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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한국의 판타지 역사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주연배우 배용준, 문소리, 이지아가 김종학 감독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도쿄 시부야의 NHK 방송 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가졌다. 일본 한류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배용준의 일본 방문은 약 1년 10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욱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약 300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기자 회견에서 배용준은 “이 드라마는 인간의 진심과 사랑이 그려진 이야기이다. 담덕은 권력자이지만, 누구와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열린 인물이다. 담덕같은 인물이야 말로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소리는 “큰 산을 함께 오른 기분이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 큰 기쁨을 느꼈다. 앞으로는 여러 장르의 드라마에 도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태왕사신기를 통해 데뷔한 이지아는 “첫 연기라 모든 것이 서투르고 어려웠다. 감독님과 스태프들, 동료 연기자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학 감독은 “대본의 완성이 늦어져 배우의 준비 기간이 짧았다. 또한 촬영 기간이 길어져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으며, 액션 신이 많아 부상자가 속출했다”며, 3년간의 기획, 2년간의 촬영이라는 긴 제작기간과 그간의 고충을 되돌아보았다.
<태왕사신기>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NHK 위성 하이비젼에서 방송되었으며, 4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부터 NHK 지상파에서도 방송이 시작되었다. NHK에는 작년부터 태왕사신기와 관련하여 1만 3천 건이 넘는 전화나 메일이 전해졌다. “지금까지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큰 스케일에 감동했다. 배용준의 조용하고 중량감이 있는 연기에 빨려드는 것 같다(60대 여성)”, “영상의 아름다움, 힘 있는 음악은 매회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50대 여성)” 등 작품의 높은 완성도를 평가하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기자 회견이 있었던 NHK 방송 센터 앞에는 중년 여성 중심의 팬 수천 명이 배용준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일본에서는 한류가 침체기라는 의견도 있지만, 배용준의 인기만은 언제까지나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배용준이 <태왕사신기>의 프로모션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5월 30일이다. 간사이국제공항에는 약 3,000명의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은 헐리웃 스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오사카에서 행해진 프로모션 이벤트에도 3만 5천명의 팬이 모였다. “욘사마 팬 = 가족”이라는 그들만의 결속력과 배용준을 향한 사랑은 아직도 식지 않고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듯하다.
다른 한류 스타들과는 비교과 안 될 정도로 일본 미디어에서도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여성 주간지 ‘여성 자신’, ‘주간 여성’, ‘여성 세븐’ 등에서도 배용준의 일본 방문을 기사로 다루고, 배용준의 사진으로 표지를 장식했다. 샐러리맨 독자가 많은 일반 주간지 ‘요미우리 weekly’에서도 배용준을 집중 취재했다. 배용준의 사진이 표지에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독점 인터뷰를 포함해 8페이지에 걸쳐 그의 특집기사가 실렸다. 아울러 각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일본 방문 시,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이나 기자 회견 현장이 여러 차례 방송되는 등 여전한 인지도를 과시했다.
반면 <태왕사신기>의 NHK 지상파 시청률은 대략 6~7% 에 그쳤다. 배용준이 일본을 방문 중이던 6월 7일 방송(제9회)의 시청률은 5.3%(비디오 리서치사 관동지방 데이터)에 그쳐 일반 대중에 대한 소구력은 유감스럽게도 별로 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배용준의 팬들이 가져다주는 영향력과 경제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태왕시신기>의 공식 가이드북은 항상 베스트셀러 10위내에 들어갈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그가 광고에 출연한 안경 체인점 ‘안경 시장’은 후발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점유율이 늘어나, 금년 6월에는 업계 1위로 급성장했다. 일본 최대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6월 중순에 발매되는 ‘고시레 도시락’은 배용준과 공동 제작한 도시락 메뉴인데, 완전 예약제로 2,500엔(한화 약 24,000원)이라는 고액에 판매되는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예약주문량이 초과되어 추가 생산이 결정되었다.
배용준은 취재와 개인 관광을 마친 후, 12일에 출국했다. 그의 스케줄은 극비였지만, 공항에는 그를 전송하기 위해 역시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향후 그는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에서 성우로 출연하고, 일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를 뛰어넘는 새로운 카리스마가 출현하지 않는 한 일본의 한류 리더는 배용준이 맡게 될 것이다.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 연예인은 많지만, 배용준은 특별하다. 확실히 <태왕사신기>의 주인공 담덕과 같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띠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일본미디어는 그의 활동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 글: 야마카와 도모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