아름다운 조각들로 잘 알려져 있다. 분수 중앙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Neptune)의 동상이 중심에 위치해 있다. 다양한 신화적 요소와 조각들이 그를 둘러싸고 장식돼 있다. 로마의 전설에 따라 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를 방문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매년 수만 유로가 바닥에 쌓인다. 트레비 분수에서 하루에 걷히는 동전의 양은 대략 3,000유로에서 4,000유로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연간 약 100만 유로(약 15억 원)에 해당하며 이 동전들은 매일 수거돼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수이자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 명소인 트레비 분수가 최근 이탈리아 언론에 대거 등장하는 일이 생겼다. 지난 10월 7일 로베르토 구알티에리(Roberto Gualtieri) 로마 시장이 트레비 분수 특별 유지 관리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이래 트레비 분수를 둘러싸고 전 세계 미디어가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다. 그 가운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러한 세계 언론의 반응을 소개하면서도 이탈리아의 소중한 문화유산 운영에 대한 걱정과 우려, 로마시의 여러 결정을 옹호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 등을 다룬 여러 기사를 내놓고 있다.
< '세콜로 디탈리아'는 '뉴욕 포스트'의 트레비 분수 공사에 대한 반응을 다루었다 - 출처: 'Secolo d’italia' >
이탈리아 대표 우파 신문 《Secolo d’italia(세콜로 디탈리아)》는 트레비 분수에서 진행 중인 공사를 두고 미국 언론들의 조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새로운 관람 다리가 설치되면서 관광객들은 한때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트레비 분수를 빈 공간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됐고, 이는 소셜미디어 내 비판과 조롱으로 이어졌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상징적인 아름다움'을 기대했지만 대신 '공사 현장'을 발견하게 돼 실망을 넘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트레비 분수는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닌 국제적 조롱의 대상이 됐다. 《Secolo d’italia》는 이를 다루는《New York Post(뉴욕 포스트)》와 《The Guardian(가디언)》의 기사를 전하며 "트레비 분수가 '괴상한 공공 수영장'으로 대체됐다."고 혹평했다. 이러한 비난은 로마 시 당국의 공사 결정에 대한 반감을 더욱 부추겼고,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계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로마 시장은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임을 강조했지만 미국 언론은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는 "로마시 당국의 결정이 관광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하며 외국 언론이 하는 비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사의 필요성과 그로 인한 관광객의 불만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일 솔레 24 오레'의 트레비 분수 공사에 대한 기사. 관광객들의 동전 던지기를 위해 임시로 지어진 수조가 보인다 - 출처: 'Il Sole 24 Ore' >
1960년대에 창간한 이후로 꾸준히 이탈리아 대표 신문으로 자리 잡고 있는 《Il Sole 24 Ore(일 솔레 24 오레)》는 분수의 공사 현장을 담은 여러 비디오를 기사에 개재해 현장감을 높였다. 로마시는 공사를 위해 분수의 물을 모두 비우고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신 분수 앞에 직육면체 모양의 수조를 임시로 설치해 관광객들이 그곳에 동전을 던지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현장을 담은 비디오에 《Il Sole 24 Ore》는 "작업을 위해 트레비 분수가 '트레비 수영장'이 되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발 씻는 대야 같다", "흉물스럽다" 등 소셜미디어의 반응을 반영한 듯한 제목이다. 그러나 《Il Sole 24 Ore》는 트레비 분수의 역사를 소개하며 트레비 분수가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 작품이자 문화유산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분수들 중 가장 크다. 트레비 분수 제작 당시 이를 위해 1731년 교황 클레멘트 12세가 대회를 조직한 결과 프랑스 조각가가 우승했다. 프랑스 조각가에게 일을 맡기고 싶지 않았던 교황이 이를 미뤄 1762년 이탈리아 조각가에 의해 공사가 시작됐다. 보다 오래도록 로마인의 긍지가 되기 위해 진행되는 유지보수 공사일뿐 로마인들이 얼마나 트레비 분수를 애정하고 존중하는지 잊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듯한 보도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Il Messaggero》 La piscina davanti a Fontana di Trevi, cosa sta succedendo sui social e in tv, https://www.ilmessaggero.it/video/roma/la_piscina_davanti_a_fontana_di_trevi_cosa_sta_succedendo_sui_social-8463514.html
- 《Il Sole 24 Ore》 (2024. 11. 12). Fontana di Trevi, nel weekend più di 14mila ingressi sulla nuova passerella, https://www.ilsole24ore.com/art/fontana-trevi-weekend-piu-14mila-ingressi-nuova-passerella-AGUiAY5
- 《Secolo d'Italia》 (2024. 11. 11). Fontana di Trevi, turisti e social imbufaliti, stampa estera feroce: ore di volo per una bagnarola comunale, https://www.secoloditalia.it/2024/11/fontana-di-trevi-turisti-e-social-imbufaliti-stampa-estera-feroce-ore-di-volo-per-una-bagnarola-comu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