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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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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영화산업의 이모저모

  • [등록일] 2007-12-28
  • [조회]4016
 

미얀마 영화 산업은 지난 2000년 이후 줄곧 급격한 하향 곡선을 이어왔다. 2000년 말부터 2006년까지 새로 제작된 영화가 총 11편이며, 그 후 2007년 중반까지는 6편에 그쳤다. 더욱이 지난 7월에 정부가 발표한 유가인상 정책과 이에 대한 반발로 발생한 9월의 시민 폭동 등의 일련의 사태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시켜 영화 제작자들의 고충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실제 영화나 비디오물의 제작사들은 제작비용 감축을 위해 원작에 충실한 현지 로케이션을 단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 로케이션의 대부분이 양곤 외곽의 가까운 곳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그나마도 4-5개분의 촬영 분을 모아 한 번에 로케이션을 나가는 등의 궁여지책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요즘 언론매체의 기사는 침체된 영화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다각도로 반영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노력으로 심의 규제 완화를 들 수 있다. 사회주의 정부가 의례 그러하듯 미얀마는 영화뿐 아니라, 언론 및 기타 미디어의 통제가 유별나다.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 내용 등이 예민한 심의 망에 걸리기 일쑤고, 짧은 치마는 물론, 배우들이 걸치는 악세사리까지 규제하니 예술성이니 창조니 하는 말은 차치하고라도 시대를 역행하는 심의 규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도 아세안의 회원으로서 아세안 영화제에 출품을 해야 하고 영화제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작품의 질과 양을 간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 11월 19일자 현지의 유력한 주간지 ‘Weekly Eleven’에 실린 "미얀마 영화, 비디오, 심의 규정 완화" 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영화의 각 장면에 대한 규제에 앞서 원작의 의도를 우선적으로 검토, 심의하기로 했다는 정부 발표 기사가 실렸다.

또한 영화산업의 육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제작비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정보통신부 산하의 '영상협의회'는 영화 및 비디오 제작에 사용되는 필름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현재 필름의 수입 라이센스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미얀마 영상 협의회'는 수입 라이센스 허가가 이루어지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심의에 통과된 작품을 대상으로 제작 초기에 필름을 우선 지원하고, 상영 후 필름 값을 되돌려 받는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Weekly Eleven 26-11-'07)

이러한 제작 지원은 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날로 열악해져 가는 미얀마 영화계에 현실적인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얀마 정보통신성은 180여 개 영화상영관의 디지털화를 위한 계획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근접 국가인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의 디지털화의 영향이다. 그러나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1월 27일자의 Weekly Eleven 에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화가 현실성을 망각한 정책이라는 비평의 글이 실렸다. 180여 개의 극장 중 그나마 현대적인 영상 설비를 갖춘 극장은 양곤의 5곳, 만달레이의 2곳을 제외하면 거의 40년 이상 된 고물이라는 점을 들며, 장비를 개선하기 위한 엄청난 비용 문제 및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한 영화 관람료 인상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1불도 채 안 되는 입장료를 인상할 경우, 현재로서도 겨우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영화계는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게 그 의견이다.

그러나 어차피 시대에 맞춰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면 디지털화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된 인접 국가들의 아날로그 기기 등을 싼 값에 거둬들여 현 단계의 개선을 도모함은 무의미하니, 이 기회에 근본적인 시스템을 디지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단계적 개선 방안으로 매 극장을 따로 디지털화하기보다는 Cinema Complex System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밖에도 언론을 통해서 전에 없던 영화계의 크고 작은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침체된 영화계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노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1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는 양곤의 Thamada Hall에서 아세안 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아세안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계획된 이 영화제는 미얀마에서 주관하는 최초의 국제 영화제로 싱가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이(브루나이, 라오스, 캄보디아를 제외) 참여하였다.

또한 '미얀마 영상 산업회'는 2007년 '미얀마 아카데미 시상'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이 시상식은 금년에는 새 행정 수도인 네비도에서 거행될 예정이며, 시상식장의 무대디자인/조명/무대막 디자인 등을 위한 대대적인 공모에 들어갔다. 무대의 색조 및 조명에 맞춘 실내 디자인을 고려하는 등 화려한 행사의 준비에 한창이며, 금년에는 공모 작품 준비를 위한 경비부담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각 분야별로 넉넉한 상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공고했다.

앞서 밝혔듯이 언론에서 영화계에 관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있음은 영화계 발전을 위한 정부의 관심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TV와 영화를 제외하면 엔터테인먼트가 거의 전무한 미얀마 대중들에게 이러한 현상과 노력은 반가운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이들에게 드라마를 통한 한류의 열풍을 넘어 질 좋은 한국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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