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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뽀에이라 무술, 브라질 문화재로 정식등록

  • [등록일] 2008-07-29
  • [조회]4794
 

아프리카 흑인노예로부터 전래된 까뽀에이라(Capoeira)가 브라질 문화재로 정식 등록됐다.연방정부 문화부가 제출한 문화재 신청안이 역사예술문화재관리국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이다. 바이아, 리오, 뻬르남부꼬에서 온 약 20명의 까뽀에이라 단원들은 리오 브랑꼬 궁에서 거행된 문화재 등록식을 감명 깊게 지켜보았다.이로써 까뽀에이라는 리오 삼바, 뻬르남부꼬 프레보댄스, 바이아 전통음식 아까라제와 함께 14개 종목의 브라질 문화재 중 하나로 등록되었다. 까뽀에이라 단원이자 역사가인 아드리아나 디아스는 “1930년대 말 이전까지는 까뽀에이라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까뽀에이라를 수련하거나 수행하는 사람은 형사 입건됐다”고 전한다.

약 500년 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하기 전, 대부분의 브라질 사람들은 광활한 커피 농장에서 노예처럼 살았다. 이 까뽀에이라는 그 시절 포르투갈 농장 주인들의 눈을 피해 마치 춤을 추며 노는 것처럼 무술을 연마하던 동작들이다. 언뜻 보면 무술이라기보다는 그냥 서로 어울리며 노는 것처럼 보인다. 

까뽀에이라는 berimbau(베링바우)라는 활처럼 생긴 타악기를 뚱땅거리며 리듬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남녀노소가 하나 되어 즐길 수 있는 무술이다. 까뽀에이라는 태권도처럼 절도 있지도 않고, 최배달의 극진 가라데와 같이 공격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까뽀에이라의 기본 동작인 ginga(징가)는 한국 전통 무예인 택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까뽀에이라는 체급이나 상대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4박자 리듬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두 사람씩 손뼉을 부딪치면서 시작한다. 대련 규칙은 절대 상대방 몸에 직접 닿지 않아야 하며, 서로 유연하게 춤을 추듯 맥이 끊이지 않아야 한다. 무술을 하면서 상대방의 몸에 닿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독특한 까뽀에이라 무술의 특징이다. 까뽀에이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함과 상대에 대한 배려, 그리고 물 흐르듯 이어가는 자연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고난의 침략기 동안 만들어진 까뽀에이라는 단순한 춤이나 격한 무술이 아니라, 암울한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브라질 원주민들의 처절한 자유의 몸짓이자 해방의 몸짓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가 프레드 아브레우는 “이런 깊은 의미를 가진 브라질 까뽀에이라가 뒤늦게나마 브라질의 정식 문화재로 등록되어 감회가 새롭다. 지금은 브라질 고유문화의 하나로 대접받으며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지만 오래 전에는 박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까뽀에이라의 대부이자 거인(Gigante)사범으로 통하는 프란시스꼬 데 아시스(84)는 <고행>이라는 브라질 영화에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브라질 전통무술 까뽀에이라의 맥을 이어가느라 현재 심한 빈곤에 처해 있으며, 건강도 좋지 않아 허름한 집의 지붕을 수리하는데도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 거인사범은 정부가 인간문화재에게 주는 혜택을 마땅히 받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예술문화재 관리국 마르시아 산타나 국장은 “빠른 시일 내에 오랫동안 까뽀에이라를 사수해온 사범들을 찾아내 공적을 밝히고 정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으나, 이 역할이 비단 역사예술문화재 관리국에만 국한 되어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통신원이미지

  • 성명 : 임정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브라질/상파울로 통신원]
  • 약력 : 경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현재) 한국문화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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