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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설날(Lunar New Year)이 다가오면 런던 시내는 붉은색으로 물든다.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트라팔가 광장에서 대규모 행진, 용춤, 불꽃놀이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BBC와 주요 미디어에서 보도하고, 시내 중심부가 중국의 문화로 가득 찬다. 이는 영국의 역사와 관련이 있는데 19세기 중반 영국이 홍콩을 점령하며 대규모 이민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며 설날을 축하해 온 덕분에 자연스럽게 음력설은 중국의 명절이라는 인식이 잡혀있다. 2023년 1월에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이 '한국의 음력설(Korean Lunar New Year)'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일부 중국인들의 항의로 행사명을 변경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베트남, 몽골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자신들의 음력 새해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우리의 설 문화를 꾸준히 홍보하려 노력하고 있는 시점이다.
< 뉴몰든 및 영국한국협회의 설날 행사 홍보 포스터 - 출처: 얼빛 및 영국한국협회 홈페이지 >
1월 27일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얼빛(Eolbeat)은 영국의 뉴몰든(New Malden) 한인타운에서 '설 페스티벌(Seol Festival)'이라는 설날 행사를 기획했다. 뉴몰든은 가장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는 일명 한인타운 지역이다. 최근 들어 한국 음식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현지인들이 늘기는 했지만 런던의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고 홍보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알리기보다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행사라고 할 수 있겠다. 한복과 전통놀이를 체험해 보고, 전통 설 음식을 맛보고, 한국어로 새해 인사하는 체험을 하고 전통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열렸다.
1월 29일에는 한국 관련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최하는 영국한국협회(British Korean Society)가 음력설을 맞이해 런던의 레스토랑에서 한국의 설날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새해를 맞이해 함께 식사하며 새해의 덕담을 나누는 한국식 설날의 특별한 경험을 나누는 행사로 기획됐다. 더욱 작은 규모의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지만 한국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비용을 내며 참여해야 하는 행사로 대중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주영한국문화원(KCCUK)은 1월 31일 설날을 기념해 '한국문화상자(Korean Culture Box)'라는 워크숍을 열었다. 사랑방, 안방 등의 공간적 특별함에 대해 설명하고 한복 전통의상 체험과 설날 음식을 맛보는 등 방문객들이 한국문화와 설날 풍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참가자는 여성의 거주공간인 안방의 접근성에 대해 언급하며 초대받지 않은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된다는 점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교육적인 접근과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공유한 점은 특별했으나 사전 예약제로 운영돼 런던의 일반 대중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기에는 다소 접근성이 낮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 주영한국문화원의 '한국문화상자(Korean Culture Box)' 워크숍 - 출처: 'Korea.net'/Marianna Szucs >
현재 런던에서의 한국의 설날 행사는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정 커뮤니티 내에서만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설날의 영어 공식 명칭 통일, 여러 기관의 협력 등을 포함해 한국 설날을 더 알리기 위한 언론 보도나 홍보를 확대하고 대중 참여적인 이벤트를 기획해 2026년에는 한국의 설날이 또 다른 주요 문화 행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얼빛(Eolbeat) 홈페이지 https://www.eolbeat.com/
- 얼빛(Eolbeat) 인스타그램 계정(@eolbeat), https://www.instagram.com/eolbeat/
- 영국한국협회(British Korean Society) 홈페이지, https://www.britishkoreansociety.org.uk/
- 《Korea.net》 (2025. 2. 17). KCC in London marks Seollal with culture box workshop, https://www.korea.net/NewsFocus/HonoraryReporters/view?articleId=265936&page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