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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화가 아직도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없는 이유

  • [등록일] 2008-05-06
  • [조회]4312
 

극본 – 모든 시작의 시발점
오래전부터 모국 영화에 관심을 갖던 대중들은 모두 왜 베트남 영화가 아직도 재미있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또한 이는 영화제작자들이 많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온 문제이기도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많이 있다. 관객들이 베트남 영화업에서의 애로사항에 대하여 가장 객관적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는 몇 가지의 문제들에 대해 언급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기사들은 아직 베트남 영화에 관심을 갖고 모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동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극본 없이는 영화는 영원한 꿈에 불과하다. 극본은 영화감독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 배우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무엇을 고민할 수 있느냐, 조명 담당자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이냐 등을 알 수 있는 종이면 위의 영화이다.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극본은 영화 이야기를 다시 진술하는 것 외에 각각 부분의 일을 구체적이면서 긴밀하고 관심을 끌 수 있게 힌트를 주는 표이기도 한다. 그래서 첫 번째 문제는 극본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극본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방법은 다양하다. 이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던 이야기인데 글로 쓰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 이야기를 진술하는 것이기도 하고, 문학 작품 하나를 극본으로 전환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는 여러분이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 때문에 이를 훨씬 화려해지도록 완전한 극본을 작성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극본이 형성되든지 간에 작성된 극본은 재미있으며 흥미롭고, 관객들을 극장에 몰려오게 하거나 텔레비전 화면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감정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렵냐?’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극본에는 발단과 전개, 위기, 절정 그리고 결말까지 있는 것이다. 이렇게만 본다면 하나의 이야기를 진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심지어 아주 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을 주의집중 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극본 작가들의 어려움
그렇다면 베트남의 극본 작가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없는 것이다. 그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았으니 이것은 필요조건이 되고, 극본 작성에 대하여 하루도 교육 못 받았는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건 충분조건이 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는 극본 작가들에게 너무나 많은 제한이 있는 걸 분명히 볼 수 있다. 컴퓨터나 흰 종이 앞에 앉아 있으면 원래 상상력이 절대적으로 개방되어야 하는데, 극본 작가들은 단지 극본검사협의체에 대해만 신경을 쓸 뿐이다.

그러므로 인물에 어떠한 일을 하게 하거나 간단히 의미있는 말을 하게 하는 대신, 극본 작가들은 이것이 누군가와의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느냐 또는 검사 과정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나 상황이 최고조에 이를 때마다 그들은 우려를 시작한다. 내용의 모순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극본의 두께에 따라 극본검사협의체에 의한 두려움이 커지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영화의 매력을 형성해 주는 두 가지인 성과 폭력의 경우는 베트남에서 사람들이 언급할 용기가 없거나 천박하게만 언급된다. 어느 정도가 적합하고 검사 과정에 통과할 수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피하는 것이 낫다. 이는 ‘두려움 병’이라고 부를 수 있는 병질에 유래하게 되지만 극본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어 이들에게는 괜찮은 것이다. 

다음의 이야기를 하면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점은 사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창의력과 상상력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영화 장르인 애니메이션의 극본검사회에서 일어난 것이다.

C라는 극본 작가의 극본에서 물소가 대나무 꼭대기로 날아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극본검사협의체의 X대표가 ‘이럴 수가 없다. 실제 삶에서 물소가 대나무 꼭대기로 날아가는 일은 없는 것이다’라고 힘 있게 발표하였다. 그래서 순조롭게 검사에 통과되기 위해 그 극본 작가 C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룹이 베트남에서의 지부가 없는 게 다행이다. 아니면 그 논리에 따라 삶에서 쥐가 바닥에 붙여지게 짓밟힌 후 또 일어나서 평상시처럼 걸어갈 수는 없으니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치료약이 아직 없는 질병
앞뒤가 안 맞는 건 베트남의 극본작성기술 중 가장 심각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영화산업이 발전된 해외 국가들에는 단지 고양이가 길을 건너간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제작자들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베트남에서는 위대한 이야기들과 용감한 아이디어들은 항상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들과 합쳐지게 된다. 때로는 원래 이런 이야기로 재미있는 영화를 볼 수 있어야 할테니까 이가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겨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또한 베트남 영화에서는 극본으로 전하고 싶은 의미를 이야기 또는 인물 자체가 만들어내게 하는 대신에 대화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항상 "너 밥 먹었니?", "그가 좋은 사람이야", "그녀가 불쌍하네" 등과 같은 모든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대화 말만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시청자들에게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 대화 말은 기술로 잘 처리되고 창의적인 영상들과 결합하게 되면 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대화의 나열은 대부분 우리가 매일 볼 수 있는 장면들처럼 재미가 없는 것이다.
 
이 질병은 영화의 지루함을 초래한다. 화려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 관객들은 항상 훌륭한 인물들의 비상한 행위들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결국에 관객들은 그저 평범한 인물만을 볼 뿐이다. 예를 들어 극본에서 주인공이 건설 기술자라면 사람들은 그가 단지 연애하고, 왔다 갔다 하며, 또는 비계 위에 서며 "오늘 공사 진도가 어떻게 되었나?", "여러분 열심히 하세요" 등과 같은 말만 하는 걸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지루한 것이다. 따라서 그의 성격이 직업에 의해 검증되고 성장되는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 기술자가 연애하는 것이 의사들의 연애와 깡패들의 연애와는 어떻게 다른가를 알아보고 싶은 것인데, 위와 같이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화만 주고받는다면 아무런 느낌도 주지 못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인데 이것은 우스운 이야기이다. 어떤 극본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숙련된 편집자에게 주며, 이 극본은 위대하며 국제적 인문가치가 있는 극본이라고 말했다. 극본을 검토한 후 편집자는 ‘왜 엘리베이터에서 키스를 하는가? 공원에서 키스하면 안 되는가?’라고 물었는데 작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된다’고 대답했다. 편집자는 또 ‘낭만을 위해 눈밭에서 키스하면 어떨까?’라고 물었을 때 극본 작가는 ‘그렇게 하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편집자는 극본을 돌려주며 다시 작성하라고 말했다. 더불어 편집자는 ‘아무도 당신의 극본에서 어떠한 부분도 바꿀 수 없을 때까지 이것은 영화 극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출처: http://netlife.vietnamnet.vn/vn/machleo/23560/index.aspx (0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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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 웬민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하노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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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력 : 주 베트남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근무 현재)주베트남 한국문화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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