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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베트남은 영화촬영하기 어려운 나라”

  • [등록일] 2008-07-17
  • [조회]5374
 

2007년 미국의 감독 올리버 스톤이 베트남 중부지방 광남성(Quang Nam) 미라이(My Lai) 마을에서 일어난 주민 학살 사건을 재현하는 <핑크빌(Pinkville)>이라는 영화의 촬영을 준비하기 위해 미라이를 방문했을 때, 관계자들은 스톤 감독이 베트남에서 영화를 촬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베트남이 변하지 않는다면 외국 촬영 팀이 베트남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70여 편 이상 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뒀다. 예를 들면, <귀향(Coming Home, 1978)>,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7월 4일생(Born on the 4th of July, 1989)>,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 등이 있다. 그런데 베트남을 소재로 한 70여 편의 영화들 중에는 베트남에서 촬영한 영화가 없다. 촬영은 베트남의 자연환경과 기후가 거의 비슷한 필리핀, 태국 등의 동남아 국가에서 이루어졌다. 1975년부터 2000년까지 25년 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영화는 수백만 달러의 투자 사업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영화 산업의 발전은 베트남 이웃 나라의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전문적인 영화 제작 기술에 접근하는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가 상영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촬영지를 찾아오기 때문에 국내 관광 발전에도 기여한다.

- 베트남을 촬영지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의 유명한 영화감독이며 몇 차례 오스카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올리버 스톤(Oliver Stone)은 약 20년 전, <하늘과 땅(Heaven and Earth)>이라는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세 번째 영화를 베트남에서 촬영할 것을 베트남 측에 제의했다. 이에 베트남 영화국은 베트콩(Viet Cong) 군인이 등장하는 여러 장면들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스톤 감독은 시나리오 삭제 대신 조정만 할 것을 제안했으나, 결국 의견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3천만 달러(한화 약 300억원) 규모의 영화 사업을 태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에서 영화 시나리오 검열은 힘든 일이다. 검열절차가 복잡해서 검열에 통과하여 허가증을 발급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작품이 정치와 같은 민감한 분야를 다룬다면, 시나리오를 조정하거나 어떤 장면들은 삭제해야 한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영화 산업을 경제 발전 및 국가 이미지 확대의 기회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1999년 <Going back>이라는 영화가 베트남으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후반부에는 필리핀에서 촬영되었다. 이유는 베트남에 없는 현대 무기 수입 및 베트남 군대 박물관 방문에 대한 국방부의 허가를 받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이를 기다리지 못한 것이다.

2001년 한국 공포영화 <R-Point>는 어렵게 베트남의 촬영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이 사용했던 헬리콥터를 찾을 수 없어 외국에서 수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베트남 국방부에 헬리콥터 수입 허가를 요청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해 결국 캄보디아에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 제임스본드 007: 잊지 못할 사건
1995년 <제임스본드 007>의 촬영지를 물색하기 위해 영화 촬영 팀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제임스본드 007>은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시리즈이며, 영화에서 세계 각지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영화의 촬영지로 쓰였던 곳은 대부분 매력적인 관광지가 된다.

<제임스본드 007>은 베트남에서 촬영하는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로써 많은 관심을 끌었다.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과 양자경(Michelle Yeoh)이 적을 추격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하롱베이가 등장할 예정이었다. 영화사 측은 베트남에서 3주 동안 촬영을 진행하는 대가로 5백만 달러(한화 약 5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데 베트남 영화국은 <제임스본드 007>의 촬영 제의를 이유 없이 거절했다. 이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 필리핀 영화감독은 “제임스 본드를 거절하는 곳은 베트남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촬영 팀은 결국 촬영지를 태국으로 옮겨야 했다. 이 사건 이후로 국제 은행과 재정보험그룹들이 “베트남에서 영화 촬영 사업은 모험성이 높아 보험할 수 없다”고 발표해 수많은 영화 관련 사업들이 취소됐다.

전 세계의 관객들은 <제임스본드 007 – 네버다이(James Bond 007 – If tomorrow never die)>에서 태국의 가짜 사이공 거리와 하롱베이를 즐긴 것이다.

- 기회 잡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최근 3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는 촬영을 위해 찾아오는 해외 영화관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영화 산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국가들이 해외 촬영 팀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는 현재 세계에서 매우 유행하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이미 참여한 국가들도 많다. 태국도 참여 준비를 하는 중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영화촬영지로써의 태국의 장점을 잘 알고 있어, 베트남에 대한 영화를 촬영하려면 태국으로 간다. 베트남은 외국 영화에 베트남이 등장할 때마다, 대부분 그들이 베트남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지,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영화를 통해 세계에 소개될 수 있는 기회로 여기지 않았다.

20년 동안 베트남은 세계 영화계의 신뢰를 잃어왔으며, 그 잘못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현재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가 거의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잡는 것은 더욱 어렵다. 더 큰 어려움은 베트남 영화 관계자들이 인센티브 제도를 알아도 베트남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 출처: http://www.tgvn.com.vn/Story/vn/home/vanhoa/2008/6/18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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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웬민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하노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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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력 : 주 베트남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근무 현재)주베트남 한국문화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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