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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얼마 전 발간된 미국의 연예 일간지 '헐리웃 리포터'에 실린 한국 관련 기사에서도 한국 연예산업의 극심한 침체 현상을 다루고 있었다. 제작비 조달이 안 되어 제작을 포기해야 하는 작품이 속출하고, 전체 수입의 파이는 날로 줄어가고 있는 요즘 충무로의 사정을 헐리웃에서도 감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미국이라고 해서 그다지 나을 것도 없다. 물론 여름 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각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른바 텐폴(tentpole) 영화들로 인해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먹구름은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제작 관행도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배우들의 개런티 지출에도 영향을 가져왔는데, 가령 여건이 좋았던 예전의 헐리웃에서는 영화의 개봉 직후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수익의 배분에 대해서 유명 스타, 혹은 유명 감독들에게 먼저 인센티브를 양보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이 뒤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영화사들은 그들이 영화 제작에 투자했던 관련 비용을 먼저 획득하고 나서 그 후의 수익을 고루 배당하는 식으로 영화 수익 배분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러한 방법은 주로 인디펜던트 영화에서 쓰이던 방법이었지만, 이제는 메이저 영화사들도 여유부릴 틈이 없어져서인지 이 방법을 쓰고 있다. 사실 수천 혹은 억 단위의 달러를 투자하고도 때로는 영화의 제작비도 건질 수 없는 위험한 투자인 만큼, 이들도 적극적인 위기 대처 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지난주에 개봉되었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더 해프닝(The Happening)>에서도 영화의 제작사인 폭스사와 UTA사가 미화 6천만 달러(한화 약 620억원)를 제작비로 먼저 가져가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 후에 들어오는 수익에 대해서 감독이 약 25%의 배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계약이 되었다.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의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 또한 제작비와 12.5%의 배급비용을 선 공제를 한 다음에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헤리슨 포드 등에게 약 87.5%의 수익을 배당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과거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서 탐 크루즈가 약 30% 이상의 지분을 영화 첫 수입에서 먼저 가져간 사례와 상당히 대조를 이룬다. 헐리웃 호황기의 관행대로 탐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4>에서도 역시 그런 대우를 요구했지만,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와 합의점을 찾지 못 하여 재계약 협상은 깨지고 말았다. 결국 파라마운트사는 이 영화를 포기하고 말았는데, 아쉽게도 이 둘 사이에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탐 크루즈가 출연한 <미션 임파서블>의 후속 작품은 당분간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