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영화 <시월애>, <괴물>, <엽기적인 그녀>, <올드보이>, <장화 홍련>, <추격자>, 이들 작품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이른바 ‘대박’에 가까운 큰 흥행을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바로 리메이크 판권이 헐리웃에 팔려 나갔다는 것이다. <시월애>는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라는 헐리웃 두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여 미국 영화 <레이크 하우스(Lake House)>로 재탄생 되었고, <엽기적인 그녀>는 <마이 싸씨 걸(My Sassy Girl)>이라는 미국 제목으로 영화의 제작을 마친 상태에 있다. 그 외에 다른 작품들은 현재 제작 중에 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영화 잡지를 뒤적이다가 눈에 번쩍 띄는 단신 하나를 발견을 했다. 그건 바로 <마이 싸씨 걸(My Sassy Girl)>이 영화관 개봉을 포기했다는 소식이었다. 워낙에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대히트를 한 작품이다 보니, 리메이크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을 수가 없는 작품이 바로 이 <마이 싸씨 걸(My Sassy Girl)>이 아닌가. 그래서 그 기사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배급사인 20세기 폭스사로 즉시 전화를 걸었다. 이 영화의 홍보 담당자인 ‘스티브 셀리드스테(Steve Selidstei)’와 이 영화의 제작을 맡았던 ‘골드 서클 영화사(Gold Circle Films)’ 제작담당자인 ‘헤더 조이스(Heather Joyce)’ 등과의 대화를 통해 그 기사가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이 싸씨 걸(My Sassy Girl)>은 영화관을 거치지 않고 ‘폭스 홈 엔터테인먼트(Fox Home Entertainment)’를 통해 올 8월 중순에 DVD시장으로 곧바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우리가 큰 기대를 걸었던 <레이크 하우스>도 좋은 출연진과 제작진을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흥행에는 실패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마이 싸시 걸> 역시 극장에도 걸리지 못하고 2차 시장으로 곧바로 나간다고 하니, 참으로 씁쓸하기 짝이 없다. 제작사 관계자가 사적인 대화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지난 번 토론토 영화제 때도 이 영화를 출품했었지만 거의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체 시사회에서도 큰 점수를 얻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흥행에 대한 자신감까지 아예 상실해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는 제작 과정도 중요하지만 제작 이후의 마케팅 역시 제작만큼이나 중요하다. 마케팅을 잘 하느냐가 못하느냐가 흥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른바 P&A(Print and Advertisement) 비용이라 불리는 것이 그것인데, 때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없지 않다. 한 예로 최근 가수 ‘비’가 나온 영화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의 경우 영화 제작비가 약 일억 이천만 달러였는데 그 후에 P&A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이 제작비에 버금가는 무려 8,000만 달러였다. 그러니 제작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이 P&A 비용을 쓸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비싼 돈 들여 만든 영화를 곧바로 DVD시장으로 내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 시장 배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도 해당 관계자는 일단 가능성을 완전히 접을 수는 없지만, DVD시장으로 곧바로 나간 이상 해외 시장 역시도 극장 배급은 아마 힘들지 않겠느냐고 답변을 해왔다. 제작사인 ‘골드 서클 필름’은 지난 2002년 저렴한 제작비로 만든(미화 약 5백만 달러)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으로 대히트를 시킨 바 있으며, 이때 자그마치 356밀리언 달러의 흥행수입을 벌어들였던 영화사이기도 하다. 또한 배급사도 20세기 폭스여서 일단 라인업은 말 그대로 최상의 팀이라고 할 만 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더 크다.
* 부연설명: 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저예산을 들여 만든 공포 영화나, 영화사가 판단할 때 극장에 걸리면 손해가 명백한 작품들은 극장에 올라갈 기회도 없이 바로 DVD로 출시되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미국은 DVD시장, 다운로드 등의 2차 시장이 잘 정비가 되어 있어서 운이 좋으면 의외의 선전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