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전체 검색영역
  • Twitter
  • Facebook
  • YouTube
  • blog

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영화엔 대박 정치엔 쪽박인 볼리우드 스타

  • [등록일] 2008-05-09
  • [조회]4668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한때 할리우드의 스타로 활약했던 로널드 레이건은 당금 지구상에서 가장 힘센 나라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할리우드 스타답게 부드러운 대화술과 중요 사안에 대한 신중한 태도로 국내에서는 상대편 민주당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미국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 대외적으로 당시의 소련을 악마의 제국(the Evil Empire)이라고 표현하며 소련지도자, 고르바초프에게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요구했다. 이런 그의 부드러우나 원칙에 선 정치노선은 마침내 냉전의 종식을 가져오는 커다란 물꼬를 텄다.

인도에서는 남인도 영화업계인 타밀계나 텔루구계열의 영화배우들을 보면 언뜻 그런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그들에게서 몇 몇의 주 수상까지 배출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으니 그런 기대도 해봄직도 하다. 그러나 정치세계에 관심을 가진 북인도의 영화스타들, 볼리우드 스타들은 영화에서와는 달리 별로 행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제목처럼 영화엔 대박일지 몰라도 정치로 나가면 항상 쪽박을 차야 했다. 그런 인도 영화계의 정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인도, 특히 타밀나두에서는 영화인들에게 정치판은 안방이나 마찬가지다. 영화 스타, 대본작가들, 제작자들 모두가 1950년대부터 정치와 사회 격동의 흐름과 운명을 같이했다. 1977-88년 동안 타밀나두의 주 수상을 지냈던 라마찬다란(M. G. Ramachandran)은 현재 타밀나두의 주 수상이자 대본 작가인 카루나니디(M. Karunanidhi)가 쓴 대본을 가지고 아주 격렬하면서도 거침없는 서민의 영웅 역할을 했었다. 영화업계에 직업을 가졌던 세 명의 수상, 라마찬다란, 카루나니디와 자야랄리따 여사(Jayalalitha)가 정치세계로 들어서서 영화에서만큼이나 막중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웃 주인 안드라프라데쉬에도 작고한 영화배우 출신 주 수상 라마 라오(N.T. Rama Rao)가 있었다. 1948~82년 300편이 넘는 텔루구어(語)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고, 대중의 우상인 자신의 인기를 이용해 안드라프라데시 주 수상에 3번 당선되었다. 영화에서는 힌두교 신, 특히 전쟁의 신인 크리슈나의 역할을 자주 맡았고, 후에는 벵카데쉬와라 신의 역할을 맡으며 하얀색이나 황토색의 기다란 옷을 평상복으로 입고 다녔다. 이런 그의 모습은 마치 대중들에게 신처럼 여겨졌었다. 현재 또 다른 텔루구 영화배우인 치란지비(Chiranjeevi)가 정치판에 뛰어들까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상태다. 타밀나두의 라즈니칸드(Rajinikanth)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정치 정세를 정관하고 있다.
 
그러나 볼리우드에서는 그 정치판이 남인도에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하고 그에 따른 유혹도 만만치 않으나 정치판에서 재미를 본 볼리우드 스타들은 없었다. 아마도 힌디 영화의 경우를 볼 때 영화 비지니스로 얻는 명성과 지위, 그리고 금력이 정치의 그것보다 훨씬 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에 지역 영화계인 타밀나두나 안드라프라데쉬의 영화인이 뛰어드는 그런 정치 참여 행로에 별 관심이 가지 않거나 아니면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적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뭄바이의 볼리우드 스타들은 정치 세계를 언젠가는 한번 자신의 인생을 던져볼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꾸준히 생각하고 있다. 아마 그것은 시장의 규모와 전이성 때문일 것이다. 정치에 대한 북인도 영화 스타들의 전반적인 태도는 매우 신중한 편이다. 고빈다는 화려하게 정치 세계에 뛰어 들었다가 자신이 몸담고 있던 국민의회당에 실망했다고 불만스런 어조로 말하며 최근 그 세계에서 발을 빼려고 준비하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당과 후원자들이 그와 함께할 수 있을 시간이 없어 실망했다는 것이다.

인도의 위대한 스타 아비따브 바찬(Amitabh Bachchan)은 1980년대 알라하바드에서 정치 베테랑 바후구나(H.L. Bahuguna)를 누르고 정치판에 드라마틱하게 뛰어 든 후 이렇게 말했다. “정치 세계는 내가 있을 곳이 못된다.” 이 말이 씨가 되어 그는 정치판의 매운 맛을 본 뒤 씁쓸하게 이 세계를 떠나게 된다. 바찬의 실패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볼리우드 스타들은 정치판에 지속적으로 모험적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남편의 씁쓸한 경험도 자야 바찬이 사마즈와디 당의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힌두우익주의당(BJP)의 의원인 배우 샤트루간 싱하는 인도판 기네스북인 ‘림까북 리코드(Limca Book of Records)’에 수록된 연방 정부 장관직에 임명된 첫 영화배우라고 말한다. 그는 1998-2004년 수상 바지빠이 정부 시절 보건장관 및 해운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싱하와 같은 배우는 아주 특이한 경우다. 게다가 다른 성공한 배우 수닐 두트는 국민회의당에서 오랫동안 의원생활을 해왔지만 정치판도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쳤을 뿐이다. 현재 정치세계에서 눈에 띄고 있는 배우들은 헤마 말리니, 자야파라다, 자야 바찬, 샤반 아즈미 등이 있다.
 
사실 정치는 항상 볼리우드 스타들에게 유혹이었다. 바찬이 정치에 입성하기 오래전에 다른 배우들도 동일한 생각을 꿈꾸어왔다. 인디라 간디정부의 선거 부정에 대해 반발하여 일어났던 제반 움직임에 간디 정부가 제동을 걸었던 긴급조치 시절(1975-77) 배우 데브 아난드는 정치판에서 그의 행운을 걸어보고자 시도했다. 그는 수상 인디라 간디를 공개적으로 반대하였고 시피(G.P. Sippy)는 그와 함께 영화인의 정당(the Film People’s Party)의 결성을 토론하였다. 그러나 그의 소설 같은 아이디어는 싹이 피기도 전에 지고 말았다. 그래서 최소한 정치 세계에서는 볼리우드 스타들은 소수점 이하의 쪽박을 차온 것이다.

통신원이미지

  • 성명 : 김현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뉴델리 통신원]
  • 약력 : 청주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국립네루대학교 사회학과 석사과정 수료
    이슬람국립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재) 인도 뉴델리에서 문화사업 활동중
  •  
  •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  
  • 덧글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